5세

5살이 되었다.

by 베니스카페

아이는 23년 올해 5살이 되었다.

9월 생이여서 개월수로는 49개월.


아이는 아직 말을 못 한다.

의미 없는 소리는 있지만 정확한 의사소통 전달이 없고 상황에 맞지 않는 옹알이뿐이다.


달라진 게 있다면

이름 세 글자 “000 “ 하면 살짝 혀를 내밀며 ”네 “를 한다는 것이다.

작은 소리이지만 분명 호명에 대한 대답이다.

약 4년 만에 나는 아이의 목소리와 말소리를 들었다.


굉장한 말이 아니어도 큰 이야기 소리가 아니어도 나는 뛸 듯이 기뻤다.

정말 조금씩 느리게 아이는 자라고 있다.


키 104.2cm 몸무게 18.7kg 외적인 사이즈는

균형이 알맞게 크고 있다.


친정엄마께 소형차 한 대를 받았다. 10년 동안 고이 간직해 온 장롱 면허증을 꺼냈다.

왕초보 딱지를 띄지는 못했지만 첫째 아이만큼 해보지 못한

바깥놀이를 확장해 여기저기 다녀볼 생각이다.

주변 시선 때문에 움쭐였던 일들을 조금씩 해보려 한다.


놀이동산에도 가보고 많이 경험하지 못한 키즈카페도 가보고

다양한 곳을 방문하며 아이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


또 다른 변화가 있다면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내 아이가 겪는 어려움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타나는 문제들을 돕고 해결해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처음엔 내 아이의 상태를 인지하고 멍한 상태로 지내기만 했었는데

아이 둘과 서점에 가서 아무 생각 없이 구매해 읽었던

김상현 작가님의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무것도 아닌 내가 뭐든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긍정적 메시지.

시작을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내가 아닌 결국 이겨내는 존재.

엄마인 내가 좌절된 심경으로 있다한들, 달라지는 것도 아니며

정신이 나락으로 빠져가는 피폐된 모습이 거울 속에서 보였다.


에너지를 내보려 한다.

가끔은 순수하고도 솔직한 9살 첫째 아이를 보니 문득 둘째 아이의 변화가 없으면

미래에 큰 아이에게 부담이 되고 짐이 될듯하여


첫째를 생각해서라도 장애 아이를 사회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말처럼

어느 것 하나 내 마음대로 계획대로 되는 것 없고

속 시원하게 해결된 일도 없지만


엄마인 내가 조금씩 일어나서 힘차게 나아가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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