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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isol Feb 15. 2024

과자에서 장소 브랜딩까지

오사카(大阪) 도톤보리 에비스교와 고베(神戸) 과자 테마파크

 코로나 팬데믹이 완화되고 엔저 현상이 계속되면서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부담 없다는 마음으로 가까운 일본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명 맛집에서 촬영한 음식 사진이나 여행지의 포토 존에서 찍은 사진 등 여행 후기를 인터넷 SNS에 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그중, 

 역사의 도시, 오사카(大阪)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백이면 백, 인증 숏을 찍는 장소가 있다.

오사카시 중앙구(大阪市中央)에 위치한 도톤보리강(道頓堀川)의 에비스교(戎橋) 측면. 

건물 외벽에 설치된 일본 굴지의 제과회사  「글리코(グリコ)」 전광판이다.


 이 광고는 1935년에 설치되어 점등을 개시한 그 당시에 서일본(西日本) 최대급의 네온사인으로 알려져 있다. 


1935년 당시 점등을 개시한 글리코(グリコ) 네온사인(출처:glico그룹 100년 사 발간기념사이트 아래 참조)


 성인 남자가 마라톤 대회에서 두 손을 들고 골인 지점을 통과하는 장면을 묘사한 광고로 「골인 마크(ゴールインマーク)」라고 불리기도 하며 「글리코 포즈(グリコポーズ)」라고도 불린다. 


 이 그래픽 광고는 일본 굴지의 제과회사인 글리코(glico)가 최초로 발매한 캐러멜 과자 「글리코 캐러멜(グリコキャラメル)」의 패키지 디자인이기도 하며 글리코의 심벌이기도 하다.  


 이 상품은 글리코(glico)의 창업자인 에자키 리이치(江崎利一)가 1919년 고향인 규슈 사가(九州佐賀)에서 어패류인 굴(カキ)에서 추출한 글리코겐을 캐러멜에 혼합하여 만든 영양과자로써 「캐러멜 한 알로 300미터(ひとつぶ 300 メートル)」라는 캐치 프레즈로 광고하였는데, 당시에 그의 고향 사가(佐賀)에서 판매하던 알사탕의 광고(입안에 사탕을 넣으면 사가에서 기차를 타고 하카타에 도착할 때까지 녹지 않는다는 캐치 프레즈)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글리코 캐러멜(グリコキャラメル)」 1알은 16.5kcal로 20세의 성인 남성이 분속(分速) 160미터를 달리면 1분간 사용되는 에너지는 8.71kcal가 필요하다고 가정했을 때, 이 캐러멜 1알에는 1.89분, 약 300미터를 달릴 수 있는 열량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 과학적 근거를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어필할 수 있도록 캐치 프레즈를 정했다고 한다 [1].


   「글리코 캐러멜」에 첨가된 글리코겐 추출물은 글리코(glico)의 창업자 에자키 리이치(江崎利一)의 아들의 발진티푸스 증상을 극복하게 했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영양과자」라는 콘셉트로 본격적으로 시장에 판매되었다.


 이 캐러멜 과자를 발매할 당시, 아이들이 '과자도 먹고 동시에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해서 두 가지의 즐거움을 주자'라는 생각에서 작은 장난감을 패키지 안에 넣어 「아소비 글리코(アソビグリコ)」라는 캐러멜 상품(食玩-쇼쿠완, 먹는 상품의 패키지 안에 완구를 넣은 상품)으로 개발, 판매하여 대 히트 상품이 되었다고 한다 [2].(※아소비 -遊び、놀이라는 의미)



최초로 소형 장난감을 동봉하여 판매한  「글리코 캐러멜(グリコキャラメル)」         (출처:glico그룹 100년 사 발간기념사이트)


 글리코(glico)의 대표 상품은 캐러멜뿐만이 아니다.


 1966년에는 「세계 최초로 손잡이가 있는 초콜릿 과자(世界で初めての棒チョコレート菓子)」라는 콘셉트의 획기적인 아이디어 과자 「Pocky Chocolate(ポッキーチョコレート)」를 발매했다. 


  과자의 상품명은 막대형의 과자를 입에 넣고 톡 부러뜨려 먹을 때 나는 소리 「뽀킨, 뽀킨(ポキン、ポキン)」이라고 들리는 일본의 의음어(擬音語)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우리네들 표현으로는 「뽀깃, 뽀깃」이라고 할까나?


 이 과자는 우리나라의 롯데제과가 1983년에 출시한 「빼빼로」와 유사하다. 


  「빼빼로」라는 상품의 이야기를 하면 마케팅 전략에서 탄생한 「빼빼로 데이」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다.


 언제부터인지 확실하지 않으나 영남 지역 소재의 여학생들 사이에서 「빼빼로처럼 빼빼하게 되길 바란다」는 의미로 빼빼로를 주고받는 것이 유행되고 있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빼빼로 데이」라는 기념일이 생기게 되었다. 


 날씬해지려면 11월 11일 11시 11분 11초에 맞춰 먹어야 한다는 장난스러운 행동들이 주변 지역으로 퍼졌고, 이를 1997년부터 롯데제과가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젊은 층의 소비자들 사이에 「빼빼로 데이」가 확고하게 기념일로 자리 잡았다 [3].


 우리나라의 「빼빼로」보다 17년이나 먼저 태어난 글리코社의 「Pocky」는 1997년에 롯데제과에서 실행한 마케팅 「빼빼로 데이」보다 2년 늦은 1999년(平成 11年) 11월 11일을 막대기 모양의 과자 「Pocky」와 같은 형태인 숫자 「1」이 6개나 들어간 「11年11月11日」을 기념하는 「포키 & 프리츠의 날(ポッキー&プリッツ の日)」로 제정하여 상품의 판매촉진을 추구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실제로 11월 11일의 「포키 & 프리츠의 날」을 일반 사단법인 일본 기념일 협회(一般社団法人 日本記念日協)에서 정식으로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 [4]. 


 그저 상품을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뛰어넘어 정식 기념일로 제정하다니, 일본은 참으로 별스러운 기념일이 많은 나라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과자회사 글리코(glico)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과자 테마파크」이다. 


 본사가 있는 오사카 인근의 고베시(神戸市)에 개발한 공장형 테마파크 「glicopia [5]」는 아이들이 즐겨 먹는 과자가 생산되는 과정을 직접 견학할 수 있으며 과자 모양의 놀이시설과 과자를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관, 과자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는 영상관 등이 갖추어져 있다.


 이곳을 방문한 어린아이들은 이 과자회사 글리코(glico)를 어른이 되어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이 회사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서슴없이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이 회사의 과자를 제공할 것이다. 


 대단한 마케팅 전략이다.


 글리코(glico)의 창업주 에자키 리이치(江崎利一)는 고향인 사가(佐賀)에서 과자에 첨가하는 글리코겐이라는 핵심 원료를 추출하여 영양과자라는 상품을 만들고, 고향에서 판매하는 알사탕의 광고에서 힌트를 얻어 글리코 캐러멜의 홍보 캐치 프레즈 「캐러멜 한 알로 300미터(ひとつぶ 300 メートル)」를 착안하고 도톤보리강(道頓堀川)의 에비스교(道頓堀戎橋)에 초대형 전광판 「글리코 포즈(グリコポーズ)」를 설치하여 자신의 회사의 광고는 물론, 관광명소 오사카에 랜드마크적 장소를 만들어 냈다. 


도톤보리강(道頓堀川)의 에비스교(戎橋)  「글리코 포즈(グリコポーズ)」 전광판     (필자 직접촬영)


 또한 과자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조성한 고베의 공장형 테마파크 「glicopia」는 과자를 사랑하는 어린아이들의 순수한 가슴에 평생 잊히지 않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맛있는 영양과자로 항상 에너지가 넘치는 

도톤보리강(道頓堀川)의 에비스교(戎橋)와 맛있는 과자 테마파크


맛있고 영양가 있는 「장소 브랜딩」이다.




[1] 참조:glico 홈페이지 https://www.glico.com/jp/customer/qa/2681/ 

[2] 조:glico그룹100년사 발간기념사이트 https://www.glico.com/jp/100th_history_contents/highlight/company/1919-1932.html

[3]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빼빼로데이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4] 참조:Pocky 홍보 사이트 https://www.pocky.jp/1111/

[5] 참조:kobe glickpia 홍보 사이트 https://www.glico.com/jp/enjoy/experience/glicopia/k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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