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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isol Feb 02. 2024

오색찬란한 풍선으로 가득 한 사가(佐賀)의 하늘

사가 인터내셔널 풍선 축제

「사가 인터내셔널 풍선 축제(SAGA International Balloon Fiesta)」


 어렸을 때의 꿈이 외국, 다른 나라로 여행하는 것이었다. 틈만 나면 배를 타고 망망대해를 건너거나 비행기를 타고 구름을 가르고 하늘을 날아서 얼굴 생김새도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도 다른 이국을 여행하는 것을 상상하곤 했다.


 그런 내게 프랑스 출신 작가 '쥘 베른(Jules Gabriel Verne)'의 「80일간의 세계일주」는 나의 상상력에 불을 댕긴 소설이었다. 그림 동화책 속에 표현된 거대한 풍선을 타고 주인공이 지인들에게 명예를 걸고 호언장담하며 80일간 지구를 돌고 온다는 이야기를 수십 번 읽은 것 같다. 


 소설임에도 나는 그 책을 통해 '날짜변경선'과 같은 몰랐던 지식을 얻었고 풍선은 바람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연료의 힘으로 작동된다는 것, 등등 과학이나 각 나라마다의 독특한 문화에 대하여 소소하게 호기심을 키워갔다.


 TV 화면이 아직 흑백이었을 당시, 흑백영화로 「80일간의 세계일주」를 보고 어린 나의 꿈은 확실해졌다. 언젠가는 기필코 외국여행을 가고야 말 테다!


 이국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더 커져서 그때부터 나는 왜 이런 걸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동생들과 세계지도를 펴놓고 서로 번갈아 가며 나라 이름이나 도시 이름을 대면 먼저 찾기 놀이를 하면서 놀았다. 동생들아 기억하는가?


  2004년에는 열성적으로 좋아했던 홍콩배우 성룡(재키 챈)이 주연으로 등장한 동명 영화 「80일간의 세계일주」는 어렸을 때 보았던 다큐멘터리 같았던 흑백영화와는 다른 블록버스터 어드벤처 스토리로 화려한 컬러로 보니 재미도 있고 감동과 흥분으로 풍선여행에 대한 꿈은 어른이 되었어도 포기하지 못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몇 수십 번 비행기를 타고 많은 나라를 여행했다. 배를 타고도 다녔다. 심지어 비행기로 1시간 반 정도밖에 안 되는 다른 나라 일본에서 10년 이상을 살았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 풍선을 타고 하늘을 날아 여행하고 싶다는 꿈을 버리지 않았다.


 어느 날, 전철역 게시판에 내가 살고 있었던 후쿠오카(福岡)에서 기차나 버스로 한 시간 반 정도면 갈 수 있는 도시 사가(佐賀)에서 풍선 축제를 한다는 포스터가 붙어있어서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오색 찬란한 아름다운 풍선들이 하늘을 가득 채운 화려한 포스터였다. 


「사가 인터내셔널 풍선 축제(SAGA International Balloon Fiesta)」


「사가 인터내셔널 벌룬 페스타」의 자유비행 장면(작가 직접 촬영)


 사가(佐賀풍선 축제는 원래 1978년 후쿠오카현 아마기시(福岡県甘木市)에서 열린 「풍선 페스타 인 규슈」라는 작은 규모의 축제였다. 후쿠오카 공항과 가까워서 항공기의 이착륙에 지장을 준다는 문제가 제기되어 1980년에 사가시 카세가와(佐賀市嘉瀬川) 하천 부지로 옮겨, 사가에서의 열기구 축제로 거듭나게 되었다.


 1984년부터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기구 국제 대회'로 개최하게 되면서 대회 명칭을 「사가 인터내셔널 풍선 축제(SAGA International Balloon Fiesta)[1]」로 바꾸어 현재에 이른다. 


  일본 국내 열기구 챔피언을 결정하는 사가 지역 가을축제인 「사가 인터내셔널 벌룬 페스타」는 1984년 제1회가 개최된 이후 2023년까지 28회를 맞이했다(코로나 팬데믹으로 2020년에는 개최하지 못했다고 한다).


 축제는 10월 말에서 11월 초 대략 5일간 개최되는데, 일본의 우수한 열기구 파일럿이 이 대회를 위해 모인다고 알려져 있다. 


  내가 방문했던 때에는 한국의 '진로(JINRO)' 이름이 새겨진 풍선이 바로 내 앞에서 '버너 온(열을 발생시키며 하늘로 올라간다는 의미인 듯)'하여 내 머리 위로 올라갔다. 너무 반가워서 "진로 파이팅~!" 하면서 손을 흔들며 큰 목소리로 응원한 기억이 난다.


 더욱 환상적인 것은 저녁 일몰 후, 석양이 지기 시작하면서 「라・몽골페・녹츈(La Montgolfier Nocturne)」라는 야간 계류 비행[2] 장면이 연출된다. 일몰 후, 하늘의 아름다운 황혼을 배경으로 수많은 열기구 안에서 버너에 비친 환상적인 풍선은 한낮의 오색 찬란한 풍선들의 향연과는 다른 황홀한 풍경을 자아낸다. 


 '버너 온!'이라는 신호와 함께 열기구의 버너의 불길이 일제히 점화되는 순간, 그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카메라와 핸드폰으로 촬영하는 모습 또한 진풍경을 만들어낸다.


 이 환상의 축제는 일본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2013년에는 「일본 야경 유산」 「라이트 업 야경 유산(ライトアップ夜景遺産)[3]으로 인정되었다.


 특히, 아이들을 위한 열기구 교실을 기획하여 열기구의 작동 방법을 설명해 주면서 열기구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는 체험 이벤트를 통하여 어린이들에게 독특한 체험과 감동을 선물한다. 


 대회 장소에는 열기구의 비행 장면뿐만 아니라 공연 이벤트도 개최되어 개최 장소인 강둑길에 오랜 시간 서서 열기구를 올려 보느라 피곤해진 방문객들이 잠깐 쉬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지역 향토요리와 각종 먹거리, 기념품을 판매하는 「우마카몬 이찌바(うまかもん市場)」라는 먹거리 장터가 설치되어 있다.


 그야말로 멋있고 맛있는 지역 축제가 아닌가! 


 처음, 단 5기로 시작된 단출했던 이 열기구 축제는 현재, 사가시의 많은 발루니스트(balloonist-열기구를 타는 사람들이라는 뜻)와 지역의 자원봉사자들의 지원으로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열기구 국제 대회로 성장했다. 


 2023년에 개최된 이 축제의 방문자 수는 90,700명으로 최초로 개최되었던 시기부터 누계 방문자 수는 약 2,889만 명이 되었다고 한다 [4].


 축제 문화가 지역을 훌륭한 브랜드로 만들어버린 최고의 성공사례! 


 평소에는 황량하기 그지없는 사가시(佐賀市)의 가세가와(嘉瀬川) 하천부지가 해마다 가을, 이때만 되면 오색찬란한 풍선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황홀한 노을을 배경으로 환상의 열기구 야경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사람들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와 오색찬란한 감동으로 황홀한 금빛 장관을 같이 물들인다. 


 내 마음은 벌써 꿈에 그리던 예쁜 풍선을 타고 저 불타는 하늘에 올라 있었다.



내 마음은 풍선을 타고 저~기로(작가 직접 촬영)



[1] 참조:사가 벌룬 페스타 조직위원회 공식 홈페이지  https://www.sibf.jp/history/

        佐賀バルーンフェスタの歴史|佐賀インターナショナルバルーンフェスタ

佐賀県佐賀市で11月初旬に開催されるアジア最大級のスカイスポーツイベント(熱気球競技大会)。日本国内、世界各国からのバルーニストが繰り広げる大空の競演!「熱気球のまち佐賀」のバルーン関連情報もお届けします。

www.sibf.jp


[2] 참조:열기구를 공중으로 비행하지 않고 지상에서 단단한 로프를 열기구에 연결하여 일정 높이에서 비행하는 방법


[3] 참조:일본야경유산 공식 홈페이지 http://yakei-isan.jp/spot/detail.php?id=227


        佐賀インターナショナルバルーンフェスタ「ラ・モンゴルフィエ・ノクチューン」 | 日本夜景遺産

年に一度、佐賀県佐賀市の嘉瀬川河川敷を中心に佐賀平野中西部の広範囲で秋に開催されるアジア最大の熱気球競技大会。国内外から十数ヵ国が参加し、イベント全体では熱気球110機前後の規模となる。 INFORMATION 年に一度、佐賀県佐賀市の嘉瀬川河川敷を中心に佐賀平野中西部の広範囲で秋に開催されるアジア最大の熱気球競技大会。国内外から十数ヵ国が参加し、イベント全体では熱気球110機前後の規模となる。1978年、福岡県甘木市で開かれた「バルーンフェスタin九州」という小さなバルーンミーティングが佐賀平野会場に移され、1980年に第1回が開催。これまでに世界選手権が1989年と1997年の2回、日本選...

yakei-isan.jp


[4] 참조: 사가 벌룬 페스타 조직위원회 공식 홈페이지 https://www.sibf.jp/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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