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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톡소다 Nov 19. 2024

당신의 하루는 얼마나 충만한가요?

마음을 가득 채우는 그런 하루

아이의 일정 때문에 연차를 냈어요.

반차로도 충분히 조정할 수 있었지만, 그동안 연차를 많이 쓰지 않기도 했고, 휴식을 취할 겸 하루를 온전히 쉬기로 했죠.     


그래도 늦잠은 못 잤어요. 늘 아침 6시 30분에 눈을 뜨는 습관 덕분에 오늘도 제때 일어났죠.

아침에는 아이를 차로 학교에 데려다주고, 출근 대신 수영장으로 향했어요.     


수영은 사실 무릎 재활을 위해 시작했어요. 무릎을 다친 뒤 의사 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셨거든요.

처음에는 모든 게 어색했어요. 물에 얼굴을 대는 것도, 발차기와 호흡법도 쉽지 않았죠.

어릴 적 물에 빠진 경험이 있어서 물이 두려웠거든요.

물속에 얼굴을 묻으면 숨이 막히고 불안해지는 느낌이 컸어요.

강사님께서 "힘을 빼야 몸이 뜬다"라고 하셨지만, 제 몸인데 제 마음대로 되지 않더라고요.

그때는 온몸이 아플 만큼 힘들었어요.     


그런데 한 달쯤 지나니 수영이 조금씩 재미있어졌어요.

물속 세상이 고단한 일상과 잠시 단절된 나만의 공간이 되더라고요.

세상과 단절된 그 순간이 오히려 제 마음을 평안하게 해 줬어요.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을 배우면서 하나씩 발전하는 제 모습에 뿌듯함도 느꼈고요.

맥주병 같았던 제가 이렇게까지 수영을 하다니, 스스로 놀라울 때가 있어요.

그리고 마음을 가볍게 먹으니 더 즐거웠어요.

"뭐, 선수할 것도 아니고, 천천히 하면 되지!" 이렇게 마음을 먹으니 수영이 더 이상 운동이 아니라 물놀이처럼 느껴졌어요. 지금은 일이 끝나면 당연하게 가는 곳이 되었죠.      


수영을 마친 뒤에는 제 최애 장소인 도서관에 갔어요.

주말마다 가던 곳이지만 평일에 가니 한적한 분위기가 참 좋더라고요.

도서관 북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보고 싶었던 책을 실컷 읽었어요.

그런 뒤 집에 와 간단히 늦은 점심을 먹고, 아이와 일정에 맞춰 움직였죠.     


저녁에는 아이와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했어요. 그리고 각자만의 방법으로 휴식하죠.

아이는 요즘 빠져 있는 비즈 공예를 하며 쫑알쫑알 이야기했고, 저는 이렇게 지금 글을 쓰면서 아이의 이야기에 답을 해주고 있죠. 그러다 문득, '마음이 참 충만하다.'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꼬닐리오 일러스트]

아이와 이 순간을 공유하는 것,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글쓰기로 하루를 정리하는 이 시간이 참 감사하게 느껴졌어요.


누군가 제 일상을 보면 "평범하고 재미없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에게는 이런 하루가 마음을 채우고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휴식이에요.  

    

충만한 하루란 거창하거나 특별한 일이 없어도, 스스로 좋아하는 순간들로 채워지는 날이라고 생각해요.

작은 기쁨과 평온함이 모여 마음을 가득 채우는 그런 하루.     

좋아하는 일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건 어쩌면 하루 중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요?


당신도 오늘, 당신만의 방식으로 마음을 충만하게 채우는 하루를 보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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