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선생님은 감기가 오래가네요

선생님의 고충

by 유울

난 여기저기가 조금씩 자주 아픈 허약한 사람이다.

그중에서도 감기를 통해 계절의 변화를 알 정도로 봄이나 가을이면 감기에도 잘 걸린다.

그렇게 감기에 걸리면 학생들이나 동료 선생님들께 옮길까 걱정이 되어서, 늘 마스크를 쓴 채 콜록거린다.

사실 그때쯤이면 감기 걸린 다른 학생들도 많아서, 내가 옮긴 건지 옮은 건지 구분할 수도 없지만.


직업이 직업인지라 나는 감기 중에서도 특히 목감기에 자주 걸린다.

하지만 목감기 때문에 목소리가 남자처럼 변하는 날에도,

기침이 멎지 않아서 따뜻한 물을 계속 마셔야 하는 날에도

난 수업을 해야 한다.


고학년을 맡은 나는 일주일에 27시간을 수업한다.

정규교과수업 25시간, 방과 후 보충수업 2시간.

이마저도 학교에 병가 낸 선생님이 있어 보충수업이라도 생기는 날이면, 반 학생들이 전담 수업을 가는 그 시간마저 다른 반의 보결 수업을 위해 가야 한다.


수업뿐만 아니라 쉬는 시간에도 학생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반응해주어야 한다.

고학년은 눈치가 있어서 내가 아파 보이면 날 가만히 두지만, 저학년은 본인들 할 말은 다 해야 하기 때문에 내게 무언가를 끊임없이 말한다.

하지만 고학년이나 저학년이나 내가 아프다고 덜 싸우거나 덜 울지는 않는다.


“박 선생님은 감기가 오래가네요”

2주째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는 내게 교감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수업이 많아서 목이 쉬지 못해서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냥 “그러게요.”라고 답하며 눈웃음 지어 보였다.




하루종일 많은 아이들을 상대하며 말하고, 마음 에너지를 사용하는 일은 언제쯤 적응이 될까?

내 목이 강철이었으면 좋겠다. 목감기에 절대 걸리지 않고, 아무리 말해도 쉬지 않도록.

내 마음도 에너지가 한가득이었으면 좋겠다. 온 마음을 다해서 강철 목으로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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