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risol Feb 07. 2024

여자 여행, 죠시다비(女子旅)

여자들만의 말랑말랑한 여행「일상 이상, 인생 탐험 여행! 」


 리조트 개발사업을 시도하는 몇몇 지인을 포함해서 최근의 숙박업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는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보면 '차별화 전략에 대한 신선한 아이디어'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이다.


 얼마 , 수익성 부동산 개발, 리조트 숙박시설의 콘셉트를 제안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다양한 방향으로 조사하고 분석한 적이 있다. 


 스키장과 골프장이 있는 대기업형 리조트 숙박시설이나  빌라 펜션, 캠핑, 글램핑  중소형 민간기업들이 앞다투어 차별화된 콘셉트로 개발한 리조트 시설이 전국 도처에 넘쳐나고 있다. 


 대부분의 리조트 숙박 사업자들은 객실의 '' '바다가 보이는 '이거나 아니면 '숲의 풍경'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콘셉트를 만들고 건물의 디자인이며 레스토랑이나 편의시설 등에 핵심적 차별화를 도입했다고 내세운다.


   전에 개업한 강원도 바닷가에 지어진 어느 펜션은 객실에 고급 오리털 침구를 구비했다고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숙박시설이니 침구도 좋아야겠지.


  경기도 어느 산자락에 건축한 자칭 '복합문화 숙박시설' 카페 로비에 다양한 디자인 콘셉트의 소파를 배치하고 럭셔리한 티타임을 누릴  있다고 자랑한다. 로맨틱한 핑크빛 소파, 유명한 디자이너 브랜드의 모던한 소파, 빈티지 느낌의 가죽 소파, 내추럴한 단풍나무 테이블과 의자 etc. etc.


 특별한 것을 기대하는 사람에게  '선물' 자체보다 '선물 박스'에  신경을 쓰는 느낌이다. 


 건물, 가구와 같은 하드웨어적인 관점에서의 발상에서 벗어나 말랑말랑한 감성적 콘텐츠 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필요가 있지 않을까. 


  참신하지만 조금 어색하고, 익숙하기도 하지만 조심스러워지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죠시다비(女子旅), 여자 여행이라는 의미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죠시다비(女子旅)라는 단어가 평상시에 사용하는 단어로 정착한 지 오래되었다.


  사실은  단어가 세상에 사용되기 전에 「죠시까이(女子会)라는 신조어가 먼저 사용되었는데, Tokyo Walker」라는 도시 정보잡지가 간사이(関西) 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여성 모델들만의 모임을 특집으로 출판한 것이 유행해지면서 발단이 되었다고 한다. 때마침 우리나라에서도 방영했던 미국의 TV 드라마 Sex and the City」가 대인기를 끌면서 여자들만의 모임이 확고하게 다양한 산업의 마케팅 영역에 들어서게 되었다.


 2008년경에는 일본의 굴지의 이자카야(居酒屋) 프랜차이즈 사업주가 여성의 사회 진출이 급성장하고 있는 사회를 반영하여 「여자회 전용 플랜 메뉴(女子会専用プランメニュー)」를 만들어서 「여자들끼리만 모여 맛있는 음식과 술을 즐기라! 」는 전략적 콘셉트로 창제한 것으로 그야말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성공을 계기로 속속 다른 음식산업에도 확산되어 지금은 어느 이자카야에도 죠시카이 플랜 메뉴(女子会プランメニュー) 있을 정도라고 한다.  


 여자들만의 모임 「죠시까이(女子会)」의 경제 파급효과는 3조 6941만 엔에 달한다고 한다 [1].


 또한  신조어는 2010년에 일본 「신조어・유행어 대상에서 Top 10에 랭크되어 수상할 정도로 유행하게 되었다 [2].


 이후 「죠시까이(女子会)」에서 파생되어 2009년경부터 「죠시다비(女子旅)라는 단어가 사용되는데, 구글 트렌드에 의하면 2011년부터 사용 빈도수에 의한 인터넷 검색 횟수가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한다.


※ Google Trends, 「여자여행(女子旅)」 검색 경향을 나타내는 그래프

  


 여자 여행(女子旅)이 있으니 당연히 남자 여행(男子旅)도 있다. 그러나 여자 행에 비해 단어의 사용도나 인기도가 들쑥날쑥 하여 음식산업이나 관광산업에 영향을 끼칠 정도가 아니었나 보다.


※ Google Trends, 「남자 여행(男子旅)」 검색 경향을 나타내는 그래프

   


 여자들끼리만 가는 여행 「죠시다비(女子旅)」라는 단어가 탄생하기 시작한 2009년부터 일본의 대형 여행 업체는 사업의 신규 개척지로 「죠시다비(女子旅)」를 콘셉트로 소비자 타깃을 전폭적으로 전환하게 된다.


 2010년에는 30 여성 4명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미국 드라마 Sex and the City」의 세컨드 시리즈「Sex and the City 2」에서 주인공들이 두바이로 여행을 하는 스토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죠시다비(女子旅)」의 대유행에 폭발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수많은 일본의 여행 업체에서는 규모와 관계없이 리조트호텔과 펜션 업체 등과 「죠시다비(女子旅)」를 콘셉트로 한 여행상품을 개발하게 되었다.


 동창회 여행, 엄마와 딸이 함께 하는 여행, 자매끼리, 동료들끼리, 카페 여행 등 여자들끼리 가는 여행상품이 인터넷에 검색하면 검색 창에 끝이 없이 광고 정보가 올라온다. 


 H.I.S [3]를 비롯하여 JTB [4] 등 일본의 대표적인 여행 기업체뿐만 아니라 JAL [5], 한큐교통사(阪急交通社 [6]), JR [7] 등의 철도, 버스, 항공 등 교통 관련 기업이 일본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여행까지 여자들만의 여행 「죠시다비(女子旅)」를 기획하고 있다.


 굴지의 리조트 기업 호시노 리조트[8]는 일본 전국 각지에 리조트호텔과 온천을 운영하고 있는데 각 지역마다의 독특한 전통문화와 예술, 향토요리와 지자케(地酒)를 그들만의 여행문화 콘텐츠로 차별화하여 「같은 리조트 회사, 다른 지역, 다른 감동」으로 여행객들의 만족을 극대화하고 있다. 


 조사를 하다 보니 재미있는 연구논문을 발견했다. 「죠시다비(女子旅)와 단시다비(男子旅) 인기의 차이와 그 이유」라는 일본의 상지대학 경영학부 경영학과(上智大學 経済学経済学科) 학생의 2014년도 졸업논문이다 [9].


논문의 앙케트 조사에 의하면 여자들끼리만 가는 여행의 이유로는

첫 번째가 마음이 편하니까 63%,

두 번째가 말이 잘 통하니까 59%,

세 번째가 같이 가자고 권유하기 편하니까 28% 정도이다.


 첫 번째 대답의 '마음이 편한' 이유로는

마음대로 수다 떨 수 있으니까,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이나 흥미가 같으니까,

쌩얼을 보여도 상관없으니까,

화장실 가기에 편하니까 등이었다.


여자끼리 가는 여행의 매력으로는

1. 마음껏 수다를 떨 수 있으니까

2. 아이쇼핑 등을 할 때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까

3. 일상과 다른 환경에서 리프레시할 수 있으니까

4. 온천이나 사우나에 같이 들어갈 수 있으니까

등을 꼽았다.

 

 여자끼리 가는 여행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항목은

1. 맛있는 식사(74.2%)

2. 숙박시설(46%)

3. 동행자와 수다 떠는 것(42.6%)

4. 푹 쉬는 것, 늦잠, 낮잠(40.8%)

5. 온천, 스파(25.25%)

6. 계절 이벤트(24%)

7. 에스테틱(13.66%)

8. 포토 스페이스(9.25%)

9. 맛있는 디저트(7.6%)

10. 스포츠, 액티비티(5%)

 

 역시 여자들의 여행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편안한 잠자리에서 푹 자고, 수다 떨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를 추구한다.

 

 여자가 모이면 시장이 만들어진다.

 여행 관련 산업이 발전할 수밖에 없다.


 반면, 남자끼리만 가는 여행에서 하고 싶은 것이 첫 번째가  '그냥 그때그때 닥치는 대로'가 10.7%, '여자들 헌팅하고 놀기' 8%, '카지노' 6.5%, 그 외 '밤길 헤매기' 5.4% 등이다.  


 관광산업을 운영하는 측에서 보면 별로 돈 되는 일이 없다. 


 우리나라에도 여자들만의 여행 동호회가 의외로 많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일단 서울과 경기도권만을 중심으로 조사하니, 최소 15개 단체, 회원 10,000명이 넘는다.

 여자들끼리 여행하는 모임의 목적 및 이유로는


 「한 번뿐인 인생 멋지고 행복한 추억 만들기, 누구의 부인, 엄마, 며느리 다 내려놓고 오로지 나만을 위한 행복을 찾아서 여행! 」,


 「일상을 떠나 여행길에서 또 다른 삶 찾기」,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친구 절대 사절! 등산, 둘레길, 갱년기 넋두리, 위로」,


「혼자라는 두려움 때문에 여행 떠나기 겁나는 여자들의 모임, 뭉치면 뜬다! 」


등으로 친한 친구나 가족들과 가는 여행과는 다른 「일상 이상의 내 인생 탐험 여행」으로 거듭나고 있는 듯하다. 


 딱딱한 박스로 포장된 흔한 여행상품 말고 여자들만의 감성 탐험 여행문화를 콘셉트로 한 말랑말랑한 선물 같은 여행지가 늘어갔으면 좋겠다.





[1] 참조: 株式会社共立総合研究所 2013년 발표 자료 https://www.okb-kri.jp/pdf/press/20130321_shufu_joshikai.pdf


[2] 참조:일본 Wikipedia  https://ja.wikipedia.org/wiki/%E5%A5%B3%E5%AD%90%E4%BC%9A


[3] 참조: 일본여행기업 HIS 홈페이지 https://www.his-j.com/theme/girls-trip/kokunai/kanto.html


[4] 참조: 일본여행기업 JTB 홈페이지 https://www.jtb.co.jp/kokunai/theme/girls/


[5] 참조: 일본항공사 JAL 홈페이지 https://ontrip.jal.co.jp/_tags/%E5%A5%B3%E5%AD%90%E6%97%85


[6] 참조: 일본교통기업 阪急交通社 홈페이지 https://www.hankyu-travel.com/jyoshitabi/


[7] 참조: 일본교통기업 JR 홈페이지 https://jr-central.co.jp/ex/smart/girls_trip/


[8] 참조: 일본리조트기업 hosinoresort 홈페이지 https://hoshinoresorts.com/ja/sp/woman_spring/


[9] 참조:日本上智大學経済学部経済学科卒業論文  https://pweb.cc.sophia.ac.jp/amikura/thesis/2014/ogawa.pdf










이전 05화 시골의 이유 있는 변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