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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J Sep 08. 2024

Private Market Career

How to be an institutional investor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이 직업을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관에서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투자를 하는 이들에게 내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해주고 싶었을 뿐이다. 그 시절의 회사는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일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대부분의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아직도 개선되어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 개인의 노력이 조직의 한계를 넘어설 수는 없다. 2010년대 초 기관투자자 운용역들이 존경받아 마땅한 이유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한계 내에서 초기 포트폴리오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나는, 적어도, 지적으로는 행복했다. 현재 서울과 전주에서 일하는 기관 운용역들이 나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해주곤 한다. 우리 인생의 반 정도는 커리어가 차지한다. 지적으로 재미있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 드문 일이다. 다만, 모든 이들에게 지적인 즐거움이 행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화려하지도 않고, 해외 기관투자자들 대비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운용역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 적다. 무엇보다 투자전문성이 부족한 감독기관과 정치인들로부터 끊임없이 감시를 받는다.


이 직업이 가진 수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기관투자자의 사모시장 운용역이 되어 글로벌 투자를 하고 싶다면 나는 그에게 먼저 다른 일을 먼저 해 보기를 추천한다. 국내외 증권사, 투자은행 혹은 PE나 부동산 운용사의 운용역 등 GP 혹은 셀사이드("Sell-side", 투자자에 대한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을 통칭하는 말) 경험은 기관투자자에서 글로벌 투자를 진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엑셀 모델링과 파워포인트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셀사이드와 GP를 거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기관투자자 업무를 위해 다른 커리어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유명 LP 운용역 중 대부분은 해당 기관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거나 주니어 시절 합류하여 높은 직급으로 올라간 이들이다. 게다가 LP는, 원한다면, 최고의 GP와 자문사들로부터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나는 기관투자자 운용역들이 LP가 GP와 자문사를 통해 투자를 조달하고, 실행한다는 것을 늘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GP와 자문사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업무의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이전에도 얘기했듯이 시장의 다이내믹스는 LP에게도 중요하다.  


나는, LP의 운용역이 전문성을 갖춘 투자자가 아닌 그저 평범한 하나의 회사원으로 스스로를 바라보게 되는 경우를 우려한다. 글로벌 시장 투자를 검토하면서 나의 세상은 빠르게 확장되었다. 나는, 내 인생의 많은 것을 희생하기는 해야했지만, 기관투자자로서 내가 옳다고 생각한 투자를 포기한 적이 없었다. 미국, 유럽, 아시아의 초기 포트폴리오 구축에 참여하고 이를 관리하면서 내가 느낀 지적인 즐거움은, 돌이켜보면, 일반적인 사람들이라면 경험하기 힘든 것들이다. 나는 스스로가 글로벌 시장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외국어 능력은 필요하지만 생각보다 절대적이지 않다. 본인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명확하게 하지 못하는 LP는 시장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 시장의 다이내믹스를 다루는 능력만큼이나 내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능력 또한 LP에게 요구되는 핵심적인 능력이다.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처럼 규모가 큰 조직에서 요구되는 한국어 수준은 매우 높다. 한국어로 된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매끄럽게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 또한 매우 중요하다. 간과되기 쉬운 부분이다.


기관으로의 이직도 다른 경우와 다르지 않다. 현재 일하고 있는 이들을 찾아 업무와 문화에 대해 알아보고, 확신을 갖게 되는 조직을 선택해야 한다. 개개인의 사람이 다른 만큼 회사도 제각각이다. 본인이 최대한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조직이 어디인지 확인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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