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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톡소다 Sep 26. 2024

5화, 법원: 협의이혼을 하다.

이혼이 두려운 당신에게

힘들어도 걸어야 하는 길

지나가지 않을 것 같던 폭풍우가 휘몰아치듯 협의의 시간이 지나고 나니

마음이 고요해지며 다시 시간이 흘러갔다.

협의이혼약정서를 작성하고 약 10일이 지나서야 법원에 제출하러 갈 수 있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별일 아닌 것처럼 얼굴에서 긴장을 지우고 법원에 서류를 접수한다.


준비해 온 서류를 제출하는데 전남편이 소득을 증빙하는 서류를 준비해오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을까?

10일이라는 기간 동안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

그 서류들은 어디서 뗄 수 있는지,

인터넷으로도 신청이 가능하 프린트가 바로 될 수 있는지 궁금한 것들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며 알아보았기에 당황하지 않고 법원 민원실의 컴퓨터를 이용하여 소득증빙 자료를 뽑아 첨부할 수 있도록 알려주었다.


나의 이러한 행동에 전남편이 당황해하는 듯했지만, 이내 아무렇지 않은 척 서류를 뽑는다.

뽑은 서류를 손에 들고 자연스럽지 않은 몸짓으로

자연스러운 척, 슬며시 손으로 가리며 제출하는 그의 몸짓 넘어 어렴풋이 보이는 연봉이라는 숫자에 쓴웃음이 났다.


10년 동안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며 그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정말 아는 것이 없었구나!   

그동안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을 모르고 살았을까?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인 건가?

그래... 이제와 그것들이 다 거짓이었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미 나는 당신에게 미련이 없는데... 이제 나는 나의 행복을 위해 살리라.


서류를 제출하고 난 뒤 시간에 맞춰 법정에 다시 모여 교육을 받는다.

같은 날 교육을 받는 사람도 있지만 이혼희망자들이 많으면 다른 날 교육시간에 맞춰 모여야 한다.

다양한 연령대의 부모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이혼을 결정해서 모인 자리.. 한 곳에 모여 같은 영상을 본다. 영상 보며 우는 사람,

영상은 보지 않고 핸드폰만 만지는 사람,

집중해서 영상을 보는 사람 등 가지각색이다.


교육을 받고 나면 이혼희망 부부들을 차례로 부른다.

신의 차례가 되면  판사님 앞에서 이혼을 희망하는 사유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결정은 바뀌지 않을 거라고...

변하지 않을 이 마음입 밖으로 내뱉자 차오르던 눈물이 흘러내린다.



가슴속에 숨겨두었던 마음의 소리가 입 밖으로 나온다. 음의 소리가 눈물이 되어 다시 나의 가슴에 꽂힌다.



다음 법원 출석일이 적힌 종이를 받아 집으로 돌아오니 산을 하나 넘은 것 마냥 고단하다.

가만히 현실과 마주한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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