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보내는 일에 익숙해지기

선생님이 너희와는 처음이라

by 유울

12월이 다가오고 있다.

또 학생들을 보내야 하는 시기가 오고 있다.

게다가 옆 반도 아니고 무려 중학교로 보내야 하기에, 예년보다 마음이 더 무겁다.


게다가 올해는 7월부터 마음이 참 힘들었는데, 이 아이들 덕분에 그래도 버틸 수 있었다.

‘너희의 존재가 내게 참 많은 위로가 되었어, 고마워.’




졸업앨범에 넣을 사진을 고르기 위해 너희의 사진을 봤다.

그동안 우리는 참 많은 것들을 함께 했더라.

현장체험학습도 가고, 운동회도 하고, 다양한 체험들도 많이 하고, 같이 맛있는 것도 먹고.


그래도 연차가 좀 쌓이는 중이라 쌩초짜 신규일 때보다는 학급활동도 많이 했다.

학급 마트를 운영하고, 학급의 날 행사도 진행하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골든벨도 열었다.

그런 것들을 할 수 있었던 건 다 너희들 덕분인 것 같다.


올해 아이들은 유니콘 같은 아이들이었다.

맡은 일은 책임감 있게 완수하고, 어른들께 공손하고, 학급 규칙도 잘 지키고, 수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이들.

가끔 친구들과 갈등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것도 현명하게 극복하는 아이들.

어떤 일을 맡겨 놓으면 알아서 척척 잘하고 잘 굴러가니, 내가 관여할 일도 비교적 적었다.

내 교직 생활에 앞으로도 절대 이런 아이들은 없을 것 같을 정도로 훌륭한 학생들이었다.

이런 학생들을 떠나보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그립고 슬프다.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일은 해도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기에, 곁에 있을 때 잘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함께 있을 때는 왜 이렇게 해야 할 일도 많고 정신이 없는지.

그리고 왜 그 소중함은 때늦은 후회로 돌아오는지.


지나고 나니 왜 이렇게 그 순간순간이 소중하게 느껴지는지 모른다.

너희에게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6학년 시기였겠지?

나는 또다시 다른 학생들과 내년을 보내고, 후년을 보내겠지만 너희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처음으로 중학교로 보내는 제자이고, 너희는 놀라울 정도로 멋있는 학생들이었으니까.


'가끔 너희가 생각나면 그동안 우리가 함께 찍은 사진들을 구경하며 너희를 추억할게.

너희도 가끔 우리 반이 생각나면 졸업앨범도 보고, 연락도 하는, 그런 여유 있는 삶을 살아가렴.

너희의 앞날을 항상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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