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선생님 봤어요!

선생님의 고충

by 유울

어느 날 한 학생이 내게 말했다.

“저 선생님 봤어요! 어떤 남자랑 손 잡고 00 마트에 있던데요?”

이런, 난 남자친구가 있긴 하지만 내 남자친구는 군대에 있는데 저 아이는 도대체 뭘 본거지?

난 내가 아니라고 해명하며 어제 나의 일과를 브리핑했다.


다른 날 또 다른 학생이 말했다.

“선생님! 어제 저희 엄마가 00 마트에서 선생님 봤대요!”

앗, 거기는 내가 어제 너희들 간식 사러 간 마트인데.

당황하지 않고 그 마트에 간 이유를 설명하며, 나는 너희 엄마를 보지 못했다는 걸 어필했다.

학부모를 보고도 모른 척하고 인사를 안 한 선생님이 될 수는 없었다.


교사에게는 돈 못 버는 연예인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학생들과 학부모의 입에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하며 회자되고, 나도 모르는 새에 내 일상이 누군가에게 비치기 때문이다.

반 학생들에게는 무한한 사랑도 받고, 어떤 학생이나 학부모에게는 욕도 많이 먹는다.


‘연예인은 유명해지면 돈이라도 더 받지. 나는 뭐 유명해진다고 돈이 더 생기거나 떡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나는 집에서 학교로 운전해서 20분 걸리는 거리에 살고 있다.

그런데도 항상 집 밖을 나갈 때면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를 쓰고 나간다.

그리고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면 항상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혹시 우리 반 아이들일까 봐.


그 정도 거리이면 우리 학교 학생을 마주칠 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는 운명인지 여기저기에 참 많이도 마주쳤다.

퇴근길에 집 근처 다이 0에 갔더니 3학년 학생이 날 보며 “2학년 선생님, 안녕하세요~”라고 했을 때의 당혹감.

명0진사갈비에서 회식을 하는데 우리 반 학생과 학부모님을 마주쳐서 급하게 인사하고 나온 경험.

친한 동료 선생님과 저녁을 먹는데, 같은 식당에 들어온 그 선생님의 제자들을 봤을 때의 놀라움.


내가 얼굴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우리 반 학생들 뿐인데,

우리 학교에 내 얼굴을 아는 사람은 참으로도 많아서,

나는 항상 누가 날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돌아다닌다.

모르는 얼굴이라고 방심해서도 안 된다.

그 사람이 사실 우리 반 학생의 삼촌일 수도, 할머니일 수도 있으니까.

누군가에게 감시받는다는 느낌이 드니,

그러니 집이 제일 편하고 좋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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