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아 심각한 인구감소를 초래하는 현대사회는 여러 산업에 마이너스적 영향을 미친다. 올해, 강원도의 어느 대학이 폐교를 하고 서울시에 소재한 고등학교가 하나 둘 폐교가 결정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전국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물론 소아과가 사라지고 있다.
인구감소가 영향을 끼치는 산업은 학교와 병원뿐이 아니리라. 문구와 완구, 아동복 산업도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 예식장은 장례식장으로 소아과 대신 애완견 병원으로 전환되는 비즈니스 시프트 현상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이를 위한 유모차 판매량보다 애완견 유모차와 고령자를 위한 보행 보조기가 더 많이 팔리고 있다고 한다. 슬픈 현실이다.
인구감소로 인해 전차(電車)와 같은 교통시설마저 존폐의 위기에 처한 지역이 있다.
일본 오사카(大阪) 인근의 와카야마현(和歌山県)은 2010년 8월에 현 전체 인구 100만 명 선이 붕괴된 이후 현재까지 긴키(近畿) 지방에서 유일하게 인구 100만 명 미만인 현(県)으로 남게 되었다.
2024년 현재는 888,000여 명으로 무서울 정도로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다.
사람이 없으니 상업이 발전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한때, 직장을 다니는 젊은이들과 학교로 통학하는 학생들로 붐볐던 이곳 와카야마시(和歌山市)의 와카야마역(和歌山駅)과 키노가와시 키시가와(貴志駅-紀の川市貴志川)역 간의 거리 14.3km를 달리는 키시가와선(貴志川線)이라고 하는 이 로컬 전차는 1997년 이후 운송량이 현저하게 감소하여 폐선(廃線)을 결정해야 할 상황을 맞이했다 [1].
좀 더 나은 직장을 갖기 위해 젊은이들은 대도시로 빠져나가고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증가하면서 전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감소했다. 적자는 불 보듯 뻔했다.
그런데, 적자와 전차의 노후화로 폐선되기 직전까지 갔던 와카야마의 로컬선 키시가와선이 지역주민들의 애절한 염원과 지역을 살리겠다는 열정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재 탄생하게 되었다 [2].
와카야마현의 키시가와 역 주변의 지역 특산물이었던 딸기(일본어로'いちご')를 디자인 모티브로 기존의 키시가와선을 리뉴얼하여 딸기 전철 「いちご電車(이찌고 덴샤)」로 만들어낸 것이다 [3].
2006년 8월 6일, 흰색 바탕에 빨간색을 포인트로 한 사랑스러운 전차 딸기 전철 「いちご電車(이찌고 덴샤)」가 화려하게 등장했다.
귀엽고 예쁜 딸기 전차를 타기 위해 이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념품도 속속들이 개발되었다.
딸기 손수건, 딸기 부채, 딸기 모자, 딸기 노트, 딸기 연필, 딸기 캔디 등 지역 특산품 딸기를 활용한 또 한 부류의 지역 브랜드가 만들어졌다.
「いちご電車(이찌고 덴샤)」 출처:全国の地域ブランド戦略とデザイン(都甲康至 著)
이후, 딸기 전차의 인기에 힘을 얻어 2007년 7월 29일, 리뉴얼 전차 제2탄으로 딸기 전철 동생급인 빨간 전차 「장난감 전차」, 애칭 「오모덴」, 「OMO」가 탄생했다. 「오모덴(OMO電)」은 장난감이라는 의미의 「오모챠(おもちゃ)」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지역 기업의 지원과 기업의 디자이너의 참가로 탄생했다고 한다 [4].
딸기 전차와 마찬가지로 장난감을 모티브로 한 기념품도 개발하여 어린이 방문자의 호감을 불러일으켰다.
장난감을 모티브로 한 제2탄 리뉴얼 전차 장난감 전차 「오모덴」
또 이곳 와카야마의 키시가와선은 고양이 역장으로 유명한데, 키시역에 가면 역장 모습을 한 고양이를 볼 수 있다.
고양이 역장은 2007년에 임명되었고, 2008년에는 인기를 토대로 승객과 방문객의 증가에 역량을 발휘했다는 업적을 인정받아 「슈퍼 역장(スーパー駅長)」으로 승진까지 했다. 이후에 「울트라 역장」으로까지 승진했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2013년에는 「와카야마 전철 사장 대리(和歌山電鐵社長代理)」라는 직책까지 받았다고 한다. 고양이가 전철 회사의 사장 대리라니…
2012년부터는 다른 고양이가 「키시역장 대행 겸 이다키소 역장(貴志駅長代行兼伊太祈曽駅長)」으로 임명되어 「TAMA 2세」로 그 이름을 이었다. 고양이 역장 「TAMA 1세」는 2015년에 그 역할을 다 하고 죽고 「명예 영구 역장(名誉永久駅長)」 이 되었다고 한다 [5].
고양이 역장 「TAMA」와 수첩, 캔디, 연필 등의 기념품 디자인
딸기 전차와 장난감 전차에 이어 2009년 3월 21일, 리뉴얼 열차 제3탄으로 2008년에 역장으로 취임한 일본을 대표하는 일하는 고양이 「타마 역장(たま駅長)」 을 모티브로 고양이 전차「TAMA 電車(타마 덴샤)」가 등장했다 [6].
열차 안에는 101마리의 고양이 역장의 다양한 모습이 캐릭터화하여 전시되어 있어서 고양이를 끔찍하게 좋아하는 고양이 팬들을 즐겁게 했다.
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제3탄 리뉴얼 전차 「TAMA 電車(타마 덴샤)」
지역의 로컬성과 일하는 고양이라는 스토리텔링을 도입한 전차는 성공적으로 많은 방문객을 유치하여 인구감소로 을씨년스러웠던 지역에 활기가 찾아왔다.
와카야마 전철사는 이 기세를 멈추지 않고 2016年6月4日、리뉴열 열차 제4탄으로 기슈, 와카야마를 대표하며 세계 제일의 특산품이라고 자랑하는 매실 장아찌 「南高梅(なんこううめ)」를 모티브로 하여 일본풍 디자인(和風)의 열차 「UMEBOSHI 우메보시(うめぼし)」를 탄생시켰다.
적자색의 선명하게 빛나는 메탈릭 외관에 일본 종이(和紙)와 목재 가구, 전통적인 인테리어 기법으로 호화로운 분위기를 조성했다 [7].
지역 특산물 우메보시(매실 장아찌)를 모티브로 한 제4탄 리뉴얼 전차 「UMEBOSHI」
2021년 9월 5일 장난감 전차 「오모덴」은 운행을 종료하였지만, 딸기 전차 「いちご電車(이찌고 덴샤)」와 고양이 전차「TAMA 電車(타마 덴샤)」, 우메보시 전차「UMEBOSHI」가 드넓고 푸른 들판을 달리는 모습이 사랑스럽고 정겹다.
일본 사람들은 유난히 고양이를 좋아한다. 그리고 로컬 열차를 비롯하여 신칸센과 테마열차 등 열차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 열정과 애정으로 2021년 12월 4일, 고양이 전차 박물관 「TAMA DENSHA MUSEUM [8]」이 탄생했다.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다양한 기념품도 개발하여 관광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달리는 고양이 전차 박물관 「TAMA DENSHA MUSEUM」
지역 특산품인 딸기와 우메보시(매실 장아찌)를 모티브로 한 딸기 전차와 고양이 전차, 일하는 고양이 TAMA 역장의 스토리텔링...
이 모든 것이 지역의 소중한 자원이며 산업 부흥의 씨앗이 되어 풍요로운 도시로 재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