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이 일상인 시대와 세상에도 우리는 신당과 신전같은 성소를 찾고 종교를 찾는다. 신이한 신의 전지전능함을 빌리지 않고는 세속의 고를 어디서도 위로받기 힘들 때가 있다. 앞이 캄캄할 때 우리의 길을 인도할 전령과 등대가 성스러운 존재 뿐이다. 그렇게 우리들 정신 안에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신을 찾고 따르려는 지향이 있기 때문이다.
경상북도/상주군/공검면
[공검면 무가 1]
T. 공검 2 뒤
병암리 북촌마
[설화 16]을 마치고 난 뒤 이 노래를 듣게 되었는데, 조심봉씨는 강신무로서 마을 내의 병굿 등을 담당한다고 하길래 신령께 비는 노래를 해 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망설였으나 청중들이 거듭 권유하자 이 노래를 해 주었다.
산지조정은//곤련산이요
곤련산//내질제맥이
조선한국//생겨날때
경상북도//돌아들어
상주군읍//접어들때
공검읍면//접어들어
국사봉에//신령님은
우리공검//혼과넋을
수정기로//정을줄때
만백성의//영광이요
대중생의//복록이라
우리국사봉에//신령님은
구하이천리//수정기로//공수줄때
상주함창//공갈못에
수지용상//용황님네
팔도강산//밍기주고(1)[명기(明氣) 주고.]
우리강산//수정기로//공수줄때
우리병풍바우의//미륵님은
억조창생//만민들의
오는길에//수정기요
나가는//소연들의(2)[소년들의.]
주름주름//만복이라
자욱자욱//재수주고
소연들의//운을주는
병풍바우//미륵님네
약사여래//약사도사//요왕님은
늘밤이라//대동안을
수정기로//공수줄때
가정마중(3)[가정마다.]//운수주고
명당마중//재수주고
만백성을//도와주고
대중생을//건지줄때
소연에는//짜린명을//질기주고
노인네껜//명과복복//점지하는
우리병풍바우//미륵님네
원명하옵니다
병풍마우//미륵님은
세계공명//나옵시고
만중생의//호가났는
병풍바우//미륵님네
<국사봉 신령께 비는 노래>
무가, 경상북도 상주군 공검면 병암리, 1981.08.01., 제보자:조신봉, 경상북도 채록
[출처]: 한국학통합플랫폼(https://kdp.aks.ac.kr/)
우리 선인들의 기도문은 주문에 가까웠다. 사실 현존하는 모든 기도는 여전히 주술과 주문의 그것을 벗어난 적이 없다. 경북 상주군에서 81년도에 채록된 토속 무가에도 '그것'이 가득하다. 민초들의 수명과 복락은 용황부터 미륵에 이르기까지 국사봉 신령에 비는 것에 달렸다. 두손을 모아 비비고 돌리며 부르고 또 부르는 아무개의 간절함은 무교를 미신으로 보는 편견과 오해 따위는 아랑곳 않는다. 간절함이 신을 부른다. 고도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심리가 여기에 있다.
옛날에 아주 가난한 집이 남자는 만날 나무(남의) 집에 머슴으로 살고, 여자는 참 없어가지고 나무 집에 빨래도 해 주고 이렇기 하다가 그 중에도 아들이 없어가지골랑은 내 기다리다가 저-게 아주 먼 그양 아주 산골짜기에설랑은 참 인제 기도를 이제 드리러 이제 댕기는 기라. 석달 열흘 불공을 드리면 아들을 놓는다 케서 그래 석달 열흘 불공을 드리고 나이께네 참 아들 배어가지고 놓는다고 놓은 기 어쩐지 한달이 되도 그렇고 두달이 되도 그렇고 고만 오줌 누러도 못 나오고 똥 누러도 못 나오고 내 누어서 배기는 기라. 누어서 배기는데.
그래 지게를 하나 얻어 주인께네 참 저거머이가 고만 머 기절을 했지. 그래 지게를 얻어 주인께 지게를 지고 간다는 기 어디로 갔느냐 하며는 거 지 불공드려서 낳은 그 자리로 갔는 기라. 그 자리에 가 가지고서는 남갈(나무를) 한짐 해다 놓고, 계속 인제 남갈 하는 기라. 인자, 계속 남갈 하디말로 한번은,
이래면서 니라(내려) 놓는 기라. 그래 그 인제 니리서 보만, 눈을 뜨고 보만 샘이 촘초만한 기 있어가지고 바가치를 하나 동동 떠가지고 댕기만, 그 물을 저거머이를 퍼다가 미기고 인자 밥을 먹고, 또,
“업히라.”
카거던. 또,
“업히라.”
카면서 또,
“어머이, 눈뜨라 카거덜랑은 뜨고, 뜨지 말라 카거덜랑 어머이가 우애던동 뜨만 안된다.”
카민서,
“눈을 꼭 감고 있어라.”
카거던. 그래 업히 가지고 눈을 감고 또 가는 기라 그래 또 가다가 보만. 또,
“눈뜨라.”
카민서 또 니라놓고 또 그서 밥을 먹고 시번을 이제 그래더니 시번째는 인제 먹고서 또 가는 기라. 가가지고,
“어머이, 인제 다 왔읍니다. 우리 집에 다 왔읍니다.”
카민서 인자 니라놓는 기라. 그래 보인께 참 시퍼런 기와집에 머 돌아댕기며 보인께 없는 기 없고 앞에는 큰 밭에 인삼이 머머 똑 무시(무우)뿌리거
치 딱 들어배깄거던. 그래 인제 저거머이가 그 사는데 이래 사는데 도시(도대체) 야가 (얘가) 머를 하는 지를 모르는 기라, 이자. 무슨 재간을 가지고 있는 지 그저 밥만 먹으면 나가고 밤만 되면 나 [제보자의 실언], 들어오고 장(늘) 이래는데 도시 알 수가 없는 기라.
그래 인자 한날은 장수가 저-짝 모티(모퉁이) 사는데. 서이가 사는데 즉 말하자면 인제 순찰돌러 나온 택이지 그래 보닌께 난데없는 시상에는 기와집이 있거던. ‘이상하다’ 싶어, 글 가서 보인께 할마씨, 짜다라 할마씨도 아이지 인제, 그래 인제 혼자 사는 기라. 그래 장수가 하는 말이,
“우째 여 와서 이래 사느냐?”
캉께네 그래,
“우리는 아무데 아무데 살다갈랑은 우리 아들이 그래 이리 살러오자 케 서러 여 와서 산다.”
카인께네,
“그럼 당신네 아들은 무얼하는 사람이요?”
그래,
“나도 모르겠다.”
카거던.
“나도 모르겠다.”
카인께네 그래 인자 그카면서 갔는 기라. 또 인제 장수 하나가 또 한번 와서 보인께네 또 그렇거든. ‘수상하다’ 싶어서 또 인제 들어 갔는 기라. 또 장수 또 하나가 와서 또 그래고 서이가 인제 거푸(거듭) 차일로 댕기는기라. 댕기는데 그래 한번은,
“당신네 아들뚜러 들어오거덜랑은 산 범을 좀 보자 카이소”
이래 됐는 기라. 그래 인제 할마이가 아들이 들어왔길래,
“아이고 야야, 내가 이러키 아파 죽겠는데 꿈에 선명(현몽)을 대기를 산 범을 바야만 내가 산다 카는데 우짜면 좋겠나?”
“하이 참 내 어머이, 그거 걱정하지 마소. 인지라도 여 앉아서 부르만
옵니다.”
이카거던. 그래 그 앉아서 무얼 몇마디 몇마디 씨부리니께네 아이 참 그 큰 머 머 제일 늙은 범이 하나 들어오거던. 그래 할마씨가 보더마는 기절초풍하고,
“어서 쌔기(빨리) 죽여라.”
막 과암(고함)을 지르거던.
“지기라.”
고 고암을 지러거던. 그러이께네 이 아들이 고만 멀 머 앉아설랑은,
“너는 오래 살고 인제 살만침 살았은 께네 고만 죽어라.”
캉께네 고만 죽는 기라. 그래 인자,
“이걸 어머이, 우짜까요?”
카인께네,
“뒤안에 꺼다 놓으라.”
카거던. 그래 뒤안에 꺼다 놓고서는 아들은 가고 없어. 가고 없는데 좀 있은께 장수가 와서러 인제 카는 기라. 그래,
“뒤안에 꺼다 났다.”
카인께네 장수가 보골랑은 아무러케도 이상한 기라.
“그러이면은 에-또 당신은 아프다고 또 그해 가지고서는 천두복상(천도 복숭아)을 먹으이며는 좋 [제보자의 실언], 낫는다고 [케민 이래 또] 그해 보라.”
카거던. 그래 인제 참 또 아들이 들어 왔길래,
“어머이.” [제보자의 실수]
아들투러,
“나 야 천두복상을 먹으면 낫는다 카는데 천두복상을 우째 구하겠노?”
카인께네,
“걱정마이소. 어머이의 영이라카며는 거절할 수 없다.”
카거던. 그래 복상을 갖다 주기는 갖다조야 하는데 도세(도저히) 천두복상
을 어데가서 구해야 할 지를 모르는 기라. 그래 자기 인자 강가에 가서는 인자 방두천에 이래 앉았은께네 천두복상은 인제 한가운데 ?은 섰는데 도세 드갈 수가 없는 기라. 그래 인자 섰으이께네, 참 거북이가 한 마리 엉금엉금 기 나오는 기라. 그래 거북이 나와서러 떡 인제 등어리를 들어대면서,
“업어라.” [제보자의 실수]
카거던.
“업히라.”
카거던. 그래 인자 업히 가지고 그 인제 천두복상을 따러 가는 기라. 따러 가니께네 딱 시개빼낀 (세개밖에는) 안 열맀어. 그래 큰 것도 안 따고 작은 것도 안 따고 중간 것을 딱 땄는 기라. 그래 중간 걸 따가지고 와서는 저거 머이를 밨는 기라. 그래 이불 속에서는 먹는 칙하민서 그놈을 숨카났더라 이기라. [기침] 숨카났다가 장수가 오니께 그누무 복상을 또 비있거던.
“야 이거 참 큰일났다. 그래이며는 에-한 가지 인제 수단밖에 없다. 그래만 칠기떰불을 한번 걷어 오라 카소. 걷어 오라 케가지고 에-우리 여기 뒤에 올라가만 큰 바우가 있으이께네 큰 바우에다갈랑 서라 케가지고 우째던동 고만에 막 묶어 놓으며는 우리가 바우를 밀겠다.”
이래 됐는 기라. 그래 인제 할마씨가,
“야야 오들 칠기떰불을 한짐 해 가지고 오이라.”
“해다 드리지요.”
그래 인제 칠기떰불을 가왔는 기라. 가와가지고,
“그래 오늘은 니가 날 좀 따라가자.”
그래 인자 디리고 올라가는 기라 올라가 가지고서는,
“너, 여게 두 손 짝 뻗고 여 섰거라.”
그래 섰는 기라. 섰으이께네 저거 머이가 우애던동 고만 그놈을 가지고 켕켕 주 감는 기라. 그래 주 감으이 도세 요동수를 할 수 있는가? 인자 그러던 차에 인자 그 장수들이 와 가지고 뒤로 확 민께네 그 아들이 인자 거서 죽어비맀는 기라.
그래 산짐슴들이라카는 산짐승들이 도세 이 선생님이 올 때가 됐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 오거던. 회의를 했뿌맀는 기라.
“자, 누구든지 이 선생님 아는 사람 있으면, [사람으로 말할 것 같으면] 큰 벼슬을 준다.”
이래 됐는 기라. 그래 인제 참 산마당 막 방방곳고즐 인제 막 모도 헤매고 댕기는데 보인께 참 어느 방구(바위) 밑에서 참 카고 있거던. 고얘이(고양이)라는 놈이 제일 약빠른 고얘이가 이제 그 놈을 들어내는 기라. 들어내 가지고 다 마추고 나인께네 종짓뼈가 없어.
“종지뼈를 찾아라. 종지뼈만 찾으면은 인제 이거 다 된다.”
그래 인제 참 고얘이라는 놈이 또 약빠르게 고기 인제 또 종지뼈를 찾았어. 찾아가지고 종지뼈를 주어 맞추니께네 이 사람이 살아났거던. 살아나가지고 인제 저거 집에 간다고 가 보이께네 장수 서이하고 지미년하고 막 고만 희희낙락으로 머머머 야단이거던. 그래 이 사람이, 아들이 드가인께네 막 고만 깜짝 놀랠 것 아이라? 그래 문을 탁 열어 놓골랑은 짐승들이 막 모도 들오라 카는 기라. 들오라 케가지고 이노무 새끼들을 전부에 한 놈은 젓구석에 서고 한 놈은 젓구석에 서고, 할마이는 잇구석에 서고 닛구석에 세와 놓골랑은 야가 앉아 씨기기를 제일 인제 큰놈 장수부텀 물어 직이고 또 한놈 직이고, 또 한놈 직이고 시놈을 다 직이 놓고는 막 고만 짐승들을 막 던져 주민서,
“너도 먹고, 너도 먹고, 전부 다 먹어라.”
카면서 막 노나 조뿌는 기라. 그래 조 놓고는 인제 저어머이투러는,
“니하는 소행머리 바서는 내가 너를 직이야 마땅하는데 참 나때민에 고상을 했기 때민에 직이지를 못하니. 너는 어데가 살든지 가라.”
케민성 그래카인께네 고만 그 말 한마디 뚝 떨어지자 그만 집이 어디로 소로시(슬그머니, 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어. 그런께 할마이는 할마이대로 어디로 갔는지 모르지.
<산신령>
경상남도 거창군 거창읍, 1980.02.28., 제보자: 이남이, 경상남도 채록
[출처]: 한국학통합플랫폼(https://kdp.aks.ac.kr/)
신성함이란 때로 폭력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세상 종교의 성스러운 기록들이라는 책들에도 간음, 살인, 근친을 비롯한 오만 폭력이 묘사되지 않은가. 궁핍한 부부 사이에 독생자가 나는 것은 기독교의 성모와 예수와도 비슷하다. 요셉이 뒤로 물러나듯 아들의 아버지는 서사의 뒷편이다. 아들은 어머니를 업고 눈을 감으라고 한다. 속세의 눈으로 보아서는 안되는 신이한 길을 들어가니 장수들이 나온다. 어미의 아픔을 씻겨주겠다고 거북이 등을 타고 천도 복숭아를 구해왔지만 아들은 장수의 등떠밈에 그만 운을 달리한다. 동물들이 아들의 뼈를 맞추어 부활시키니 다시 살아난 아들은 성소를 정리하고 어미를 추방한다. 자신을 키워준 고생이 있으니 그것으로 죄를 사한다며 아들은 산신령이 된다. 마계의 장수들은 짐승들의 밥이 되고 아들에 의해 마계는 다시 성소로 재생한다. 여기에는 부모와의 분리가 놓인다.
요즘 세상은 헬리콥터맘과 캥거루족이 된 자녀들, 방구석에 스스로를 가둔 은둔 외톨이 히키코모리 현상이 사회문제가 되기도 한다. 독립의 분리 없이는 마계가 성소로 재생할 수 없던가?과연 그러한가?
우리는 살면서도 죽다 살아난다. 잠들다 깨는 것은 죽음과 부활의 예행연습 정도가 아닐런지.
산신령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 있다면 그가 곧 산신령이다.
김봉남씨가 이야기 하는 것을 옆에서 듣고 있던 제보자는 자청해서 내가 서당에서 들은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하며 이야기를 하였다. 구연하는 동안 조사자와 다른 사람은 신경을 쓰지 않고 혼자서 이야기에 열중하였다.
옛날에 인자 쉽게 말허자믄 인자 그전이 장자(長者)라곤 것이, 지금 말허믄 나포면서 제일 부자여. 그런 양반이 사는디, 이 면(面)으로 허먼 젤(제일) 인자 우리 마을로 농사 안 짓고 곤란헌 사람이 그 집이서 인자 어머니, 아버지는 인자 머심 살어.
아버지는 인자 머심 살고 어머니는 인자 이 밥을 지어서 거그서 사는디 아들은 몇인고 허니. 아들 셋, 딸 하나여. 밥은 천상(불가피하게) 참 거그서 인자 밤에 인자 그럭(그릇)을 다 치고 인자 밤에 오먼 그 밥을 갖다가 인자 지금으로 말허자믄 십리나 되는 디를 밥을 갖고 와. 그먼 어머니,
아버지가 인자 참, 아버지가 들고서 그 놈을 인자 갖고 와서 인자 허믄 언지는(어느 때는) 늦게 오먼 이 어린애가 잔다. 그 말여. 그먼(그러면),
?아무개. 아무개.?
문을 뚜덕뚜덕허믄 큰 놈이 일어나. 일어나서 인자 일어나믄,
?야, 아부지 왔다.?
어머니는 인자,
?왔다.?
이렇게 허믄 이놈들이 일어나서 참 일어나. 그전이 옛날 말허자믄 흥부 새끼 말로 참 밥을 갖다 준게 그냥 정신없이 막 그 놈을 숫그락을 뭉침서 손으로 막 집어 먹어. 그때 생각헐 적에 참 어머니, 아버지가 내가 이렇게 참 없어 갖고, 어린 애기를 이렇게 고상(고생)을 시켜서 이렇게 먹는 것을 본게 참 감사허게 먹어.
?참, 감사허다. 먹고 몸만 길어 갖고 잘 크라.?
그 말여. 참 또닥또닥 혀. 근게 아무리 일을 히드라도, 어머니 아버지가 일 허드래도 된지(고된지를) 몰르고 참 그 놈을 보야겄는디, 남의 집 간게 후딱 올 수가 있어. 한것히야(기껏해야) 밤에 한 번배끼(밖에) 못온다 그 말여. 한번 오는디, 인자 밤에만 얼굴을 보는디 헐 수가 없어. 둘이 만나먼 쥔 보까 봐,
이렇게 허믄 어둠침침허니까 참 반가(반가와). 참 일헌 것보담 더 반가. 조끔 있으먼 인자 해가 져. 그먼 벜으서(부엌에서),
?어찌 됐이요. 당신은 일 끝났이요??
?나도 금방 끝났소. 당신은 이 설겆이 다 됐냐??
고. 말여,
?빨리 허먼 나도 저 빨리 가겄다.?
고 말여. 근게 그렇게 얘기를 혀. 그러믄 인자 시간되믄 쥔보고,
?나는 가겄소.?
말여. 그리믄 쥔이 참 맘이 좋은 아주머니 쥔양반이라 밥을 싸줌서 갖고 가라고 말여. 부자집서 그 아주머니가 고맙게 밥을 혀서 찬(반찬) 허고서 갖다줘. 그먼 인자 둘이 그놈을 들고서 집이를 와. 집이를 와서 인자 밥을 줌서 문을 또덕또덕 헌게. 요놈들이 인자 낮이 놀던가 어찌든가. 인자 고단히 갖고는 세상을 모르고 자. 문짝을 톡톡톡톡 멫 번 때리야 잠이 고단헌게 자, 멫 번을 뚜드러. 그다(그러다) 나중으는 결국으는,
?아무개야, 아무개야.?
지 아버지가 불른게 야가 일어났어.
?아이고, 아버지 인자 오시냐.?
고 말여.
?야, 니가 배고파서 얼마나 이렇게 애로가 많고 참 욕봤냐.?
밥을 가지가서 동상(동생)을 깨라곤게 아, 요놈들이 흥부새끼마냥(처럼) 죽- 일어나서, 막 다섯 놈들이 쭉 일어나. 근게 인자 밥을 딱 갖다줘. 갖다주먼 그놈을 막 먹어. 야, 참 남 재산 백 석 받는 사람보단 내 새끼가 젤 재밌거든, 먹는 것 본게. 참 별스럽단 말여. 아버지가 뚜덕뚜덕, 어머니 아버지가 때림서,
?야, 좋다. 몸만 길어서 살어라.?
가만히 본게, 그 인자 막내가 가만히 생각헌게. 이것이 안되게 생깄어. 그려 어머니 아버지 고상시러우 말여. 인자 먹고서 딱 나오는디 나중으 인자 날이 뿌연허게 새면 또 나가야는디 거시기가 없어. 근게 인자 어머니 아버지가,
?느이가(너희들이) 오늘 나오지 말고 가만 있으믄 내가 또 오늘 같이 밥을 잘 갖다 줄턴게 야 나가지 말고 가만 놀아라.?
허닌가(하니까), 아, 요놈들이 얼매나(얼마나) 순허든가 어머니 아버지 말을 잘 듣고 가만 있어. 갖다 주먼 먹고 글안으믄(그렇지 않으면) 그냥 집이
서 논다 이거여. 그다(그러다) 가만 있은게 한번은 어느 도사가 참 인자 섶망을 씨고 인자 관세음보살 딱 딱 딱 때린단 말여. 때림서 본게 집은 인자 오막집(오두막집)이고 풀은 나서 훈듯허지, 새서 인자 주르르 허는디.(1)[집이 비가 오면 빗물이 주르르 샌다는 뜻으로 한 말.] 혹시 인자 어머니나 먹을 거나(것이나) 갖고 오까 허고 얼름(얼른) 쳐다본게 어느 중이 왔단 말여. 그 가만히 인자 문구먹을 구멍을 뚫어서 가만히 본게 어느 중이 와서 목탁을 탁 탁 때려.
험서 인자 목탁을 툭툭 때린게, 이 어린 놈이 가만히 생각헌게 우리 어머니 아버지 아닌게 따러갈 수가 없어. 도로 와. 온게 즈 형제간들이 뭐라곤고니,
?야, 너 우리 아자씨를 따러가라. 따러가믄 우리 행복이 올란가 모르겄다. 근게 따러가라.?
근게 이놈이 참 막둥이라도 슬퍼서 말여. 형지간으 서로 도와주던 못허고 서로 앙알대서 눈물을 흘림서 울어. 울음서,
?나 그먼 형님 말대로 따르갈 틴게 아버지 오먼 그렇게 얘기허라.?
곰서. 참 중을 졸졸졸 따르가, 따르감서 본게 지금 말허자믄 저 큰 산이 있는디 아 거그를 대꼬가(대리고 가). 근게 일곱 살 먹은 놈이 아무것도 몰르고 아저씨를 따르간다고 혀. 감서 본게 요만헌 산 밑이가 방죽이 하나 있어.
?야, 너 이름이 뭐이며 승이 뭐냐??
말여.
?나는 승은 안가요 아무개라.?
고 헌게,
?그리여. 그러믄 너 가운데 와서 여그가 섰으먼 어머니 아버지 고상(고생) 안시키고 이 재물이 다 니것여. 여그와 가만히 서서 봐라.?
허거든. 그 참 중놈이 도사님이 허라는대로 참 일곱 살 먹은 놈이 우그 (위에) 가서 방죽으 가서 이렇게 가만히 본게 그 돈이, 옛날이 참 엽전인디 그냥 꽉 찼어 돈이. 돈인지 몰르고 뭣이 그냥 꽉 찼어.
?이 돈 같으먼 느 클 때까장, 지금 말허자믄 공부를 못허지만 서당 다닐 적에, 삼대까장(까지) 먹을 틴게 니 거시기를 한 번 혀바라. 어머니 아버지를 모셔다가 인자 이 돈을 전부 다 갖다가 땅 같은 것 사 갖고는 한 번 살어보라.?
고 말여. 그런게 인자 이놈이 거그서 인자 나오라믄 나오고 인자 도사 허라는 대로 혀. 산신령여. 그 인자 딱 보내놓고는 뭐라고는고니,
?너는 뒤를 쳐다보지 말고 바로 가서 아버지 인자 오늘 들오시먼 낼(내일) 아무 멫 시여. 지금 말허믄 시간이믄 열 시믄(면) 열 시, 열 한시믄 열 한 시 여그 와서 이 재물(財物) 이거 쓸 만큼 뚝 뚝 띠가서 땅이 고 논이고 막 사라.?
이렇게 참 명령을 내린게 일곱 살 먹은 놈이 딱 내리가. 그리자 그날 저녁으 와서 가만 있은게 아버지가 지금 시간이로 말이자믄 한 열 한 시쯤 돼서 왔다 이거여. 그 일곱 살 먹은 놈 하도 재미가 있어서, 뭣인지 몰르지
돈인지 뭣인지 몰르고 참 재미가 있어서 가만히 있은게 참 아버지가 오시더니 어머니랑 와서 인자 딱 이야기헌게 참 반가. 그서 밥을 먹는디, 아 그때 인자 손이로 집어서 막 집어 넣는디 그때는 안먹고 가만히 한쪽 구석댕이가 물팍 꿇고 앉었어.
?야, 아무개야 너는 왜 밥을 그렇게 잘 먹는 놈이 어디 아프냐??
?아니요. 내가 식사 끝나믄 내가 얘기를 허겄읍니다.?
그 인자 즈그, 성덜(형들) 다 먹은 뒤여, 즈 어머니가 머라고는고니,
?니가 아마 몸이 괴론(괴로운) 모양여. 근게 아프먼 얘기를 히라.?
근게,
?괴론 것이 없읍니다.?
그서 인자 그 얘기를 헌게 이놈이 일곱 살 먹었놈이라도 머리가 좋았든 개벼. 즈 성은 암말도 않헌디 그 얘기를 힜어.
?어머니 이러고 저러고 헌디 오늘 멫 시찜(쯤)이 왔는디. 어뜬(어떤) 양반이 투구를 쓰고 말여. 이것 참 이렇게 와서 목탁을 침서 말여. 머를(무엇을) 때림서 가자고서 따라갔더니 저그 가먼 그 아무 큰 산이 있잖어요??
?그려.?
?그가, 거 가먼(거기에 가면) 방죽 있지요??
그 저 아버지가 나무 댕김서 즈 어머니랑 댕김서 다 알어.
?응, 그리여.?
?근디 그 할아버지가 올라오라고서 올라가본게, 그 밑이가 뭣인가 막 뽀글뽀글 막 뭣이 그 꽉 찼는디 나보고 쪼매썩 쪼매썩(조금씩) 갖다가 논이고 밭이고 이렇게 지라고 말여 허드라.?
고 말여. 헌게 즈 어머니 저 아버지가 가만히 생각헌게 요것이 일곱 살 먹은 것이 뭣을 알으야만 인정허는디 이것을 인정헐 수가 없어.
?그 자리를 알으먼 니가 날 새먼 갈 수 있냐??
근게,
?아, 갈 수 있다.?
고 말여 근게 인자 즈 어머니 즈 아버지가 머라고는고니,
?얼름(얼른) 날 새게만(새기만을) 바래야.?
근게 또 인자 하루가 이틀 된다 이거여. 날이 안새야. 아 그러고 본게 참 어찌게 날 밝어. 그 지금으로 말허자믄 동이 터서 훤헌 챔인디, 그놈이 인자 고되아서(고단해서) 잔단 말여.
?아무개, 아무개.?
깬단 말여.
?야야, 야야, 일어나라, 일어나라.?
헌게, 버뜩 일어나.
?너 할아버지가 그 방죽에 어떻게 됐다는 것을 기억허겄냐??
헌게,
?아, 틀림없이, 가시대요.?
금서, 지가 앞서서 인자 즈 어머니 즈 아버지가 따르가, 따르가서(따라가서) 본게 참 큰 산으가 본게 틀림없이 그 옹장시암(옹달샘)으서 그 나무허믄 목마르먼 물 퍼먹고 허는데 방죽여.
?아버지 여그 올라와 보시요. 여그 순전 막 이거 있다.?
고 아 인자 저 아버지가 올라왔어. 올라와본게 아 그전에 엽전, 순전 막돈이 꽉 찼어, 방죽에.
?하! 세상천지에 말여, 이런 하나님, 천신(天神)이 말여, 불러왔으니 참 이런 반간일(반가운 일)이 뭐냐.?
고 말여.
?당신도 올라와 보라.?
고 말여. 근게 아 즈 어머니가 올라와 본게 그냥 거그서 기함을 히버맀어. 그리가꼬 막 즈 어머니가 인자 누운게 아들허고 인자 저 아버지고 찜서(끼면서) 어머니 말여, 정신채리고 일어나시라고 말여, 뚜덕뚜덕 헌게 참 어찧게 깨났다 그말여.
?왜 어머니 이렇게 놀래냐??
고 말여.
?내 복이고 내 것이가 있는디 왜 흔히(자주) 놀래냐고 말여 일어나라.?
고 말여. 근게 참 일어나, 일어서서 딱 생각히 본게, 참 다시 한번 올라가자곤게 스니(셋이) 그냥 올라가본게 아 더 올라왔어 돈이. 어머니가 깨나고 본게 막 우그로(위로) 떠올라 왔던게벼. 말이자믄 그럭(그릇)으로 밥푼다고먼 소복이 한그릇 됐던게벼. 하, 이런 거시기가 말여 이렇게 됐냐고 말여, 딱 허니 난게 참 별짝(별일)이여, 참 천신기다 절을 히여 불공을 드림서,
?참 하나님 천신이 말여 이렇게 돌봐서 참 재산을 주니 얼매나 감사허냐.?
고 말여 참 절을 딱 허고 나왔어. 허고서 인자 집이 인지 질로(길로)와. 오다 가만히 생각헌게 글안히도(그렇지 않아도) 갈챔인디 쥔이 까막까막 지달린게. 이 박세원 참 그 재산 멫석 받는 양반이고 헌게 틀림없이 오는디 안와. 이게 뭔일인가 모르겄다고 종을 인자 내서서(내세워서),
?그집이 가봐라고 말여 한씨네 집이 가봐서 뭔 거시기가 있는가 가봐라.?
인자 가본게 사람이 없어. 아이들만 누웠지. 아, 인자 기달린게 참 아들허고 막내허고 두 내오분이 와.
?아이고 참 아자씨 어디를 이렇게 가서 그맀냐고. 그 저 쥔양반이 말여 상당히 기달리고 말여, 혹시 아파서 거시기 허는가 모르겄다고 그렇게 인정허고서 오라고서 왔다.?
고 말여 근게,
?내가 이러 이러 허니 오는 얘기는 못허고 낼 나가서 얘기헐튼게 자네가 먼저 가소.?
인자 보냈어. 근게 인자 심바람(심부름)허는 사람이 다시 말헐 것 없이 인자 갔다 이거여. 근디 인자 박씨네 집이 가서 인자 머라곤고니, 그 쥔
쥔이 생각혀, 생각허고 본게 사실 참 별일이여, 몸이나 참 아프먼 허지만 일년 이년 삼년 멫년 살아도 참 맘이 다시 없고 참 어려워서 그렇게 와서 허는디 그 참 거시기를 혀. 안양반이 가만히 생각헌게,
?수십년을 우리 집이서 살았는디 우리가 도와주든 못허고 아마 배신(背信)이 났는 게비요. 인자 오먼 우리가 참 아무 논이서 몇 마지기 주어서, 양반을 주어서 살아 봅시다.?
허고 인자 두 내오(내외)가 인자 이 얘기를 허는 판여. 근게 저 인제 그날 아침이 인자 지금으로 말이자믄 종을 네 시 종치는디. 아, 이놈이 지달른게(기다린게) 시간이 안와. 얼른 쫓아가서 얘기를 히야겄는디, 그냥 어물어물 허다가 참 늦잠이 들었는디, 지금으로 말이자믄 네시 종치는디 여섯시나 돼서 일어나서 깜작 놀래서 얼른 가야 헐틴디 시간이 늦었다고 말여. 두 내오분이 참 손을 잡고 간다 이거여. 가서 본게 줜양반은 인자 그 대문 밖으서 가만히 오는가 안오는가 그것을 항상 질을 본게 두 부부(夫婦)여 막 손을 잡고 와. 온게 인자 머라곤고니 참 아마 우리집서 멫년 살고서 말여 오직이야 늦은게 아마 저렇게 딱 맞춰가지고 오는게비다 허고 참 기가 맥히여. 그서 내 논 참 우리 안식구가 논 몇마지기 주라는 것이 사실이 옳다. 그런 생각허고 참 있어. 인사를 꾸뻑 히여.
?어쩐 일로 박세환이 이렇게 지달르고(기다리고) 있냐고 우리가 늦어서 이렇게 있냐??
고, 인사를 꾸벅 헌게,
?허허 그런 말씀이 어딨냐고 말여 집이 들어가자?
고. 인자 그때는 참 마루서 밥 먹는디 안방으로 모셨다 이거여. 모시갖고 딱 있는디 뭔고니 사실 얘기를 죽-힜어.
?그러냐. ? 고.
?그러므는 사실이라고 허는디, 내가 사실 얘기를 허는디 살은 것이 시방 십 오 년 이상 살았는디 사실로 내가 이차이차 허는디 멫일날 이리서 이렇게 혀서 일곱 살 먹은 놈이….?
이러고 저러고 헌 이얘기를 인자 죽-줜보고 허는 거여. 그 쥔이 본게가만히 생각히본게 참 맘이 옳고서 참 신선헌디 이건 참 도와줄[말을 바꿔서] 그 안이 못 도와준 것이 참 원이여. 그 참 쥔이,
?사실로 그맀냐. 그러믄 참 잘됐다고 말여. 그러믄 참 좋은 계기가 있은게 이런 거시기서 허라.?
고 말여. 그리서 인자 작별을 허고 인자 음식을 같이 참 겸상을 허고 밥을 먹고 내 식구마니로(식구처럼) 지냄서 웃었어.
?이만 즈이 집이를 가겄소.?
말여. 갔어.
?아버지.?
?왜 그려.?
어머니 오시냐고 인사를 딱 험서 아랫묵으로 턱 허니 지가 아랫묵 딱 가운데 앉으갖고는 어머니 아버지 오셨는디 웃묵으 앉이고 허는 말이 뭔고니,
?오늘부텀은 나이는 즉도(적어도) 나 허라는대로 히야만 우리집 재산이 늘지(늘어나지) 글안이믄 지 말 안들으먼 이것이 허사가 됩니다.?
이거여. 어머니 아버지가 허는 말이 뭔고니,
?내가 사실로 말히서 느그덜 내 뱃속으서 난 자식이지만 너 허라는대로 내가 헐 틴게(할 테니까) 니(너) 허고 싶은대로 허라.?
?오늘 부텀 허는디 이 인자 동네서 우리가 젤 못살었는디 누구보고 인정히야 인정을 안헐거요. 그런게 아버지 친구나 어머니 친구라도 다정헌 친구에 땅이먼 땅, 뭣이고 나오먼 그 얼매 나오먼 얼매를 참 사게끔(사도록) 혀서 우리 보고 얘기를 허게 헐 수 있소??
이얘기 힜어. 근게 가만히 생각헌게 밥만 먹으먼 새복으 나가지 밤으
들오는디 친구가 어디가 있어. 근게 돌아서서 싸릿문 배깥이 나가서 가만히 생각해 본게 친구가 있으먼 뭤이 있어. 새복의 나갔다 밤으 들오는디. 참 눈물을 흘림서 들왔어. 근게 일곱 살 먹은 놈이 알어. 싹(전부)알은게,
?어서 걱정 말으시고 앉으라.?
고. 그 즈 어머니는 인자 사방을 댕기본게 즈 어머니 역시 한가지여. 그 여자가 인자 혹시나 인자 아는 사람이 있으까 하고 본게 그 양반도 역시 그려. 참 눈물을 흘리고 와.
?어머니 앉으시오 말여. 우리가 몇살부텀 어머니 아버지가 고생힜는디 친구가 뭐 있으며 범자(범자)가 누가 알겄소. 내가 잘못이우.?
그 눈물을 흘리고 울어. 일곱 살 먹은 놈이 뭔고니,
?내가 나가면 나도 역시 그려. 가만히 있으먼 인자 아무개가, 이렇게 있으먼 찾을 양반이 있을 거요. 염려말고 우리가 식사를 허자.?
히갖고는 참,
?어머니 식사를 주라.?
고 히서 밥을 지어서 참 쭈구리고 앉어서 밥을 먹는디 본게 참 천석보담 만석 본 놈보단 더 참 맘이 좋아. 웃음을 웃고 말여. 육장(계속) 웃었어. 웃고서 인자 딱 나오는디 아 동냥허로 사람이 둘이 와서 동냥 도라고 혀. 일곱 살 먹은 놈이 딱 나와서,
?아저씨 아저씨들 보다시피 이게(이렇게) 짚물 흘리고 어머니 아버지 남의 집 고용히서 밥 먹을 디 없고 이렇게 고상허고 살던딘디(살던 곳인데) 내 앞으로 일년내에 내가 잘 살어 볼틴게 그때 오시먼 내가 참 달르게(다르게) 내가 잘 헐틴게 가시라.?
고, 근게 가. 갈 때는 인자 산신령이 그렇게 심바람(심부름) 시긴다 이거여. 저놈이 어찌게 맘이 돌아가나 저 맴(마음)이 옳게 갖고 있나 그렇게 위혀서 산신령이 시켜 시키봤어. 그러고 나간게 한번은 인자 그 동네서 참 부자집이서 논을 판다고 근게,
?얼매가 되느냐??
고 지금 말이자믄 참 천원이믄 얼매, 인자 멫평(坪)이먼 멫평, 이런 인자 거시기 되겄소. 말만 허믄 참 금시(검사)를 혀. 만 원이믄 만 원, 딱 히놓고는 인자 세필지먼 만원 그먼 인지 거가서 일곱 살 먹은 놈이 딱 가서 인사를 딱 동서남북 딱 험서,
?그저 땅을 얼만큼 사가지고 인자 돈을 얼매 갖고 오겄읍니다.?
그저 그놈만 얘기허먼 그전이 엽전돈이라 딱 찔러서 그놈 한 뭉치만 자기가 말혀서 쏙 나와. 그먼 그놈 미고 와. 심(힘)을 들고(들이고) 미고 와. 그먼 인자 즈 어매 아버지가 가만히 생각헌게 암말도 않고 나왔은게 이놈이 어떻게 됐는가 허고 보러 나가. 나가 본게 저그서 막 뭣을 끙끙 미고와,
?여보 저 뭐냐(무엇이냐?)?
고 말여. 풀을 막 흔들면서 오닌게 저놈이 옴서 안뵈야. 이 저 온단 말여.
쫓아가서 본게 돈, 막 돈을 엽전을 끌고 와 인자,
?너 어서 나왔냐??
?예.?
어머니 아버지 보고,
?그것이 산신령이 중이 본낸 디로, 그리서 내가 돈을 갖고는디 꼭 그놈만 빼주는디 땅값만 주는겁니다요 이놈만 치루고 오쇼.?
말요. 그 미고 가서 땅 파는 디 가서 갖다 줘.
?얼매요.?
근게, 돈 만원이믄 인자 세필지 만원이라 그 꼭 뭐 남도(남지도) 않고 돈이 딱 맞어. 쥔이 시본게(세어본게) 딱 맞어. 그 자기 앞이로 인자 그놈을 지어. 짓고서 인자 또 지어. 그먼 논만 나먼 또 사. 그러고 헌게 참 지금으로서 나포면이로 허믄 나포면을 거반(거의) 샀다 이거여, 그 아이가. 그러고 근게 참 지금으로 말이자믄 지서나 동네 으런(어른)들이나 누구나 생각허고 헐 때 아무 것도 없고 아무 거시기도 없는디 땅덩이 사 돈 들어와 이것 이상허다 말여. 이거 안된다고 말여, 지금으로 말하자믄 참 면이
서 히갖고는 지서 참 지서서 불렀어. 지금 말허자믄 지서서 딱불러갖고서 ?야 이놈아 너 어디 살으며 너 어찌게 혀서 얘기를 혀라.?
?예 저도 참 아무 죄도 없소.?
그 얘기를 죽-허라곤게 그 얘기를 죽 히여.
?참 어머니 아버지가 그 박씨네 집이서 부자집이서 머심을 멫수십년 살았는디 밥을 얻어다 먹고 이렇게 살았는디 한번은 본게로 어느 중이 와서 이렇게 혀서 돈이 왔으니, 저를 정 인정 못허믄 저고(저하고) 갑시다말여 그먼 뵈겄읍니다.?
아, 저 전부 머 어디가 참 꼬집을 디가 없어. 그렇게 히가지고 지금으로 허믄 참 시방으로 참 연락을 참 히어본게 뭐 틀림없어.
?그먼 우리가 말허자믄 그럼 거기를 가보자.?
어린애를 일곱 살 먹은 놈 데리고 갔어.
?아자씨 올라오시요.?
올라와서 가만히 본게 아 그냥 눈이 혼동허고 죽을 지경여. 돈이 쌨어. 막 이리 됐다고 말여. 지금 말허자믄 인자 방송(放送)허고 얘기를 헌거여.
?아무개 참 이렇게 히서 아무 산이서 이 돈이 났다.?
고 막 근게 아 막 별수없어. 아, 그서 땅을 사놓고 그렇게 허고 본게 일곱 살 먹은 놈이 뭔고니.
고 말여. 근게 일곱 살 먹은 놈이 벌써 알었어. 산신령이 다 시긴게 꿈으로 선몽히서 다 알은게.
?자 어머니 아버지 이만큼만 되먼 인자 배가 이만큼만 되믄 더 나오잖어요. 근게 자 이런 오두막집이서 물이 줄줄 흘르고 풀이 훈듯허니 우리가 집이 급헌게 집부텀 집시다.?
아, 그먼 정말 더 기쁘지. 참 더혀. 지금 말허자믄 인자 한 삼십 한 오십리(里) 되는디, 그놈 참 귀(구)헐라믄 군산 같은디 나올라믄 참 그 귀(貴)혀. 아무디다 집 짓고 이런 사람을 택해 볼라곤게, 지금 말허자믄 인자 목수가 와서 인자 이렇게 헌다고려. 그먼 저렇게 히서 살 수가 없는디 저사람은 인정헐 수가 없어. 곧이를 안들어. 대답을 혀도.
?그먼 정 못허머는 나 따러가자.?
말여. 아, 그 가본게. 그 동네 가서 동네 한 양반 두 양반 와서 인자 그때는 참 사람 하나 안뫼었는디(안 모였는데) 자꼬 돈 났다고 논사고 헌게 사람이 동네양반들이 모두 그냥 모다들(모두들) 와서 도와주고 놀아. 근게 집을 진다 헌게 그 인자 한 십리(十里)나 그전이는 드문드문 동네가 있은게 한 오리(五理)되는 디서 안씨 아무개가 이렇게 됐응게 구경이나 가자 허고는 지금으로 말허믄 자꾸 사람이 와. 모아들어 본게 일류가는 목수, 잘허는 양반이 와서 집을 짓게 되야. 근게 그 양반들이 딱 맡었어. 지금 말허자믄 오칸이먼 오칸, 인자 집을 딱 맡어갖고 지고 오막집 옆으가 딱 집을 지었어. 집을 짓고 인자 딱 일곱 살 먹은 놈이 가만히,
?아, 어머니 아버지 말여. 동네마다 새복(새벽)으 댕김서, 아버지 성명(姓名)을 몰를 거요. 아무개 동네서 집을 짓고 살은게 아무날 메친날(몇일날) 놀로오쇼라고 인자 자꼬 고(告)를 허믄 놀로 올 것요.?
말여. 그서 인자 참, 참말로 멀리 댕김서 말여,
?내 아무디 사는디 집을 짓는디 한번 아무날 내가 집을 짓는디 한번 놀러오시라.?
고 말여. 하 이것 가만히 본게 미친 사람도 아니고 참 얻어먹는 사람인디 그 동네 이름은 아는디 읎고.(2)[그런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지금 말허믄 심심헌게 놀러가자고 어찌게
되는가 가자고 참 가본게. 아 집을 짓는디 참 집을 지놓고는 참 아들 참 삼형제 딸 하나나 허고 사는디 술상을 참 채맀는디 참 잘 채맀어. 그서 인자 동네 어른을 오신 양반만 대접을 딱 인자 히였어. 허고서 참 거그서 갔어. 그서 그 이튿날 저녁으 자는디 그 산신령이 머라고는고니,
?너는 아무 것 말고 인자 아무 대접 말고 인자 이놈 갖고 평상(평생) 살다가 만약에 거그럴 갈 적으는 참 ?나무애비…? 뭣 찾고서 이렇게 문을 열으면 문 열리지 그외에는 없을 것인게 한번 히보라.?
헌게. 참 논을 짓고 살은게 지금으로 말허믄 머심을 하나 두어 둘 두어 참 사는디, 인자 머심을 두고 인자 그 농사를 그 이듬해 지었다. 그 말여. 농사가 참 잘됐어. 잘 지어서 참 수확을 히서 그전이 박씨네 집 노적 쌓듯이 참 노적을 싸놨어. 싸놓고 본게 저 아버지는 참 저 어머니 생각헌게 세상천지 안먹어도 배불르고 근게 아버지가 뭐라고 허는고니,
?야 이것 꿈이냐. 깨면 깨지는 것이냐? 실지냐(사실이냐)??
이런 다짐만 자꼬 받어. 그러고본게 사실로 멫일 지나도 그 재산이 있어. 그리가지고 한번은 산신령이 뭐라곤고니, 맘을 먹게 해서. 동냥어치한 삼십 명이믄 삼십 명을 막 몰아대서,
?자오간 느가 멫이 가서 밥을 인자 채리와 뭣허믄 무조건 먹어봐라.?
즈 어머니가 밥을 푸는디 날도 안샜는디 밥을 푸는디. 즈 어머니가 밥을 푸고 저 아버지는 인자 방으 앉어서 얘기를 허는 참인디 하나 둘 도라고서(달라고 해서) 한 그럭(그릇) 주먼 도망허고. 또 한 그럭 주먼 도망허고 도망허고 도망헌게 그 인자 즈매(어머니)는 암말도 않고 주드래여. 나중엔 풀 것이 있어야지. 나중에는 그냥 얼굴이 우습게 생기고 불그스름헌 아주머니가 와서 허다못혀 먹을 것이 없으면 누름밥이라도 말여 훌터먹겄다고 수그락을 대야. 그도(그래도) 말을 않고 들어갔어. 일곱 살 먹은 놈이 벌써 알어.
?어머니 참 기특헌, 하나님이 참 도와준 일인게 참 기특허게 잘 혔다.?
고 말여. 아 그렇게 헌게 다시 말없이 밥을 헌게 그 뒤로 안와. 밥을 먹
고 나온게 그전에 중이 묵탁을 쳐 대문이서. 딱 딱 치고 아 그리고 본게 즈 어머니 즈 아버지는 몰라. 일곱 살 먹은 놈이 쫓아가 쫓아가서,
?아저씨 인자 오싰냐.?
고. 막 손을 잡어서,
?들오시라.?
고 근게, 참 밥을 히서 잡수고 나온게 뭐라곤고니 참 그얘기여.
?느는 믿는 것이 뭔고니 첫째 하나님 믿고 그리서 좋은 거시기로 좋은 복이 왔다.?
고 험서 거가서 사라져. 그렇게 히서 끝나번짔어요. 얘기는 그짓말이래요.
<산신령과 꼬마>
전라북도 옥구군 나포면, 1982.08.16., 제보자: 이시문, 전라북도 채록
[출처]: 한국학통합플랫폼(https://kdp.aks.ac.kr/)
일곱살 꼬마가 도사를 만난다. 산더미같은 엽전은 꼬마가 앞으로 공부하고 도를 트는 과정에 들어갈 교육비가 되고 부모에게 땅과 집을 제공한 종잣돈이 된다. 산신령이 돕지 않고는 집도 못 구하고 고등교육도 어렵다. 신이한 힘 아니고는 팔자가 필 틈이 없다. 만년 재개발 예정지에서 조합원들과 다툼이나 할 팔자다. 신령에 대한 믿음만 있다면 치솟은 공사비에도 재개발이 전광속화 재개되고 분담금 잔금 치르고도 자녀 고등교육에 혼례는 물론 2세 양육까지 '돈워리'라면 정말 그대는 산신령을 대출 은행 금융권보다도, 공인중개사, 감정평가사 보다도 신뢰할 수 있고, 입시 컨설턴트보다 신용할 수 있겠는가?
경상남도/진양군/미천면
[미천면 설화 35]
미천 5 앞
오방리 상촌
김맹순이 베틀노래를 부르고 나자 점잖은 이야기를 하나 하겠다면서 이것을 이야기했다. 옆에 앉은 청중이 방귀를 지나치게 뀌어서 장내가 소란했다. 이야기가 끝나자 청중들은 도사가 두 사람을 살렸다는 등 설왕설래했다.
옛날에〔청중:진(긴)거 하지 말고 짤막짤막하이 해라.〕영감 할맘이 둘이 살아. 둘이 살아. 〔옆에서 듣고 있던 청중 가운데 한 사람이 갑자기 방귀를 뀌는 바람에 한참 떠들다가.〕만득(晩得)에 아들로 하나 낳았어. 만득에 아들로 하나 낳았는데, 서지(書堂)인자, 〔입속말로 중얼거려 청취불능.〕 서지 댕기는데.
하루는 서지 갔다 오디이(오더니) 아아(아이)가 말도 몬(못)하고, 울도 몬 하고, 아아가 죽을라꼬 거석을, 거석을 하거덩. 그란께네 만득에 아아로, 아아로 늦가(늦게) 그래 하나 낳아 놓고, 참〔얼버무리며〕 금싸래기겉이(같이) 키우는데, 울도 몬 하고 말도 몬 하고 한께네, 어데가 아프다 소리도, 물어도 말도 몬 하고. 영감 할맘이 영 아랫방서 마〔머뭇거리다가〕 그래 쌓는데….
들와 갖고 그래 본께네, 아아가 새파래(새파랗게) 잠가져(까무라쳐) 갖고 말도 몬 하고 우도 몬 하고, 그, 그 지경인데, 닭히(닭이)한 마리….〔말을 고쳐서〕
“집에 닭, 닭 미이나(기르느냐)?”
쿤께네, 닭흘(을) 미인다 쿠거덩예. 그래,
“산 닭흘 한 마리 잡아 가지고 모가지를 팍 쫏아서 생피로(를) 아아 모가지에다, 아아 입에다 대라라(디루어라).”
쿠거덩예.
그래 인자 닭흘 모가지를 떼 갖고 피로 갖다 아아 입에다 대란께, 큰 똑 손바닥 겉은 지네가 한 마리 활딱 뛰이 나오거덩, 아아 입에서.
그런께, 이 아아가 인자 이 피리를 이 이 인자 거머잡고, 학교 갔다 오머 지락질로(장난으로) 인자 이리 피리로 부, 부, 분께네, 어마이고 아바이고 인자 그 피리로 부지(불지)마라, 집에서도 부는 거 아이라꼬(아니라고)부지 마라 쌓던가배.
그런께 서지에 가암성(가면서) 그 피리로 가다가 함(한 번) 불고, 대 밭 속에 인자 대밭에다 갖다 옇어(넣어) 났어. 〔청중 1 :거어(거기) 지네가 드 드갔구나.〕그란께 그 인자 피리 안에 지네가 드갔던 모넁(모양)이라. 드가 갖고 인자 갔다 와서 인자 피리를 분께네, 지네가 마 목구녕으로 드갔던 모넁이라. 그래 갖고 생피로 디란께네 큰 똑 도매 겉은, 거석 겉은 그 숙(숫)지네가 한 마리 툭 뛰어나오거덩. 그래 놓으이 마 아아가 마, 〔청중2:
아아가 하예 가지고.〕아아가 고마(그만) 살아나거덩예.
그래 고마 그래 낳고는(놓고는) 노인이 두 말도 안 하고 고마 간다 쿰서 나서서 가는 기라예.
간께네, 참 이 노인(1)[아들을 낳은 노인.]이 살림은 있는데, 아아, 만득에 그 아들 하나 낳아낳은께네, 돈도 마이(많이)있고 이런 사람인데, 무슨 공을 해야(2)[무슨 보답을 해야.] 이 공을, 넘(남)공을 하꼬(3)[보은(報恩)을 할까.] 싶으거덩. 그러이(그러니) 그 사람들은 산신령인가, 뭐 뭐 예사 손님인 줄 알고 있지. 그래,
“내가 공을 해야 될 낀데(것인데) 무슨 공을 하까냐꼬?”
쿤께네,
“나는 다른 공도 아무 필요도 없다.”
쿰서 고마 나서서 가거덩예. 간께네,
“그래 우찌 됐든지 마 돈을 요구하는 대로, 돈을 요구로 하머 요구하는대로 디릴 끼고, 재산을 요, 요구로 하머 요구하는 대로 디릴 끼마꼬. 말씸(말씀)을 하라.”
쌓거덩. 그래,
“아무것도 필요도 없고, 꼭 자기가 마음에 성의가 있거더마큼(있는 만큼), 성의가 있거더마큼 자기 성의대로 마 아무데 우편으로 부치, 부, 부치 도라(달라), 부치 도라.”
쿠고 고마 가 삐거덩(버리거든).〔테이프 뒤집음〕
그래 그 노인이 인자 나서서 갔는데, 나서서 가 갖고 인자 그러구러(그럭저럭) 저물어서 인자 어느 여관으로 드갔는 기라. 여관에 들어 드가 갖고, 저문데, 저녁(저녁밥)을 한 상 채리 도라 쿤께네, 이 주인이 저녁상을 갖다가 좀 섭섭하기(섭섭하게) 좀 해가(해서) 채리 주던 모양이라요. 그란께네 그 노인이,
“오늘 밤 열 두 시만 되머 죽을 년이 네가 저녁상을 이리 섭섭하기 채리오느냐?”
쿠거덩. 그란께네 이 주인이,
〔어림 없다는 말투로〕“아이가, 그 영감이 우습다. 와(왜) 내가 죽을까부냐꼬?”
마 펄떡 뛰거덩예. 와 내가 죽을까부냐꼬 펄떡 뛰거덩. 그래,
“오냐, 보, 보자. 안 죽는가 보자.”
그러 쿠고 저녁을 묵고(먹고), 묵고, 앉아가 있은께네, 지도(저도) 가서 인자 가만 생각을 해 본께네, 저 노인이 뭐로 좀 아는갑다 싶으거덩요. 그래 다시 와서,
“그래 우째서 저 저 저 낼로 죽을 끼라 주, 죽을 끼라 쿠느냐꼬?”
그래 물은께네, 그래,
“니는 안 죽을 끼라 안 캤나(했나)? 안 죽을 끼라 캤는데, 안 죽는바, 안 죽는, 사, 살 상 싶으거덩 살아 봐라.”
덩달아 그 노인이 그란께,〔말을 얼버무리며〕그럼 살리 도라꼬 한다 말입니더. 살리 도라꼬. 안 죽구로(죽게)해 도라 쌓은께네, 그래,
“그러모 내 시킨 대로 해야 니가 안 죽지, 내 시킨 대로 안 하머 니가 죽는다.”
쿠거덩요.
그란께네 이 여자가 본 남자로 놔 두고 인자 새치기(4)[姦通.]를 좀 했던 모양이네. 그란께네 인자 그 날 남자가 오데(어디) 출장나간다 쿰서 오데 나가 비맀어요(버렸어요).
나가 비리고 그래 인자 밤, 밤중이 돼서 와서 대문을 뚜디림서는(두드리면서) 술 도라꼬 찾거들랑 함부래(아예) 문을 깨라 주고 인자.(5)[‘문을 끌러 주지 말고.?라고 해야 할 부분인데 제보자가 실수한 곳임.]그런께 인자 문 여는 소리를 낼 때는 저거 남자가 문소리 낼, 낼 때는 인자, 인
자 알고 지내는 그 사람 목소리로 내고 인자 소리 할 끼라예.
그래 문을 깨람서는(열면서), ‘문을 뚜디림서는 문좀 깨라 주라 쿠거덩,? 그란께네 이 여자가 노인이 시키기로, ‘문을 깨라 도라 쿠거덩, 그래 이 야밤에, 아인(아닌) 밤에 누가 밤에 와서 술도라 쿠느냐꼬? 문 안 깨라준다꼬.? 하고, 거석을 하고 나가지 마라 쿠거덩요.
그래 인자 그 노인이 시키는 대로 참 와서, 참,
“아인 밤에 누가 여어(여기)와서…술 안 판다꼬. 안 팔 끼라꼬. 가라꼬.”
마 호령을 한다. 그래 가 가지고 또 조끔 있으이(있으니) 또 와서 그래쿠거덩요. 그래 인자 세 번째는 와서 그래 쿠거덩 문을 깨라 주라 쿠는 기라예. 그래 인자 두 번째 와서, 〔말을 더듬거리며〕글캐도(그래 말해도)인자 문을 안 깨라 주고 있었는데, 그래 세 번째는 자기 남편 소리를 하면서는 문을 깨라 도라 쿠거덩예.
그래, 나가, 쫓아 나가서, 세 번째는 자기 남편 소리로 함서는(하면서), 목소리, 목소리로 냄서는 문을 깨라 도라 쿤께, 쫓아 나감서는(뛰어 나가며),
“아이구, 오늘 몬 오실 끼라 쿠디마는 우찌 저물가(저물게) 오시느냐꼬?”
그란께네,
“내가, 오늘 내가 아무래도 그냥 갔이몬 오늘 몬 올 낀데 가다 내가 회향해가(6)[回向해서.] 온다.”
그 쿰서 들오거덩. 그래 그자 돌오, 돌와 갖고는, 남자가 가, 가, 가슴에다가 시퍼런 칼로 한 개 딱 내 놤서는, 시퍼런 칼로 한 개 내 놤서는 물팍(무릎)을 치면서는, 물팍을 이래〔자기의 무릎을 손으로 치면서〕탁 치면서는,
“까딱그랬이믄(7)[아차 했으면.] 자네가 이 칼에 죽을, 죽을 꺼로(것을), 죽을 꺼로 살았다.”
이래 쿠거덩예. 그란께 인자 처음째, 두 번째 인자 알고 지내는 그사람 목소리로 내고 올 때, 그 작(때)에 문을 깨라 주러 나갔이모 고마 칼로 갖고 그 여자로, 인자 저거 여자로 찔러 직일 낀데, 그런데, 인자 두번째 인자 두 번이나 그 소리로 해도 안 나온께네, ‘아, 내가 넘거재엤지(8)[오해했지.] 그럴 사람이 아이구나(아니구나).? 인자 자기가 반성을 했는 기라.
반성을 해 가지고, 세 번째는 인자 문을 깨라 줘서 들와, 들와 갖고, 그래 칼로 이래 내 놓음서로〔청중:도사가 시키서…〕물팍을 치면서는,
“까딱 그랬이믄 자네가 이 칼에 죽을 꾸로 내가 잘못 생각했다.”
쿠거덩예.
그란께네 인자 이튿날 아침에 자고, 노인이, 인자 새북에(새벽에)히붐한데(9)[새벽의 여명을 가리키는 말.] 인자 나오는 기라. 이 여자가 그 노인 공을 참, 무슨 공을, 지가 죽을 낀데, 그래 않으모(그렇지 않으면)죽었을 낀데, 그 노인 땜에 살았는데, 무슨 공을해야 되겄나 머 안 거석 하겄읍니꺼? 그런께,
“돈을 내 요구하는 대로 드릴 낀께(것이니까) 우쨌던 요구하라.”
쌓거덩예. 그란께,
“나는 돈도 필요도 없는 사람이고, 나는 돈도 필요도 없는 사람이고, 꼭 마음이 있이믄 니 성의대로 아무, 또 거어(거기) 아무데로 우편으로 그리 부치 주모 된다.”
이래 그래 쿠고 마 가 삐는(버리는) 기라예.
그래 그 질로 인자…〔청중:두 사람을 살맀다.〕하모, 두 사람을 살리 놓고, 짚은(깊은) 산골로 인자 드가는 기라. 드간께네, 한참 숲속에 드간께네, 쪼끄마한 이리 나무를 이리 띳집(10)[움집.]을 이리 지이나(지어)놓고, 움막을 지이나 놓고, 처지(처녀)가 하나 거어 혼자 있는 기라예. 그래서 인자 그 처지로 보고,
“그래 거 아가씨는 우찌 이리 짚은 산골에 혼차 이리 있는냐?”
물은께네, 그래,
“그래 할아부지, 그기(그게) 아이라(아니라), 내가, 아버지가 무슨 거석을 해 가지고 돈을 거래로 해, 거래로 해 가지고 시방 아버지가 징역을 사는데, 징역을 사는데, 돈이 없어서 아버지로 빼내도 몬 하고, 내가 여기서 석 덜 열흘 산지(山祭)불공을 지내고 있읍니더.”
그래 쿠거덩예. 산지 불공을 지내고 있다 쿤께, 그런께나, 그러모 인자 오늘 지녁이 마지막이라 쿠거덩예. 오늘 지녁 마, 오늘 지녁어 산지 불공지내머 내일은 갈 끼라 쿠는 기라예.
“그래 인자 오늘 저녁 석 덜 열흘짼데, 마지막 인자 지내먼 오늘 지녁자고 내일은 갈 깁니더.”
이래 쿠거덩예.
“그라몬 내일 가거들랑 아무데 거어 우편을 하믄 돈이 아무 거 와 있을끼다. 그 돈을 갖고 니가 우째 해결하고 해라.”
이래 쿠거덩예. 그래 참 그 그 산신령은 그 질로(길로) 그래 캐 놓고 마 그 자리서 고마 없어져 뿌리는(버리는) 기라요. 없어져 버리 삐고, 그래 그 처지가 지가 사는 곳에 가 가지고, 참 아무데 그 우편으로 간께, 이 두사람 살린 데서 돈은 그래 부치 줘 가지고, 〔조사자:옳지.〕그 돈을 찾아갖고 저거 아부지 해결해 가지고, 저거 아부지하고 그리 잘 사더랍니더. 〔조사자:예예.〕〔청중3:세 사람 살맀다.〕〔조사자:세 사람 살맀다〕
<산신령의 기행(奇行)>
경상남도 진양군 미천면, 1980.08.04., 제보자: 김창석, 경상남도 채록
[출처]: 한국학통합플랫폼(https://kdp.aks.ac.kr/)
구연상황
“이얘기야 많지”하며 계속 들려 준 이야기다. 청중의 호응도가 상당히 컸다.
채록내용
대구시/서구/중리동
[대구시 설화 71]
T. 대구 13 뒤
서구 중리동
“이얘기야 많지”하며 계속 들려 준 이야기다. 청중의 호응도가 상당히 컸다.
또한 사람도 그 집에도 영감 할마이, 아들 하나 놓고 사다가 할마이가 죽었어. 할마이가 죽으인께 고만, 신랑은 군에 갔제 군에 가고 없제 시아바이하고 둘이 살아요. 그래 사다인께 신랑이 전사 당했다 그래요. 그래 전사를 당했다 거인께, 아이구 고만 미느리하고 시아이하고 둘이 사인께 전사로 당해이 우앤다 말이고 머 인젠 군에 가 죽은 거 할 수 없제. 기양 사다인께 자꾸 미누리 시집가라 거래 모도,
“까이, 늙은 시아바이하고 살마 머 하냐꼬, 시집가라.”
꼬. 자꾸 시집가라 거이 차마 시집을 갈라 거이 그 홀 시아바이로 나두고 시집을 못가. ‘내가 없으만 누가 밥을 해주고 옷을 해주꼬’ 시아바이가 불쌍해서 시집을 못 가요. 시집을 못 가고 고디로(그대로) 있다인께네,
“에유, 그까짓 늙은 영감 그 자꾸 밥해 조고 살마 머 하냐꼬 시집가라.”
꼬. 맘이 솔곳해 시집을 갔어 참. 시집을 간께 달은 화안하고, ‘아이고 내가 없어 누가 오늘 저녁을 밥을 해 좄이꼬. 아무도 밥해 줄 사램이 없고’ 그래
뒤안에 이리 돌아가이께 잔차집이라꼬 뒤안에 도장아 불이 있더래요. 도장에 드가인께 돼지달구리가 하나 있더라네. 도장에. 촌에 왜 저 대래끼(1)[‘다래끼’의 방언, 다래끼란 입이 작은 바구니이다.] 잘 걸어놓지 왜. 그래 인자 대래끼다가 돼지다리로 띠담아가주고 삽짝꺼리 나서서이, 오디로 왔는동 알 수가 있이야디제, 고오 고오오 섰다인께로, 갖다 줄라꼬. 그래 오데로 왔는동 아지를 못해가주고 고오 섰다인께 호랭이가 한 마리 와가주고 꽁댕이를 설렁설렁 치더래여, 그래,
이게 산신령이 업어 왔어. 그 그그 새댁이 업어다 주던 호래이가, 하도 어른을 삼긴께 신랑을 찾아가 주잤거덩(주었거든). 그래가주고,
“하이구 야야, 니가 우짼 일이고?”
“내가 왜 열 왔으꼬. 내가 오올 보초를 섰는데.”
보초 서다가 잠이 와서 자불렀다 그러. 그래 인날 아이기 땜에 군에 갔
지. 옛날은 군에 없었는데. 그래인께 그 남핀이 와가주고 시아바이하고 잘 살고. 그래 그 어른을 싱기노이께 그까짓 영감 모르고 하도 고만 가 살았으만 괜찮을겐데 시아바이 생각을 하인께 호랭이가 이 사람 업어다주고, 그 사람 업어다주고 하쟎애.
산신령이 도와 준 효부
대구직할시 서구 중리동, 1983.08.29., 제보자:김분선, 경상북도 채록
[출처]: 한국학통합플랫폼(https://kdp.aks.ac.kr/)
구연상황
서기율씨가 ‘이퇴계보다 나은 조남명의 도술’을 이야기하자, 옆에서 듣고 있
던 제보자가 그것도 이야기냐는 식의 표정을 지었다. 조사자가 슬쩍 “어르신 이야기가 참 좋던데요.” 하고 추켜 세웠더니 바로 이 민담을 구술하였다. 흔히 들을 수 있는 효자 이야기지만 재미있게 이야기해 주었다. 효성이 지극한 효부 효자에게 산신령이 동삼을 주어서 잘 살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그 산신령은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 때문에 오게 된 것이었다는줄거리이다.
채록내용
경상남도/의령군/봉수면
[봉수면 설화 21]
T. 봉수 2 뒤~3 앞
서암리 서암
서기율씨가 ‘이퇴계보다 나은 조남명의 도술’을 이야기하자, 옆에서 듣고 있
던 제보자가 그것도 이야기냐는 식의 표정을 지었다. 조사자가 슬쩍 “어르신 이야기가 참 좋던데요.” 하고 추켜 세웠더니 바로 이 민담을 구술하였다. 흔히 들을 수 있는 효자 이야기지만 재미있게 이야기해 주었다. 효성이 지극한 효부 효자에게 산신령이 동삼을 주어서 잘 살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그 산신령은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 때문에 오게 된 것이었다는줄거리이다.
이 호부 호자(孝婦孝子) 이얘긴데, 그 호부야말로 지(자기) 잘 묵고 호부 노릇을 몬 하는 기고, 또 호자 역시도 지 잘 묵고 호자 몬 하는 기라. 이 호부 호자가 고공살이로 해, 고공살이.
그 인자 남편 되는 사람은 등이 새에(1)[등 너머 사이에] 참 어느 부잣집에 가서 넘우 집 살고(남의 집살이하고), 부인은 산채를 해가지고, 말하자면 산나물로 뜯어가 마 그걸로 팔아가지고 용돈도 씨고 가정을 이끌어 나가는데.
그 인자 편모를 한 분 모시고 있는데, 아주 노령에 계신데, 그 [조사자 : 예?] 편모라 커마 결국 인자 홀로 계시는 시어머니 모시고 떡…. 항상 인자 일은 무얼 하는고 하이, 그 인자 부엌방에 [말을 바꾸어서] 이 집도 참 구차하게 산께 울도 담도 없는 집인데, 큰방이 있고 인자 부엌, 부엌에 드가 가지고, 쪼그만한 방 하나 딱 물레 하나 들(들여) 놓고, 시어머니가 거처할 만한 고런 방을 하나 마련해 가지고, 항상 인자 질쌈을 하는데, 물리(물레) 이넘을 인자 참 꼭지(꼭지 마리)를 쥐고 세월로 보내는데. 그러구로 인자 거년간(2)[‘수 년간’을 이렇게 표현한 것 같다.] 한 해 두 해 지내고, 수십 년 인자 참 그 물리 꼭지를 가지고 참 질쌈을 하고.
그러구로 인자 시어머이 되는 사람도 연수(年歲)가 벌써 환갑 진갑 지내가지고 서산에 지는 해와 같이 참 기운이 기울어지고. 그러이 인자 항상 그 인자 그 남편 되는 사람이 생각에 장 어머이 뭘 좀 맛 있는 거로 해 드맀이마 싶은데, 뭣이 있이야 마 해 주지. 항상 새겅(새경) 그거 받아가지고 마 일상생활 하마(하면) 마 고만이고, 또, 산채 그 넘 뜯어가지고 마 집에 마 가용 씌고 이라머 그만인데.
하루는 그러구로 인자 일몰이 떡 되는데, 아주 키가 육 척이 넘는 아주 노인이 한 분 소금을 짊어지고, 소금장사 소금 팔로 왔다 말이야. 그 인자 그 참 그래 들옸는데, 그 노인 역시 인자 애원을 하는 기라. 애원을 해.
“청상 이 인가에 왔다가 하룻밤 자고 가먼 어떻겠노?”
물은께,
“아이구, 자고 가시라고.”
그러니 인자 뭐 근처에 인가가 있어서(3)[‘이 집 근처에는 다른 인가가 없어서’란 말이다.] 자로(자러) 갈 데도 없고, 다시(도무지) 인자 외딴집 한 집 있는데, 저거 인자 내우(내외)는 큰방이라고 인자 자고, 고오 언자 부엌방 고오 언자 물리 그 넘만 치아뿌마(치워 버리면) 인자 영감 하나는 수용할 수가 있어.
그래 재이는데(재우는데), 그래 가 이런 저런 인자 주고 받고 대화가 벌어짔는 기라. 다 같이 늙은 몸으로서.
“그 당신은 어떻기 해서 소금장사를 하며….”
그 그 인자 물은께,
“사실은 나도 팔자가 기박해가지고 일쩍(일찍) 그마 참 내 처권(아내) 잃어삐고, 그 뭐 할 짓이 없어가지고 이 소금장사나 하민서 연명, 연명을 하고 있다고.”
“그러냐고. 그러면은 지금 그 동거하는 그 부인이 있느냐?”
고 물으이께,
“아이, 부인도 없고 호불애비라.”
이기라.
“그래 나도 참 이 뭐 과부로서, 이래 참 이 자식하고 며느리하고 데리고, 그 손자 하나 인자 난 거하고, 세 식구, 네 식구썩(씩) 인자 살고 있다고.”
그 이거 우연히 고마, 참 이거 마 새피한(시시한) 소리지마는, 그 참 모
처럼 그 남녀 만내 논께네 그 뭐 정이 통하던 모냥이라, 밤중에, 밤은 질고(길고). 그래가 참 마 서로 고마 참 두 동네가 마 한 동네 됐던 모냥이라.(4)[동침하게 됐다는 뜻이다.] [청중 : 웃음]
그래 인자 장 첫새북(이른 새벽)에, 여어로(여기로) 치마(치면) 교회 참 예배당 종 종소리 칠 무렵 되마(되면) 고마 일어나서 물레 소리가 나는데, 그 날 저녁 가만이, 새북 날이 다 새가 밥을 다 지(지어) 가도 도저히 그 자기 시어머니 되는 사람이 안 일어나.
그래 인자 밤새 무슨 사고가 났는고 싶어서, 그래 인자 문구멍에다 언자 은근이 인자 구늉(구멍)을 뚫어가 가만이 드다본 기라. 둘이 있다 말이다. 보듬고(안고) 이래 누웄다. 그래도 인자 갬히(감히), 그 뭐 참 며느리 되고, 그래 보듬고 누웄는데 일나라 소리는 몬 하고, 그러구로 인자 밥을 다 지이 놓고, 반찬 전부 다 장만해 놓고 그래 있은께, 참 자기 시모 되는 사람이 인자 그 때사 인자 부시시 일났어. 그 때는 인자 아주 마 참 희색이 좋아. 아, 일나가지고,
“야야, 며늘아, 저 아무 독 안에 거어(거기) 보면 그 뭐 뭐 더덕 장아치(장아찌)가 있고, 뭣이 있고, 그 인자 그걸 장만해라.”
그거 인자 영감 저거 대접할라꼬. 그래 참 그 나름대로 인자 참 솜씨껏 장만한 우에다 인자 한두 가지 반찬을 재이마(5)[쌓으면. 여기서는 ‘더 보태면’이란 뜻이다.] 거어 진수 성찬이 되는 기라. 그래 장만해가지고 참 겸상에다 떠억, 겸상에다 떠억 채리 주 논께네 참 맛 있게 먹고, 그래 또 소금을, 인자 소금 짐을 짊어지고, 등이 새 인자 등 너메(너머에) 또 인자 소금 팔로 가는 기라.
“아이구, 영감아, 우찌 됐거나 소금을 파든지 안 파든지 일몰이 되거들랑 또 우리 집에 와가 자고 가라.”
“아이구, 자고 가기로(가고 말고).”
그러구로 인자 마 약속해 놓고 마 소금을 팔로…. 여하튼 고마 한 서너
달 가까이 팔고 오고 팔고 오고. 자꾸 그 넘 그 인자 소금 짐을 장 지고 인자, 그 짐(6)[처음 팔러 왔던 그 소금 짐]을 지고 댕기는가 모르지마는, 장 인자 팔고 오고, 그라머(그러면) 또 대접을, 칙사 대접을 해서 보내고 보내고.
그러구로 약 한 백여 일이 떠억 지난께네 한 날은 고마 그 영감이 안 와. 마, 그런께 고마 그 참 편모 할마이 고마 노탄이 돼가지고, 고만 고만 병이 딱 들어서 고만 비개(베개)를 비고 누웄는데 백약이 무효라. 아무리 좋은 약을 써 봐야 염염(점점) 더해. 그 며느리도 기가 찰 일이고 아들도 기가 찰 일이고, 아무리 생각해도 청상, 그런께 자식이 하는 말이,
“야, 이 사람아, 그기 아이다(아니다). 청상 저 소금장사(소금장수) 우리 아부지를 청상 상봉을 시기야(시켜야) 우리 어머니 병이 안 났겠나.” 그래 인자 어머이한테 가가지고,
“그래 어머이, 사실은 여차여차하고 이래서 그 어른 가시고 난 뒤에로 어머이 병세가 이래 중하니 이 일을 우떻기 해야 되겠입니꺼? 자식 된 도리를 도저히 못다 하니, 그 어른 그 거처나 가르키 도라.”
쿤께 안 가리키 줘. 그래 인자 하루는 막맘(7)[마지막 마음. 즉, ‘죽을 각오’를 뜻한다.] 먹고, 섬피(8)[섬을 만들기 위해 엮은 짚자리] 한 장하고 인자 장도칼 하나 떠억 가지고 가가지고,
“여하튼 어머이가 그 어른 처소를 안 가리키 주마 내 이 칼에 내가 죽을랍니더. 그래야 어머이가 자식 하나 있는 거 이거 죽는다 쿠면 최후에 한 말씀 안 하겠입니까?”
그래 인자 막 막소리(9)[마지막 소리. 즉, ‘유언’이란 뜻이다.]를 하니께, 그래 인자 그 이야기 끝에 영감이, [말을 고쳐서] 영감이쟎애. 그 저거 어머이가 하는 말이,
“내가 지경(地境)은 알았다만, 너 우찌 니가 찾아갈래?”
응, 그 때는 인자 그 소리가 좀 똑똑한 기라, 그 영감 찾아간다 컨께. 그래 참 [청중 : 빌어 묵을 늙은이.] 비개를 밀치고 떠억 일어나디이,
“그 니 성의가 지극하다. 지극하니, 내 시기는 대로 가가지고 아무 아무 데 거어 가마(가면), 질(길)이 먼데, 니가 노자가 있나 뭣이 있노? 니가 백무가관(百無可觀)인데 우떻기 해서 그 소금장사 그 영감을 만내겠노?”
“하여튼 지경만 가르키 주면 마 틀림없이 내가 만내가 올 낍니더. 만내고 모시고 올 낍니더.”
이기라. 그런께 인자 거어 낙이 붙었네. 그 영감을 인자 차 찾아 온다 컨께. 그런께 그 때는 고마 병도 간 곳 없고, 또 물리 꼭지 쥐고 고만 또 흥아소리를(10)[흥이 나서 하는 소리] 하미(하며) 마 명을 잣는데, 잘 잣는 기라. 그러구로 인자 그런께 집구석은 마 화합하기 됐고. [청중 : 거짓말 참말겉이(같이) 많이 해줘라.] [일동 : 웃음]
그런데, 하루는 인자…, 그러구로 한 달포도 떠억 넘었는데, 어 이거 인자 자기 남편도 안 온다. 그래도 인자 저거 시어머이 되는 사람은 희색이 좋아. 장 인자 거어 기대를 삼고, 참말 요번에는 가면은 자식넘이 그 영감을 모시고 오리라 생각하고 인자 낙을 삼고.
그런께, 이 이 사람이 인자 그 참 얼매나 인자, 지성이 감천이라고 지 마음 문(먹은) 대로 뜻과 같이 그 영감을 만낸 기라. 거어 저 아주 인자 강원도 아주 산곡에, 지금을 치만 약 한 태백산쭘 됐거나, 상봉에 떠억 올라가니께 그래 참 파전(11)[火田이란 뜻인 듯하다.]을 하고 있는데, 허헌(허연) 백수노인이 뒤꼴로 본께 벌써 소금장사 저거 아부지라. 그래 그 참 뒤에서 인자 고패를 하고,(12)[큰절을 올리고] 그래 거어서,
“아부님요, 호 혼자 이래 파전을 하고 계시냐?”
컨께,
“니 올 줄 알았다.”
그 그래 인자 그 날 밤에 인자 뗏막(띳집)에서 인자 자고, 그래 자미서
(자면서) 그래,
“사실은 어머니께서 그 사실 여차하고, 어르신 다녀간 이후로 병환이 들어서 지금 백약이 무효이고, 도저히 그래서, 참 애원한 끝에 참 어르신 처소를 아르키 아르키, 줘서 그래 지가 찾아 왔입니더.”
“찾아올 줄 알았다. 그래 니 소원이 뭐꼬?”
“소원은, 다른 소원은 아무 소원도 없읍니다. 청상 아부님만 모시고 어머이한테만 가서 상봉 디리마(드리면) 그기 제 소원입니다.”
“그래, 그래 니 참, 성의가 참, 니가 사회에 밍(名)날 만한 그런 호부’ 호부 자격을 가져 있구나. 호자 자격을 가져 있고 이러니, 내가 니 뵈기는 사람인가 싶어도 사람이 아니다. 사람이 아인(아닌) 신령이다. 하도, 내가 소금 소금장사한 것도. 니 눈에는 소금장산지 싶어도 소금장사도 아이고, 하도 너거 편모를 모시미(모시며) 수십 년 동안 호부 호자 노릇하고 있고, 내가 참 시침띨라꼬(13)[시치미 떼려고. 여기서는 ‘시치미를 떼고 효행을 조사하려고’란 뜻으로 쓴 말이다.] 갔고, 갔는데, 과연 가서 보니 그럴 수 없는데, 내가 다른 가진 것도 없고, 요오 세면(?) 바위에 돌아가면 동삼이 좀 있다. 동삼이 있는데, 살아서 무성한 것도 있고, 내가 건조를 해 가지고 걸어 논 것도 있고, 그 니 욕심부리지 말고 니 힘대로는 지고 가라. 그거마 해도 팔자 곤칠 끼다.”
[청중 : (웃음) 동삼이 그래 많은 데가 있나?] 그래 인자 그 넘을, 마른 그 넘을 좀 낫기(낫게), 인자 참 엮은 걸 인자 보따리다 떠억 싸고, 또, 생삼 있는 거 좀 싸고, 그래가 떡 나오니께,
“여게 머물라(머물려) 캐 봐야 내가 대접할 것도 없고, 내가 갈 수도 없고, 나는 신령이니, 요거만 가져 가면은 팔아가지고 너거 어머이 산전에(생전에) 아주 칙사대접해도 남을 끼고, 고 나머지는 너거 부귀를 누릴 수 있은께 염려 말고 가, 돌아보지 말고 가거라.”
그래 하도 그 기이해서, 수시껀(한참) 나오다가 인자, 참 메다(14)[미터(m)] 수로
말허먼 한 및(몇) 백 메다 나오다가 돌아 보니께 그 뗏막이 아무 간 곳도 없어. ‘옳지, 과연 그 어른 말씀한 거와 같이 신령이구나.’
그래 집으로 찾아왔어. 집으로 찾아오는 도중에 전부 인자 동네 앞을 지나치마(지나치면), 이넘우(이놈의) 동삼 내가(냄새가) 나는가 뭐인가 모르지마는, 그 부자가 고마 보신발(버선발)로 나와서 동삼 살라고(사려고) 영 애를 키는(쓰는) 기라 마, 애원을 하는데, 그래 마 값은 모르고 금지금대로(15)[얼마든지 부르는 게 값이라는 뜻이다.] 도라(달라) 캐. 그런께 참 그거 마 동삼 사 본 넘은 인자 산 거울이 있어서(16)[사 본 경험이 있어서] 그 참 금지금대로 주고, 및(몇) 뿌리 안 팔았는데 고마 마음으로 고마 ‘인자는 고마 골짝 신세 면하겠고, 포지(17)[들이 넓은 곳]에 나가서 내가 마 에험 커고 안 지내겠나.’ 싶어서 집에 떡 온께, [테이프 교환] 그래 인자 집에 오니께 어머이 역시도 영 마 완전하이 고마 마 성한 사람이 돼가 있어.
“아이구, 어머니, 거어(거기) 지(저)가 간 뒤에 그 병환이 어떻습니꺼?”
“야야, 내 병이 어데(어디) 병가(병인가)? 내가 마음 신양(18)[마음의 병] 났다가 니가 거어 그 소금장사 그 어른 모시러 간 뒤 내 병은 완전히 낫았다. 걱정 마라. 걱정 말고, 니 가져온 것만 해도 니 평생 내 묵고 남을 끼다. 너거 친척한테 인심 써도 될 끼고, 또 나는 언자 살 때가 얼매 안 됐다.(19)[살 날이 얼마 안 남았다.] 얼매 안 되는데, 내가 이 너,”
그 인자 며느리하고 인자 그 참 자식하고 떠억 모아 놓고,
“너거 뵈기는 그 영감쟁인강(영감인가) 싶으제? 영감이 아이다 이기라. 너거 내외 몬 살먼서 고적하고, 하도 지성이 지극하고 이래서, 내가 물리 꼭대기(꼭지머리)를 쥔 연에(연후에) 수십 년 동안을 그 연구밲이 안 했다. 신령을 모시다가 니 살게 되겠끔(20)[신령을 모셔 와서 너를 잘 살게 할 수 있도록] 그래 그 애원한 거지.
그래 마 그러구로 기(몇) 년 살다가, 저거 어머이는 잘 살고, 후세에 떠나삐고, 자식한테 잘 살고, [청중 : 호자, 호….] 모래 갔다온…, 내 갔다왔는데 거어(거기) 지금도 잘 살고 있읍디다. [일동 : 폭소] [청중 : 고거는 완전히 거짓말이다.]
<산신령이 도와 준 효자>
경상남도 의령군 봉수면, 1982.08.22., 제보자: 최용득, 경상남도 채록
[출처]: 한국학통합플랫폼(https://kdp.aks.ac.kr/)
경상북도/상주군/은척면
[은척면 설화 13]
T. 은척 2 뒤
우기 1리 창말
앞 [설화 12]를 마친 뒤 다른 인물 전설이 없느냐고 묻자 다음 이야기를 구연했다.
최명길이란 양반이 열 일곱 살 자시서 여 문경 조령재를 넘어 오시다이, 어쩐 부인네가 하나 앞에 가는데, 암만 부지리(1)[ 부지런히.] 따라 가도 따라 가지 못하고, 그래 조용히 가도 또 고만침 떨어지고 이래서, 가다보이 중간에 만내서,
"부인은 사람겉지 않소."
이러이,
"나는 조령재 신령이라."
이래거던. 그래,
"어데 가십니까?"
이러이 ,
"대구 감사한테 간다. 그래, 총각은 어데꺼정 가나?"
이래.
"대구 감사가 외숙인데, 거 댕기러 갑니다."
그래 그을 같이 갔는데, 그래,
"뭘하러 부인네는, 조령재 신령님은 뭘하러 가십니까?"
이러이,
"대구 신감사가 오실 때, 그 신감사 맞으러 이방이 올로 오다가, 재 그당에다가 옷을 한 벌 걸어논 걸 있었는데 그 천을 갖다가 이방 딸이 옷을 해 입었는데 그거 찾으러 간다."
이러거든. 그래 같이 내려왔는데, 그래 외숙 감사한테 인사하고 노다가 밤이 오랜연에(2)[ 밤이 깊은 때에.] 감사가 들락날락 거러여, 그래,
"왜 그러십니까?"
이러이,
"이방 딸이 열 아홉 살 먹은 기 죽었다가 깨나고, 죽었다 깨나고 한다."
그렇다고 하이, 그래 그 생각이 얼찡(문득) 나서,
"지가 더가믄 나을상 싶읍니다."
이러이.
"그럼 가 봐라."
그래 가이, 그래 인제 더가보이, 그 여자가 당신(神)이 멱살 이래 꼭 눌리 깔고 앉았어. 그래 더가이, 최명길 그 양반이 더가이, 놓고 물러 앉거든. 그래 인제,
"다른 탈이 아이고."
다른 사람 눈엔 보이지 앉았기 때문에,
"조령재 산신령이 옷을 찾으러 왔으니, 옷을 갖다간 뭘 했습니까?"
이러이,
"딸을 해 입힜다."
이러거든.
"그걸 찾으러 와서 그러니, 이 방을 한 상 해 놓고 빌고, 또 옷을 불에 사라주며는 낫겠읍니다."
이러이. 그래 몰랐다고 빌고 인제 사라주니 낳았어요. 그래 며칠 노다 인제 올로 오는 길인데, 조령재 넘어 오다이 그 부인이 또 나서여.
"그래 먼여(먼저)는 잘 얘기해 줘서 옷을 잘 찾아가이 와서 애를 안 쓰고 고맙게 됐다고."
얘길하고, 그래 하직하고 간다 그러이,
"난도 같이 갑니다."
이래여.
"어데를 가십니까?"
이러이,
"북경에 홍타시가 났는데, 병자호란을 당하며는 용골대 마부대를 데리
고 조선은 나갈터이니, 천운이 그 때 항복을 해야지, 서로 일찌기 화친을 하고, 안하면은 큰 화를 면치 못하니, 부디 하라. 그러고 냉중에 최명길은 정승을 해서 대감이 될 터인께로 지금부터 대감이라고 부른다."
이래고,
때 가서 우예하든지 화친을 일찌기 해야지 화친을 안하고 버타봐야 천운이 크게 욕을 면치 못할 터이니, 일찌기 화친을 힘을 써라."
이래선. 그래 그 냉중에 병자호란을 당해서, 크게 애를 써도 그대로 잘안되고 냉주에 그 홍타시가 나오고 이래서 그 한국에 병자호란 큰 난을 마이 겪었다고 이런 얘기가 있었읍니다.
<조령재 여신령과 최명길>
경상북도 상주군 은척면 우기1리, 1981.08.06., 제보자: 심상삼 경상북도 채록
[출처]: 한국학통합플랫폼(https://kdp.aks.ac.kr/)
구연상황
앞 설화가 끝나자 “내 하나 하께.” 하면서 들려 주었다.
채록내용
경상북도/군위군/산성면
[산성면 설화 39]
T. 산성 6 앞
삼산 1동
앞 설화가 끝나자 “내 하나 하께.” 하면서 들려 주었다.
옛날에 한 사람이 아바씨가 죽어 뫼터를 보러가던. 뫼터를 보러가는데 문디이가(1)[문둥이가.] 거을수풀에(2)[개울 숲에.] 앉아가주 앙앙 울고 앉았거던.
“그래 와 이리 울고 앉았노?”
카인께,
“그래 날 저건네 업어다돌라.”
카는기라. 그래 이 아바이 죽어가 뫼터 보러 간다고 바쁜데 업어다 좠다. 업어다 주인께 또, 또 이제껀 또 업어다 돌라 칸다.
“그래 한 분 업어다 줐는데 또 업어다 돌라 카노?”
또 앙앙 또 운다. 또 업어좠다. 또 업어다 준께 또 건네 돌라 칸다. 그래 또 업어다 좠다. 또 업어다 주이 그 적시는 그래,
“저 울아부지가 세상베리가주고 뫼터 보러가는데 어예 자꾸 어예 자꾸 건네돌라 카노?”
이카인께,
“그래 아이라 인자 가라꼬. 인자 가라꼬. 그래 가다 저 어는 산에 가가주고 그래 아무데 무신 등대(3)[산등성이에.] 가가주고, 그래 중이 가사를 둘러메고 춤을 너풀너풀 추거덜랑 거게다 뫼를 써라.”
카거던. 그 참 가이 그 상주 눈에 그래 중이 가사를 둘러메고 춤을 너풀너풀 추더란다. 그래 거어다 뫼를 쓰가주고 그리 부자가 잘 되더란다. 그것도 천줄이 땡깄지. 울아부지 죽어가주고 뫼터 보러가인께 그 문디이가 우이께네,
“와 그리 우노?”
카미 물을 거는 어데 있는교? 암말도(4)[아무 말도.] 안하고 가지. 그렇지만 그래 물으이 업어다 건네돌라 칸다 말이라. 그것도 산신령이라 말이다. 그것도 산신령이라.
산신령이 가르쳐 준 묘터
경상북도 군위군 산성면, 1982.08.05., 제보자: 문준이, 경상북도 채록
[출처]: 한국학통합플랫폼(https://kdp.aks.ac.kr/)
구연상황
유명한 암행어사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자 박문수 설화가 나왔다.
채록내용
강원도/영월읍/덕포 10리
[영월읍 설화 271]
T. 영월 54 앞
덕포 10리
유명한 암행어사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자 박문수 설화가 나왔다.
박문수 어사가 팔도 강산을 이제 이래 암행을 하는데, 한 군데를 가더니 재가 있다 이 말이야. 재가 있는데 잿말랑에 올라 가니 그 조그마한 당집이 있는데 당집 옆에 조그만 일간 초옥이 있단 말이야. 그래, 거를 가서 주인을 찾으니 왠 할머니가 한 분이 떡 나와서,
?어디로 가는 손님이 이 시기에 저, 날은 다 넘어 가는데 오셨느냐??
?그래 내가 어데를 가는데 하룻밤 새워야겠읍니다.?
?아, 들어 오시라.?
고. 그래 들어 가서 앉았더라니 조금 있으니 왠 영감이 하나 탕건만 해 쓰고. 떡 들어 오더니,
?아, 자네 왔는가 아, 자네하고 갈데가 있네. 날 따라 가세.?
그래미 아, 가자는 기야, 그래 나서서 길을 나세니 앞에서,
?내 가는 데를, 자욱을 딛고 오너라.?
그래 따라서 따라 가니 얼매를 갔던지. 한 군데 떡 가더니 제일 큰 집으로 떡 들어 가더란 말이야. 그래 따라 들어 갔는데 그 집에 들어 가다보니 뭐, 약 때리는(대리는) 냄새, 경 읽는 소리 뭐, 그득하지. 그래 들어가 죈(주인)을 찾으니 죈이 저 객실에서,
?저, 이리 들어 오시오.?
그래 인제 저녁을 안 먹었으니 영감이 하는 말이,
?우리가 저녁을 안 먹었으니 저녁을 좀 가져 오시요.?
그라니 저녁을 채래 왔는데 아, 이 영감이 보더니,
?이건 모두 먹던 음식이고 이기 안 돼. 이거 새로 해 와야 된다.?
고 이래 트집을 한단 말이야. 그래니 죈이 들이 가더니 손님 둘이서 와가지고 그래구 허니 암만 뭘 하드래도 보아 하니. 하마 보통인 분은 아니고 그래 저녁을 새로 해가지구 떡 갖더 대접을 해. 그런데 보니 안에서 온통 뭐, 경 읽는 소리 굿하는 소리 약 때리는 냄새. 아, 그래 인제 죈을 떡 불러서 묻는다 이 말이야. 그 노인이,
?그대 여보게, 약 짓는 냄새에다 경 읽는 소리에다 뭘 하니 우째 이러느냐??
물은즉은 주인이 하는 말이,
?우리 아버지께서 나이도 덜 됬는데 앓아서 사경입니다.?
?그래, 그러면 우리가 가서 그 병자를 좀 봤으면 좋겠으니 거 약이다, 모두 다 치우고 굿하는 소리니 경 읽는 소리니 이거 모두 다 치우라고 하고 우리가 들어 가서 보겠노라.?
아, 그래 인제 죈이 젊은 사람인데 들어 가더니 그 참, 경 읽는 소리 뭐, 이런 거 다 치우고 고요하게 하구서는 이 두 분을 인제 병자 방으로 떡 모시구 들어가. 그래 들어 가니 그 단지 맏아들만 보고,
?문을 닫고 들어 오너라.?
그래 시켜서 떡 스이 들어 가서 보니, 아랫묵에는 이불을 펴고 이불 위에 금방 아주 그만 숨을 놓는다 이 말이야. 그래 이 영감이 뭔 종이에다가 뭐라고 해서 뭐라고 부적을 이래 쓰더니 이거를 그래 인제 앓는 사람의 맏아들 왼 눈에 붙혀 주구, 또 이제 이 박문수 왼 눈에 붙혀 주구 이래.
?인제 병자를 봐라.?
이 말이야. 아, 이 사람이 부적을, 부적을 붙혀가지고 떡 보니 그 영감은 고만 숨을 세민서(쉬면서) 우에(위에) 여자 하나가 아, 가슴에다 양쪽 어께(어깨)를 떡 누루고 앉아 업드려 있단 말이야. 그 않는 그 분 위에 그래 인제 업드렸으니 숨이 찰 수밖에. 그래, 인제 부적을 하나 써서 귀에다가, 귀에 다가 붙혀 주니 인제 말을 할 수가 있는가.
?해 보아라. 그래 노인이 영감이, 그래 너 영감 이 분을 어째 왜 이랬느냐. 그 내력을 좀 들어 보자.?
이래니, 그 인제 그 업드려 있는, 즉 말하자면 원귀(魂鬼)라.
?예, 지가(제가) 얘기 하겠읍니다. 이 분이 열 아홉 살 먹고 나도 열 아홉 살 때에 나하고 결혼을 했읍니다. 했는데 결혼을 했다가 저 분이 내 행실이 나쁘다고 파혼을 했읍니다. 파혼을 했으니 내가 하두 원통해서 그만 자살을 했읍니다. 그래서 아직 내 원귀가 아직까지 수십 년간에 내가 이 분을 데려 가고자 했으나 이 분은 아직 명이 아직 일찍 죽을 나이가 아니고 이래서 인젠 아들 며느리 다 보고 손자까지 다 보고 했으니 이젠 내가 데리고 가도 될 것 같읍니다. 이래서 내가 데리고 갈라고 이랩니다.?
그래, 이 영감이,
?아직 이 분은 시간이 아직 안 됐고 십여 년을 더 살텐데 내가 좋은 곳으로 보내 줄 테니 고만 떨어져 가거라.?
이래니,
?안 됩니다.?
?이젠 네가 데리고 가 봤던들 이 원통한 일이 없어.?
이래니, 또,
?데리고 가야겠읍니다.?
근데, 그래더니, 영감이 뭔 부적을 써서 문 바같에 떡 내 놨는데 조금 있더라니 창검, 투구 철갑을 한 아, 이런 장군이 떡 들어 오더니 아, 고만 이 귀신의 멱살을 붙들고 고만 나가 버리더란 말이야. 그래 나간 후에 얼마나 있더니 그 금방 숨을 못 쉬고 죽는 그 영감이 숨이 터지는지 ?휴?하더니,
?아이구 이젠 숨이 제대로 나오는구나.?
이랜단 말이야. 그러고 물 한모금 달래니 얼마나 신기한 일이야. 그래 이 영감이 당신은 몇 십년 더 살 테니 이래니 아, 이거 참, 그 은공이 기가 막힌 일이 아니야. 그래 그 죈이 이 은공을 어떻게 갚냐고 말이야. 그래니 우리니 가노라. 그래 가다가는 영감을 따라 오는데, 저 쪽에서 은공을 갚는다고 이래나, 우린 가노라 이래미 거 잿말랑에 떡 올라 오는데, 거 서낭당에 불이 있단 말이야. 불이 훤하게 있는데 이 영감이 앞에 몇 발자욱 앞에 가더니 ?아, 자네, 집에 올라 가세.? 그러고 가다 보니 아무도 없다. 그래 혼자 재말랭이에 와, 서낭당에 오니 불이 있는데, 거를 이래 들여다 보니 웬 색시가 하나 기 조그만 한 기 열 다섯살 먹었는 기 정화수를 떠다 놓고 절을 한다 말이야. 절을 자꾸 하미 그 다음에는 눈물을 흘리고 이래. 그때 이 분이,
?너 어째 여기 와서 이래 우느냐.?
?예, 그런 기 아니라 내가 지금 석 달 열흘째 매일 아침 여기에 옵니다. 오는데 우리 아버지가 이 고을이 지금 좌수로 있는데 나라에 빚을 삼백 냥을 지고 있는데 이걸 오늘 오(午)시까지 안 되면 우리 아버지가 큰일이다. 지금 옥에 갇혀 있는데 여기 신령님이 여기 영험하다구 해서 내가 여기 꼭 백일 만입니다.?
오늘이 오시면 아버님이 공금 돈 삼백 냥을 쓰고 그걸 못 갚아 오늘 낮에 인제 아버지를 죽는단 이 말이야.
?아, 그래 그러면 걱정 말고 내려 가거라.?
그래 인제 그날 저녁에 와서 잿말랑에 고 옆에 할마이(할머니) 집이 있었는데 그 집도 없고 아무 것도 없어 그래 산신령이구나. 그래 그 질로(길로) 이내 그 마실(마을)에 가가지고,
조사자가 귀신 이야기는 없냐고 묻자 자신이 직접 귀신을 목격했다며 이야기 시작했다. 굿 하는 시늉과 산신령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바닥에
납작 업드린 시늉까지 하며 이야기를 재미나게 해주었다.
[제목] 굿판 도중 나타난 산신령
[구연정보]
조사일시 : 2013. 01. 23(수)
조사장소 : 경상남도 함안군 함안면 파수리 중촌마을 마을회관
제보자 : 윤국강
청중 : 8명
[구연상황] 조사자가 귀신 이야기는 없냐고 묻자 자신이 직접 귀신을 목격했다며 이야기 시작했다. 굿 하는 시늉과 산신령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바닥에 납작 업드린 시늉까지 하며 이야기를 재미나게 해주었다.
[줄거리] 한 밤중에 굿판에 따라갔다가 산신령을 본 제보자가 산신령의 얼굴을 확인하게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써보았으나 결국 확인을 하지는 못했다. 굿이 끝난 후, 무당이 말하길 덕을 보려면 굿하는 도중 산신령이 나타난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본문]
저저 용자 안있나, 용자 알제. 용자가 무당을 데려다가 굿을 하는기라.
굿을 하는데 용자가 굿을 하는 그 날 즈그 굿 하는데 어디서 했나쿠면 주짓골 저저저 중산골[손을 뒤로 쭉 뻗으며]
저 골짝서 했어.
골짝서 밤 열두시에 해야 된다 캐가꼬 하는데 갔다 굿을 하고 오가지고
“아이고, 언니야 나는 우리 굿을 하는데 건너에 두루막을 입은 큰 전봇대 같은 남자가 하나 서가 있는, 귀신을 봤다”
이래 쿠드라고.
“느그 굿하는데 무슨 귀신을 봤단 말이고”
“아이고 내가 덕을 볼라고 굿해가 덕 볼라고 그래가 있드라”
글쿠는기라.
‘아이고 별일도 쎘다. 즈그 굿 하는데 그럼 즈그 조상이 뭐시 왔나보다’
이래 생각을 하고 인제 저 감청수 목욕창에 때밀이가 그 사람이 저 굿하는 남자가 뭐고 쿠면 남잔데 여자 그기라.
다방에서 다방 그거를 하는데 그래가꼬 그 사람이 무당이라.
무당인데 뭐로가 하노 쿠면 칼로 갖고 막 이래 [칼춤 추는 동작과 함께] 훌치고 이래하더라고, 그래 그기
“아이고 언니야 나 용자가 잘한다 캐서 나도 날로 잡았는데 밤 열두시에 하는데 아무도 갈 사람이 없는데 언니 좀 가자.” 일쿠드라고.
“아이고 미쳤나보다. 내가 읍내서 느그 굿하는데 그럼 이꺼정 올라오라고”
저 우 감청수 목욕탕 있는데.
“그럼 낮에 올라오가 가지 말고 저녁을 먹고 있거라” 쿠는기라.
이기 객지에 나와가꼬 얼마나 답답으면 낼로 인간이라고 좀 봐도라고 일샀는고 싶어서
“그럼 그래라” 일쿰시로 인자 열한시 반 돼서 올라갔는기라.
그 저저 죽은 사람이 뭐고 그 아 낳다가 죽었다꼬 미역국도 끓이라 쿠고 이래 하는기라.
그래 인자 갔다.
가가지고 둥덩둥덩 막 이래 두드리고 칼로 내고 찰그랑찰그랑 해샀는데 나는 넘의 굿이 난께네 조상이 왔는가 갔는가 그거를 내가 우찌 아노.
나무 산에 쪼깨 올라가 나무를 거뭇 꺼무가꼬 [나뭇가지 모으는 시늉과 함께] 불로 놨는기라.
불로 놔놓고 이래 있은게네 열두시 딱 다 된께네 참 건너에
우는 두루막을 입고 소매가 [팔을 손목위로 살짝 걷어 올리고]딱 요만침 딱 오데.
요만침 오는데.
[자기 가슴을 기준으로 수평으로 선을 긋고]이만침은 안보이.
[그 상태에서 손을 위로 올리며]이만침은 안보이고
[아까의 기준에서 손을 밑으로 내리며]이만침은 보이고.
@조사자 : 위는 안보이고 밑에는 보이고?
밑에 발 등드리도 안보이고 딱 고레만.
고레만 딱 보이는기라.
@조사자 : 아 그 몸통만 보이는구나
그란께네 불로 이래 놔놨는데
‘영자가 저 건너 저 뭐시 있다 쿠든데 뭐시있노 아무것도 없구만은’
속으로 인자 그래 생각하고 있었는데 참 건너에
[손을 양 옆으로 펼치며]크다 큰기 요만침 딱 두루막이 요만침 오는 두루막을 고름을
[고름을 매 왼쪽으로 넘기는 시늉을 하며]요리 딱맸더라고.
#청중: 니 눈에 비드나?
내눈엔 뵈이고.
요래 딱 매가지고 딱 차렷해가 요래가 서있어.
[목소리를 작게 낮추며]“옴마야, 저긴갑다”
들은 말이 있어가지고 머리가 안보여서 머릴 볼라꼬
[바닥에 엎드려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 위를 쳐다보는 시늉을 하며]이래 해도 그냥 그대로고
머리가 안비고 또 [아까와 같은 자세에서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고] 이래 봐도 그냥 그대로고 머리가 안비는기라, 안비서
#청중: 그기 뭐시 짐승이가
산신령이라예, 그기.
그래 인자 내가 이 집에서는 굿을 하든가 말든가 나는 저거를 알기 위해서 또랑을 타고 내리갔는기라.
또랑 요쪽 건너라 물이 요 복판에 요 주짓골 골짝 [손을 머리 위로 들어 물이 흘러가는 모양새를 표현] 물이 줄줄 내려가는데 또랑을
궁디로 [엉덩이로 끌고 내려가는 시늉과 함께] 요래 끌고 내려가가꼬 또랑에 그 복판에 서가 돌로 한 개 딛고 [발 한쪽을 세운채 아까와 똑같은 자세를 취하며] 요래 쳐다봐도 또
[가슴선을 수평으로 그으며]요것밖에 안보이는 기라, 이것밖에 안비.
‘아이고 그거 참 이상하네’
또 요리[앉은채로 아래를 내려다 보며]보면 요만치[자기 다리를 만지며]만 보이고 요요[왼쪽 발을 세워 무릎아래 정강이 부분을 만지며]는 뭘 했는가 쿠면 삼베 토시를 했드라고.
요래요래 딱 하고 두루막에 강목 두루마기 딱 입고 [차렷 자세로]요래 서가 있는데 어겁시리 킨기라.
요 문에 [뒤에 문을 가리키며] 한 문 될끼다.
‘아이고 저걸 대가리를 봐야 여잔가 남잔가 알겠구만은 안빈다 저거’
[바닥에 엎드려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 위를 쳐다보는 시늉을 하며] 또랑에 물에다 대놓고 아무리 채리봐도 물이 인자 머리에 다 젖어자꼬 이리 채리봐도 [가슴선을 수평으로 그으며]요만치밖에 안보이는기라.
안비서 무섭지도 안하고 난중에 결코 몬보겠다 해서 [기어 올라오는 시늉과 함께]거뭇거뭇해가지고 자꾸 올라왔다.
올라오가지고 인자 불로 놔놓고 둥둥둥둥 두드리 산게네 그 힘을 믿고 별로 안무섭드라고.
그래 인자 불을 또 껍띠를 껌어 오가꼬 불로 이래 놔놓고 있은게네 전에 저 모아식당 알제, 그기 강청수서 모아식당을 했거든.
고기 열두시 딱 반 된께 미역국을 끓이가꼬 신랑각시 차를 갖고 왔더라고.
오가지고 풀어놨는데 내가 그거를 보고
“모아, 차로 [손을 살짝 비틀며]요리 틀어가지고 [자기 앞쪽으로 손을 뻗으며]저짜로 보구로, 차 불로 저짜로 보구로 비차라고. 아야, 차 궁디를 요리 틀어가 불로 저리 쫌 틀어봐라”쿤게네
“언니 와예”쿠데.
“아이 그래, 틀어봐라. 볼끼있다”
“아이,언니 뭐 봤는갑네”
일쿠는기라.
그기 뭐 저저 용자 할적에 즈그도 봤어.
그래 인자 내가
“함 틀어봐라”
일쿤게 그래 틀어가 차 불로 이래 비찬게네 없는기라. 없어.
없어서 그래
“와요”일쿠데.
“아니 저짜 산에 저 뭐시 뽀시락뽀시락 해사서 고양이가 왔는가 싶어서 볼라꼬”
일쿠고 인자 차불로 거 요리 딱 서가있는데 비춘게네 요요[대각선 방향을 가리키며]딱 오가있는기라.
요기 딱 오가 있드라고.
그래서 ‘아이 그 참 이상하다, 우째서 대가리가 안비노. 대가리를 잡아 땠빘는갑다, 대가리가 안비는거본께’
그래 인자 오가지고 불로 계속 끝날때까지 비차가 있어라 안켔나.
그래가 요 끝나고 딱 두시된께 어디 가뿟는고 없데, 없데.
그란게네 그 무당 총각이 하는말이
“어무이”
“와”
“또랑 그 뭐하러 내려갔는데”
지는 그 두드리도 내가내려갔는가 안내려갔는가 아는기라.
“또랑 그 말로 내려갔는데예”쿠데
“그 세수 좀 할까 싶어서 내가 내려갔다, 그래 와”
글쿤게네
“에이, 바른말 하소”
글쿠데.
“아이다, 내 세수할라고 내려갔는데 물이 너무 그 해서 물로 몬하고 내가 다구 안 올라왔나”
글쿤게
“이상한 물체를 봤지예”
일카드라.
그래
“나는 몬봤는데”
일쿤게네.
그래서 인자 그기 열한시 반부터 해서 한시까지 딱 두드리고 끝나는데 다 두드리고 나서 인자 그 음식 그거를 해서 술하고 뭐도 갈라묵는데 그리 이야기를 안하나.
“여기는 산이 짚으고 뭔가 그 하기 때문에 산신령이 이걸 두드리면 다 오기 되가 있는데 그기 토채비가 아이고 산신령 아입니까”
일쿠는기라.
산신령인데 덕을 볼라면은 산신령이 나타난다 쿠드라고.
<목굿판 도중 나타난 산신령>
자료분류현대 구전설화, 경상남도 함안군 함안면, 2013. 01. 23(수) 제보자: 윤국강, 경상남도
[출처]: 한국학통합플랫폼(https://kdp.aks.ac.kr/)
채록내용
전라북도/옥구군/나포면
[나포면 설화 16]
T. 나포 3 뒤~4 앞
서포리 원서포
설화 15에 바로 이어서 들려준 이야기다.
그러고 인자 이 서포 같은 부락이 있었어요. 그런디 거기는 농사가 없고 인자 산중 골짝으서 산에 약초만 캐서 먹고 살었어요. 약초를 캐 먹는 거그 사람들은 인자 주로 보통약은 캐다 팔으되 돈이나 벌라믄 산삼을 캐야 돈을 벌어. 그런게 인자 산삼을 캘라머는 산제(山祭)도 모시고 모든 애로가 많이 뒤따라서 인자 산제를 모시거든. 그리야 산삼을 캐는디 인자 거그 인자 크럽(클럽)이 있어요. 인자 부락은 전부 그 약초 캐서 먹고 사는 동네가 말이자믄 열 가호(家戶) 먼 열 가호가 다 똑같이 혀. 그 약초만 캐서 먹고 살어 그렇게 지내는디. 인제 약초 캐서 인자 먹고 인자 연명을 해가는디 거그서 또 한걸음 걸어서 참 잘허믄 약초 캐다가 산삼도 발견히 갖고 산삼 하나 캤다 허머는 인자 거그서는 참 돈을 벌게 되있어요.
그러나 산삼이라는 것은 여간해서 눈에 띄지 않고 그것이 참 산신령이 그 눈에 뛰어서 캔다는디. 근게 어려운 모냥여. 근게 산삼을 캘라믄 뭐냐 한 달 오 일 뭐냐 찬물에 모욕허는 사람도 있고 슥 달 열흘 막 모욕허고 지내는 사람도 있고 그렇대요. 그리갖고 인자 지내는디 동네서 참 약도 캐로 안댕기고 그런 것 막 아조(아주) 반대허는 놈이 있어. 그리갖고 그놈을 그냥 시방으로 허믄 깡패여. 동네서 내놨어. 그냥 부모네가 벌어다 주먼 쳐먹기나 허고 막 넘허고 쌈이나 할라고 시비나 불르고 댕기고 아주 그냥 띵깡으로 내논 사람여.
그런 젊은 사람이 하나 있어. 아 그리갖고 그냥 지금이나 그전이나 이도박은 있던게비대. 근게 인자 갑갑허니 살은게로 약초 캐서 돈 다 혀서, 다 말이자믄 팔어갖고는 돈 잽히믄 도박이 벌어져. 그러믄 인자 뭉치댕김서 놀음도 허고 그맀던 모양이내 그전이도. 그런디 댕김서 개평이나 뜯어 먹고 이 지랄 혀. 주먹이 시어갖고 말여 안줘도 안되야. 그놈이 막 깡패 부리고 그 지랄헌단 말여. 아 그리갖고서는 동네사람이 다 미워허고 있지. 그러나 그놈이 동네를 떠나지도 않고 그렇게 해도 도리가 없어. 그전이 는 시방 같이 말여 경찰이 잘못허믄 잡으다가 그냥 훈방시기지마는 그전이는 그것도 없고, 그런게 주먹심(힘)으로다가 막 덮어놓고 막 주먹심으로 그 사람은 당허고서 인자 참 에리나 쓰리나 주야 헌다 그말여.
그 사람 먹을 건 보장시킨다 이거여 강제로. 아 그리갖고 인자 늘 지내 오는디 언지나 꺼리적거려 그 자식이. 그러나 어떻게 헐 수 없이 한 동네 살은게. 즈 부모도 반대혀. 즈 부모도 약초 캐는 다 똑같은 사람인게, 근게 즈 부모도 같이 가서 그놈을 빼놓고 댕겨. 그 가먼 약도 안캐고 말여. 갖고가는디 가서 지랄만 허고 근게 데리꼬도 안가 인자 그 지랄히싼게. 인자 하루는,
?우리가 약초만 캐서는 못먹고 살겄다. 그런게로 우리가 인자 한걸음 더 걸어서 산삼도 캘 수가 있어. 우리가 살림살기 땜이. 그런게 우리가 제(祭)를 한번 잘 지내갖고 산삼 한번 캐러가자.?
동네 그 여럿이 인자 회(희의)를 헌게로,
?참 그것이 좋다.?
고 말여. 그리갖고 인자 그때 인자 회를 딱 진행헌 결과 산삼 캐기로 히서 결의(決意)를 지었어. 아, 그리갖고 인자 그 산삼을 캐러가는디.
?우리가 무턱대고 가야 되도 않고 산신령이 노헌게 우리가 그마만한 죄를 용서히주기로 위혀서 참 모욕재계(목욕재계, 沐浴齋戒)를 우리가 한달 보름, 한 달 오 일간을 우리가 모욕을 언제나 깨깟이 허고 내오간이 한자리 않고 한 달을 지내자.?
히갖고 그 약속을 히갖고 막 계속 그 지내야. 그리갖고 인제 하루 하루 지내고 인자 한 달 오 일을 지내나오는디 말여. 인자 가만히 본게로 이상허여(이상해) 그 깡패가 말여. 약초도 안캐도 말여 쑤근쑤근 허믄 어디로 몰리가고 몰리가고 근단 말여? 참 별일이다 약초도 안캐고. 아, 이놈이 한번은 뒤밟았던게비대. 그놈이.
그서 살살 밟아본게로 아, 약초 캐는 것이 아니라 가서 막 둠벙으 가서 모욕허고 빌고 막 그짓만 헌다 그말여. 가만히 본게로 산신제를 말이자믄 지내는 거여.
?우리가 이렇게 모욕허고 갈티니 그저 산삼 한 뿌리씩만 제수(除授)해달라.?
고 막 이렇게 빌고 막 모욕허고 절허고 근단 말여.
?에이 너갱이(넋) 빠졌네. 뭐 산삼을 캐는디 그렇게 모욕허고 재배허고 그려.?
그놈이 그서 다 알고 왔단 말여. 그리고 늘(항상) 뒤밟어 댕겨. 메칠날 떠난 것만 알고. 아, 그렇게 날짜가 돌아왔던게벼. 한 달 오 일이 되얐던가 말허자믄. 낼(내일) 새복(새벽)으 떠나는 날여. 근게 그 알았어. 이녀석이 알고서는 가만히 있다가 딴 사람들 다 혀서 밥 양식 싸갖고 거 인자 메칠간이고 인자 산삼캐드락까장(까지) 거그서 어느 정도 막 산이서 자감서(자면서) 캐여. 그전이는 막 산이 가먼 호랭이 막 늑대 꽉 찼대야. 근게
잘못허믄 물려 죽고 그런대. 사람이 산신제 잘못 지내고 가먼 막 산신령이 말여 호랭이 물어서 죽이라고 그런대야. 그런게 제 지내고 간다고허드만 그리서 인자, 그때에 제(祭) 지내고 가는디 이녀석은 그것이 아니고 저 헐대로 다허고 지랄허고 술 쳐먹고 각시질허고 댕기고 뭐 안헌거 없어.
그렇게 갖고선 낼 새복으 간다 헌게 이놈이 그걸 알어갖고는 그 사람들간 뒤여 쪼금 뒤여서 말여 살살 따러가네. 인자 밥 쳐먹고 저는 아무것도 안갖고 가. 밥만 쳐먹고서 그냥 졸래졸래 따르가, 그나 저나 갈쭉갈쭉 간것이 막 산중 깊이 들어갔어. 인자 산중 깊이 들어가가지고 인자 산삼을 캔게. 깊이 들어가서 인자 그때는 거그가- 호랭이, 늑대 들들들 끄는 디여. 하 그 인자 거그 가서, 그 사람들은 거그 가서, 산이 가서 어디서 자는디 몰라. 하이튼 그사람들 가고 아이 가만히 저는 갈 디가 없네. 산골짜기 산봉대기 들어갔는디. 거그 들어가자니 지가 가먼 말여. 거그가 미움받게 생긴게 갔자 소용없게 생기고, ?에라! 모르겄다. 그 근방에서 잘티지.? 허고 이놈은 간 것이 어디를 갔는고니, 막 덮어놓고 돌아댕기다 본게로 한참 가다 본게, 큰 바우가 말이여, 앞으가 이렇게 수그러져 갖고서는 이 밑이 가서 비 와도 안맞게 생깄어.
이렇게 수그러져 갖고 바우가 이렇게. 호랭이 있다 소리는 듣고서 거그가 앉어갖고서는 인자 막 나무를 많이 히다놓고 앞으다 불을 놓고서는 쭈그리고 있단 말여. 그때는 뭐 말이 인내난다고 인내나믄, 산이가믄 막 호랭이가 벌써 사람을 냄새 맡고 온대야. 사람 냄새 맡고. [테이프 교환][조사자 : 아까 허시다 만디.] 인내가 나머는 호랭이가 달라드는디 근게 그 사람도 그 소리를 알어듣고 간거여.
그리고 저는 산중으 살기 땜이(때문에) 그런지를 알고. 아, 그리갖고서는 인자 안죽을라고 참 나무를 많이 해다 그 자기 옆으다 놓고 인자 모닥불 피고 있어. 근게 아니나다를까 초저녁 지내고 인자 그다음 이경 삼경찜(쯤) 된게 아니나다를까 호랭이가 오는디 막 뫼야들어. 냄새 맡고 와갖
고 잡어먹을라곤게로 불만 노먼 안와. 하이 막 호랭이가 득실 득실 혀.그 불 내노먼 안오고 그려. 나무를 몽창(몽땅) 히다놨어. 그 말을 듣고, 그서나(그래서) 안끄질만허게 쪼매썩(조금씩) 놓고 있어. 근디 그때에 산신령이 괘씸 히갖고 저놈의 자식을 호랭이 밥을 제수 히야겄다 히갖고는 재수를 히쥤어.
?이러고 이런디 그 바우 밑이 가먼 그 사람이 있은게 그 느덜(너희들)가 마음대로 잡어먹어라.?
말허자믄 막 호랭이 하나다 내린 것이 아니라 막 여러 호랭이다가 영(令)을 싹 내리버맀어. 근게 이 호랭이들이 막 다 와 버맀네. 아, 근게 득실득실 혀. 호랑이가 와본게, 잡어 먹을란게 불 땜이 못가네. 아, 잡어 먹을라고 한장(환장)들 혀. 가만히 본게 이놈이 꾀가 나. 저것들이 나 잡어먹을라고는디 내가 꾀를 내야겄다고 말여. 모닥불을 앞으다가 꺼질정도로 살살 피어놓고서는 자기 앞으다가 막 나무를 몽창 놓은 놈으다가 막불을 많이 붙여갖고 막 대(對)를 히버맀어. 그리갖고 있다가 아, 불이 끄질만 헌게 왁- 달라들어. 그때는 이놈 가지고 막 밀어버맀어. 근게 호랭이가 불 붙어갖고 말여 막 이리 가서 붙고 저리가서 호랭이가 막 그것이. 말이자믄 짐승털이 다 지름기다 있는디 호랭이털은 지름기가 없대야. 붙붙었다 허믄 타버린대야.
아, 그리갖고 그냥 막 호랭이 멫마리가 싹 타죽어 버리네. 막 불 붙어 갖고. 아, 그런게 호랭이 안타죽은 놈들은 핫다 이거 말여 여기 있다먼 죽겄다고 다 내빼버맀어. 아, 호랭이 멫마리 잡어버맀어. 거그서 이놈이. 아 근게 산신령이 가만히 생각히 본게, 이 산 호랭이를 막 이놈이 잡는디 본게로 가만 놔뒀다는 산 호랭이가 씨가 말르게 생겼어. 그놈 허는 행동이 말여. 아, 저놈 언늠(얼른) 삼 한 뿌리라도 캐서 보내야지 저 곤시리(괜히) 말여 여그다 놔뒀다가는 우리 호랭이 다 죽이겄다 허고서는 그담으(다음에) 산신령이 그냥 인도를 혔어. 너는 삼 멫 뿌리 캐갖고 가라 히갖고는 아, 근게 말로 인도했지.
인자 그 저는 어디 가는지 모르지 날새갖고 아, 가다본게 말여 어느만치 간게 막 산으가 무수(무우)밭이 있는다 아, 무수가 막 늘피여(많이) 무수가 밑들었 놈이. 하이 그 본게 참 막 먹음직시런게. 막 그놈 하나캐서 막 씹어먹고서는 아, 그 놈 먹은게 막 그냥 기운이 날듯날듯 허네. 그리갖고서는 막 그놈을 뽑아자쳤어. 아니 산신령이 가만히 생각헌게 한 두어뿌리만 캐가지고 가야는디 다 뽑아머리네. 그러나 어찌 도리, 말릴 도리가 없어. 그놈이 막 그렇게 생기서 어그빡 시어서 말여. 내비둔게 막 거의 다 뽑아갖고 막 한짐 몽땅 짊어지고 왔어. 집이로. 아, 집이 와서 본게 산삼이여.
저는 몰르고 캔 것이 산삼여. 인자 그 집이 와 알고 본게 산삼이라 그거여. 산삼 캐는 사람은 메칠 있은게 왔어. 근디 한뿌리도 못캐갖고 왔어 그 사람들은. 아, 그리갖고서는 아, 온게 그놈이 막 산삼을 막 구럭으로 하나 캐갖고 왔네. 아, 근게로 사람이라는 것이 너무 순히도 안되겄다, 너 같이 억박고 신 사람이래야 모든 통치를 해갔다. 그리갖고 그뒤로 부텀은 사람마다 다 그 강심헌 심(心)을 길렀대요. 그때는 인자 우리가 호랭이 보먼 무서서 이렇게 힜는디, 그때는 호랭이가 와도 무선지(무서운지) 몰르고 그때 부텀 강헌 심을 길러갖고 뭐 호랭이고 대항허고 쌈도 허고 그뒤로 부텀 참 이사람 그 심을 거그서 얻었대요. 그리갖고 그 산지기나 혼자 지내는, 이 사는디서는 무신 뭐 지장이 하나도 없이 지냈다고대.
<산신령과 싸워 산삼을 캔 사람>
전라북도 옥구군 나포면조사일시1982.08.16제보자김봉남조사지역전라북도
[출처]: 한국학통합플랫폼(https://kdp.aks.ac.kr/)
구연상황
자청하여 구술한 것이다. 유의태의 아버지가 접장을 하며 적선을 많이 한 덕으로, 산신령이 유의태에게 신침(神針)을 내려 여러 난치병을 고쳤으나, 자기 부인의 산후풍은 고치지 못했다는 줄거리다.
채록내용
경상남도/의령군/봉수면
[봉수면 설화 26]
T. 봉수 3 앞~뒤
서암리 서암
자청하여 구술한 것이다. 유의태의 아버지가 접장을 하며 적선을 많이 한 덕으로, 산신령이 유의태에게 신침(神針)을 내려 여러 난치병을 고쳤으나, 자기 부인의 산후풍은 고치지 못했다는 줄거리다.
[청중들이 잡담하는 중에 유의태의 지난 일을 이야기 하겠다고 전제한 뒤에 시작했다.]
옛날 그 유접장이라 쿠는 분이 계싰어요, 유접장, 공부 저 배워 주는 사람. 그 분네들이 참 가난키 살았어요. 학생을 너댓 거느리고 살아 나왔는데, 아들 하나 딱 낳았읍니다. 아들 하나 낳았는데, 낳았는데, [청중들이 계속 시끄럽게 떠든다.] 낳았는데, 그래 인자 이분이 살다가 살다가 마 내우(내외)가 세상 베리뿠다(버려버렸다) 말이지.
이래 가지고 유의태 한 사람 남았는 기라. 결혼도 몬 하고 나무장사로 했다 말이야, 나무장사. 산에 가가지고 둥구리로(등걸을) 패다가 팔아 묵고 살았는 기라. 어찌우찌 하다가 인자 결혼을, 결혼은 됐어요, 끝에. 끝에 혼사가 됐다 말이지. 이래가지고 참 구차하게 사는 기라. 그런께 저거 아부지가 하도 넘(남)한테 적선을 해 놓으니까 자석(자식)에게 마 보답이 오는 모냥이라. 밤에 꿈을 꾸니까 허연 노인이,
“유태야!”
이래 대고 부르거등.
“예.”
쿤께,
“너거 아부지가 적선을 많이 했다. 내가 이 산 신령이다. 니 머리 맡에 은침 금침(銀針 金針)을 둘로(둘을) 놨으니 마 금 이 침을 가지고 묵고 살아라.”
이캤어. 퍼뜩 일나 본께 노인이 없는 기라. 백발 노인이 없고 침이 둘 있는 기 있었어. 그래서 인자 그 침 본께 참 은침 금침이라요. 누른 침, 흰 침, 누른 거는 금침, 흰 거는 인자 그 은침이고, 누른 거는 금침이고 그렇더랍니다. 그래 참 마 그야말로 그 때부텀 인자 누우자고 아직(아침)에 일나 가지고,
“여보, 이걸 산신령님이 갖다 놘 침인데, 이걸 알아야 사용을 하지. 사용할라(사용하려) 커마(하면) 어떻게 하느냐?”
“보소, 당신이 내만큼 못 하요. 산신령이 도와 주는 거는 아무 데 찔러도 효과가 납니다.”
캐뿠네(해버렸네). 그래서 인자 그 질로 이 사람이 나서는 기라. 침쟁이라꼬 해가지고 인자 무슨 뭐 단보따리 짐 짊어지고, 침을 떡 싸가지고 나서는 기라.
“침 맞을 사람 나오시오! 나오시오!”
인자 동네 외는데, 저기(저게) 시원챦거등. 한 동네, 큰 이 이 동네만한 모양이지. 가니까네, 대감의 집 미느리가 지질(치질)이 나가지고 죽을 판이라. 지질 나가지고 죽을 판이라.
유의태 침은 마 최고 침이라고 마 소문이 났다 말이야. 마 무조건 침이라. 그 신침(神針), 아무 데, 신침이나 그거는 뭐 무조건 침이라. 인자 우리 조선 겉으마(같으면) 나라 전체가 마 ‘유의태 침, 신침’ 알았다.
그래 돼서 인자 그 참 그 질로(길로) 뭐 여러 해가 걸맀는 모양이라. 대국 천자께서 인자 천문창(1)[天門瘡. 즉, 정수리에 난 부스럼을 말한다.]이 났어. 천문창 났어요, 천문창. 천문창이라 커마(하면) 대갈빼기가 썩어 드가거등요(들어 가거든요). 머리가 빠지뿌고 썩어 드가는 기라, 그기. 도저히 이거는 낫울 수 없는 병인데, 그래서 인자 그 그 큰 대국에서도 의원 명색이라는 거 다 모으고,(2)[명색이 의원이라면 다 모으고] 이 소국, 작은 집
여어(여기) 조선까지 불렀는 기라. 첫째 마 유의태 머이(먼저) 불렀는 기라.
가 보니까네, 그 성안이 수백 리 울 안에 집인데, 그 천자 집, 천자, 대국 천자 집 그 울안이 전신만신(온통) 의원 구디기(3)[구디기’는 구덩이란 뜻인데, 아주 숫자가 많은 경우에도 쓰는 말이다.]라, 그마. 가 보니 알아야 말하지 뭐.(4)[유의태도 치료법을 모른다는 뜻이다.] 알 수 없는 자가 돼 있는 기라.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본께, 이거 할 수 없는 기고, 그 안내원이 있어가지고 그때부텀 인자,
“그 저 작은 집 조선서 온 그 유의태 의원이라.”
고 그래 말로(말을) 하고 그 눈이 꺼무럭꺼무럭, 침만 이거 인자 두 개 인자 검잡고 있고, 단보따리 짊어지고, 옷도 추릿하고(추레하고), 그 방을 말이지 저어 뒷방에 인자…. 가 보니께 참 뭐 벽 떨어지삐고 없고 마 형편 없는 집이라. 그 집 방이라.
거어 큰 통양갓(통영갓) 씨고(쓰고) 막 이 쌓암서르, 행의(行衣) 입고,
뭐 본때(맵씨) 있고 이 쌓암서르,(5)[‘다른 의원들은 통영갓을 쓰고, 행의를 입고, 뭐 맵씨 있게 해서’라는 뜻이다.] 막 ‘이렇고 저렇고, 어느 때는 뭐 좋고’ 의서책(醫書冊)을 내 놓고 막 씨부리 제치거등. 알아야 말하지, 뭐.(6)[다른 의원들은 의서를 내 놓고 병에 대해 아는 체하나, 유의태는 아무 것도 모른다는 뜻이다.] 도저히 모르는 기라. 가만히 머리만 굽히고 앉아가지고, ‘아이, 큰일났구나. 인자 내 목숨은 간다. 내 목숨은 간다.’ 카고 있는 기라. 여게(여기에서) 잘못하머 목숨 간는 카는 기라. 대국 천자라 카마(하면) 그마 참 그 때는 말도 몬 했거등요. 그래서 인자 이거 이넘우(이놈의) 자석(자식) 자꾸자꾸 불러 딜이는데(불러 들이는데), 몬 낫우마(나으먼) 이넘 큰일 날 끼고 낫아야 될 낀데 커고, 마, 자존심이 강해가지고…. [테이프 뒤집음]
그래서 인자 그 한 날은(하루는) 인자 그 전부 이 의원들로 모아는 기라. 모아가지고, 전라도 저 사람인데, 그 한 분이, 조선에 저 사람이 인자 그런 의원이라, 그 분이. 그 분이 하는 말이,
“우리 조선서는 유의태가 제일 낫다.”
하문(한 번) 그 때 밝히뿠는 기라. 유의태로 데러다(데려다) 놓은께
유의태 이넘 새카맣이 아무 것도 아이거등, 이넘. 그래가 기역 니은도 모리제, 도통(도무지) 모리는 기라. 말귀도 몬 알아 듣고 마 이런 인간이라. 침만 둘 가지고 마 간 인간이라. 그래서 부르는 기라.
“예, 접니더.”
고패를(큰절을) 하민성.
“자기가 조선서는 제일 낫다는 의원인데.”
“예, 제일 낫읍니더.”
그 때 안 죽을라꼬 인자 그 때는 인자 애씨는(애쓰는) 기라, 마.
“그러면은 일 주일 이내로 이 병을 갖다가 보니까네(보니까) 약을, 조심
해라.”(7)[‘일 주일 이내로 이 병을 낫게 하도록 약을 지어 오라.’ 기일을 어기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뜻이다.]
“예.”
보내 주는 기라. 뒷방아(뒷방에) 저어 맨 뒷방아 드러 누우가지고 그 코따까리로(코딱지를) 살살 허비(후벼) 모아는 기라. 모아고, 벽 흙을 끍어 모아는 기라. 환을 짓는 기라, 인자. 똥그랗이 지이 모아는데, 이 넘우 자료가 없거등. 글도 모르지, 뭐 알아야 우째 보지. 낙, 낙방약토(落房藥土)(8)[ 落壁藥土인 듯하다.] 거등요. [옆에 있던 종이 조각을 잡고] 요기 벼륵방(벽) 흙히고, 요거는 인자 산 사람 골이거등요. [뒤섞는 시늉을 해 보이며] 요래 어불라가지고(섞어서), 인자 이거로 갖다가 인자 맨들어가지고 몇 알 지있어. 홀로(흙으로) 가 지어가지고, 딱 인자 똘똘 뭉치 싸가 호주무이(호주머니) 딱 옇어갖고(넣어서) 있는 기라. 참 일 주일이 된께 부리는(부르는) 기라.
“조선에 유의태!”
쿠는 기라.
“예.”
나갔어. 나가가지고 가 보니께 대갈빼기 다 썩었다 말이지, 천문창이 나가지고. 일부는 다 썩어삐리고, 기드리(구더기)가 버글버글할 정도가 돼가 있고, 그 넘(놈)들 참 여러 수만 넘이 와 봐야 헛일 했고.
“자신 있읍니다.”
캤는 기라. 안 죽을라꼬 거어서(거기서) 인자. 거어 잘 몬하마 죽는다 말이야, 거어서는 인자.
“저 종지하고, 응, 돌미(돌멩이) 쪼매는(조그마한) 거 가아 오시오(가져 오시오).”
종지다가 인자 요넘을, 인자 코따까리하고 흙하고 썪안(썩은) 요놈을 갖다가 따갈따갈 가네. [청중 : 웃음] 가는 기라 인자. 그 때까지 산신령이 돌봐 줘요. 침 준 그 산신령이 돌봐 주는 기라. 그래 갈아가지고 인자, 두
알만 딱 갈아가지고 흩여가 놨다(9)[환부에 뿌려 놓았다는 말이다.] 말이야.
“사흘 지내 보십시오.”
캤는 기라. 그런께 인자 마 [청중 : 침은 안 주고?] 침 안 줬지 그리요. 안 줬지. 그래서 인자 낙방약토, 인자 산 사람 골, 딱 조합핸 기라. 그래가 흩이가지고 사흘 후에 오라 쿠거등.
“이 증세를 봐라.”
쿤께네,
“어떻십니꺼? 처, 천자님, 어떻십니꺼?”
“하, 하이칸(하여간) 증세가 좀 나아 빈다(보인다).”
그런께네 전신만신 의원 명색은 고마 고마 퇴보라,(10)[내쫓는다는 말이다.] 고마. 퇴보되는 놈을 고마 마 지 마 종아리로 딲아 대, 패 제치고 마, 도둑놈들이라고 패 제치고, 유, 유의태 한 사람만 떡 남갔는 기라.
남가 놨는데, 유의태가 가서 또 할 수가 있나. 이넘(이놈) 인자 코가 나오나, 이넘 망한 넘으 자석 꺼.(11)[이 놈 망할 놈의 것.] 코가 나와야, 어리야 또 코따까리 될낀데, 이넘우 자석, 흙흔 쌔비린데,(12)[흙은 아주 흔하게 많은데] 이 끍으마(긁으면) 쌔비린데 코가 안 나오는 기라. 풀어가지고, 풀어가지고 어기야 되거등요. 맨드는 기라. 세 분(번)을 갖다 뿌사(부수어) 발라 준께네 싹 나아뿌는 기라.
[청중 : 침 안 주고?] 안 줬지 그리요. 안 줘가지고, 저 산 사람 골하고 낙방약토 그거로 가지고 인자 천자 그거 천문창을 낫아뿠다 말이다. 낫아니께네, 그 때부터 인자
유의태라고 그 대국에서도 인자 소문이 나뿠고, 이 고향 우리 조선 이거 작은 집에는 말할 것도 없고, 그 때 작은 집 아입니꺼, 우리가.
막 이래갖고 그런께 참 거어서 인자 영을 니루기로(내리기를), 이 우리나라 조선 국왕한테로,
“유의태란 분은 그 마 세계적으로 제일 큰 의원인께네 접대으로 해라.”
그 때는 그 영을 받았다 말이다. 하라 커는 대로 안 받고는 안 되는 기라. 그래 갖고 유의태 집에 온께 유의태 집은 부자 돼삤고.
그럭저럭 인자 집에 와 있은께, 뭐 소소한 데는 가지도 안 하고, 마 환자가 오는 기라. 오마(오면), 언간한 병은 고마 침마 푹 찔러 뿌마 돼. 침이 신침이라. 그 때 저거는 침 가(가지고) 주는 기 아이고(아니고), 산신령이 다 돌봐 주는 기라. 낫아 버리고.
뜻밖에도 이상하게도 주구매(자기 엄마)가 병이 딱 났다, 났다 말이지, 주구매가. 그러구로 그 때가 그 저거 아부지는 세상 돌아가싰고, 육십 및 된 모양이지. 저거 아부지는 인자 그 접장질핸 사람이고, 그 은혜가 그….
그래서 그 주구매가 병이 나기로(나기를) 어데 난 기 아이라(아니라), [엉덩이를 가리키며]여게가 썩어 드가는 기라. 엉치(엉덩이)가 썩어 드가는 기라. 썩어 드가는데, 이거 도저히 해 볼, 지(저)가 의서(醫書)가 책이 있나 뭐 있나 이거. 책이 없거등. 신침을 가 되는 기 아이거등. 또 안 되고 이래서 밤에 고민을 하고 잠을 안 자는 기라. 자꾸 자꾸 잠 안 자고 또 그래 쌓은께, 약간 눈을 붙인께 백발 노인이,
“의태야, 의태야.”
부르거등.
“너 이넘아, 여어(여기) 산고개로 큰 고개로 넘어가면 산돼지가 썩어가지고 죽어가 있는데, 기드리가 버글버글하다. 그 기드리를 갖다가 잡아다가 삶아가지고 고아가지고 어머이 믹이 봐라. 나아질 끼다.”
캐. 퍼뜩 깨 본께 이넘우 자(자식)(13)[‘이놈의 것’ 정도의 뜻이다.] 밤에 그 꿈이라, 그기. 그 때 꿈이라 말이야. 그래서 자고 마 새기마 새마(14)[날이 새기만 새면] 고마 뜬 눈치(15)[눈을 뜬 채. 즉, 눈을 뜨자마자] 마 갈 요랑하고 있는 기라.
그래가지고 고갤 몇 개를 넘어 가 본께, 새(억새)가 허허이(허옇게) 핀
쪽에 본께 돼지가 자빠지, 사, 산돼지 죽어가 썩어 자빠지가지고 기드리가 버글버글한 기라. 무조건하고 마 지 저 거석 그 그 뒤에 와(왜) 저 바랑매로(바랑처럼) 저 그 그기(거기) 달갱이,(16)[작은 물건 따위를 나르는 도구] 거따가(거기다) 인자 그 주우(주워) 오다(모아) 싸는 기라.
싸 가지고 그래 인자 집에 와서 마 솥에 고아는 기라 마, 가마솥에. 쌔리(마구) 고아는 기라. 고으니까 지름(기름)이 꽉 차는 기라. 돼지 인자 기름이 바로 거어(거기) 있는 기라. 완전히 기름인데, 그 넘이 인자 말하자먼 여러 백 가지로 묵고, 산돼지란 저것이 다 뭐라도 잘 묵거등. 약 약이….(17)[산돼지가 뭐라도 잘 먹으니까 그 중에는 약초도 포함되어 있다는 말이다.] 고아 가지고 인자 그 놔 둔께 어리거등.
“어머이, 어머이, 이거 자시(잡수어) 보시오.”
“이넘아, 나 침 하나 줘 봐라.”
“어머이, 이 침 가 되는 기 아입니더. 자시 보십시오.”
덥히(덥혀) 가 준께 그기(그게) 인자, 그 어린 기 인자 녹아져 멁어지거등(묽어지거든). 믹이(먹여) 놓은께, 자고 난께(나니까),
“어머이.”
새벽에 일찍 가더이(가더니),
“어떻십니꺼?”
“야야, 그 우짠 일인지 안 아푸고 개않아(괜찮아) 빈다(보인다).”
그래서 그 넘도 다 고아 믹이고 또 갔는 기라. 그러이 고오 남아 있거등. 그 넘을 고아 믹있다 말이지. 고아 믹있는데, 다 나아뿠다 말이야.
또 저거 안들이(아내가) 산후풍 말이야, 산후에 풍이 일나가지고 문딩이(문둥이)가 됐는 기라. 전신만신 뚜룩뚜룩 해가지고 얼굴이 푸르고 붉으고 뭐 전신만신 문딩이라 마. 도저히 감당을 몬 하고, 침은 암만(아무리) 찔러도 안 되고 이래서 그 때는 기가 찬 기라. 딱 직이뿠는(죽여버린) 기라. 직이 놓고, 싹 지불땅(지붕) 먼당아(위에) 올라서 외기로,
“야, 이 삼들아, 산후풍에 제일 뭐 좋노?”
한께네, 이웆이(이웃에) 의사가, 의원이 하나 있는 기라. 그 분이 하는 말이,
“이 사람아, 그 큰 의원이 그거로 모르나? 콩나물이다, 콩나물.”
그 얘기 끝났읍니더. 콩나물이 제일 좋아요, 그 산후풍에는.
<산신령이 돌봐 줘서 명의가 된 유의태>
경상남도 의령군 봉수면, 1982.08.22., 제보자: 서기율, 경상남도 채록
[출처]: 한국학통합플랫폼(https://kdp.aks.ac.kr/)
팔도 신령들은 효부 효자 효녀를 돕고, 국운이 기울어진 때의 역사인물들을 돕고 산삼을 캐는 심마니를 돕고 전설적인 명의의 지도교수가 되기도 한다. 신이한 신령들은 참으로 '엉터리'에 지남 아닌 이야기 대상일 뿐이지 않는가 하면서도 우리는 신목에 합장하고 신상에 기도하며 성소를 찾는다. 목탁이거나 염주이거나 묵주이거나 부적이거나 그 기능은 매한가지인 것이다. 성서의 몇 장 몇 절에 목숨걸고 전쟁이 나기도 하고 분리된 종파가 이단 사이비가 되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신이한 신령들을 인간의 불안감이 만든 '만들어진 신'이라 지적하며 대기 하늘 너머에는 천상계가 있고 옥황상제 부처 예수가 계시거나 알라가 계신 것 아니라 암흑물질의 시커먼 우주가 펼쳐질 뿐이라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신통방통하고도 엉터리같은 신령을 백방으로 찾아다니며 믿기만 하면 천국을 가고 안믿거든 지옥 떨어진다고 큰소리 치기도 한다.
어떤 신령의 이야기라도 운명의 서사이며 우리는 자신의 운명을 숙명으로 순명할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 종교인도 과학자도 의사도 죽음이라는 단순하고도 선명한 운명 앞에는 무력할 뿐이다. 아무리 빙의하는 무당 샤먼인들 돌아가신 부모를 데려올 길이 없고 이집트 피라미드 속 미이라들도 파라오로 부활하지 못한지 수 백년이 되었다. 그러니 대한의 신령들 또한 엉터리이지만 한편으로는 신통방통한 신력의 산신령이 되는 것이다. 신령의 서사는 간절함의 서사이다.
잉태와 죽음 사이에 놓인 불안한 존재에게 신령을 찾는 간절함은 생에 대한 본능일지도 모를 일이다.
알수없는 삶과 죽음을 불가사의한 신령에 맡기고 우리는 생의 최전선에서 오늘도 고군분투를 이어간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옛 신령들의 서사는 그럼에도 살아보라고 권하고 또 권한다. 오 신령이시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