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용신선 May 04. 2024

옛이야기를 담아낸 그릇들, 똥-방귀-오줌

뿌지직, 뽀오옹, 콸콸하는 아브젝트들의 대서사시

방분, 방귀, 그리고 방뇨. 오늘은 배설에 관한 옛이야기 들을 첨벙! 와르르 쏟아볼까 한다. 혹시라도 독자 분께서 식전이라면 식후에 소화를 모두 마친 후에 읽으실 것을 권한다. 그러면 냄새나고 더럽고 지저분 하지만 그럼에도 킁킁 그 냄새가 그립고 그 형태? 가 그리운 우리의 배설물 친구들을 마주하여 보자.


이 얘기(사둔에 관한)를 한 뒤, 그 (김찬기)는 이왕 또 얘기가 나왔으니까 똥에 얽힌 우스개 소리 하나 해보겠다고 하며 다음과 같은 얘기를 들려주었다.

워느 날 누가 차를 탔는디, 아마 저기 실례원쯤 되는겨. 차를 탔는데 여름이라 덥기는 허고 차가 섰어. 서 가지고 당진 쪽으로 올라 오는 건데 차가 안간다 이 말이여. 자꾸 손님 기다리느라구. 그러니께 손님 중에서, ?이 놈에 똥차 워째 안가?? 허네. 조금 있다 운전수가 올라와서 차가 부릉부릉 허니께, ?이 똥차 왜 이렇게 안 가나?? 하고 자꾸 소리를 자꾸 지르거든. 그러니께 운전 기사가 있다가 허는 말이, ?똥이 들차서 안가유? 허더랴.     

<똥이야기>

제보자: 김찬기 / 충청남도 당진군 당진읍 / 1979.08.25. 채록

출처: 한국구비문학대계 전산 DB          


일종의 현대설화라 할 것이다. 이 정도면 옛이야기 치고는 첨단이야기다. 네 바퀴 사륜의 자동차가 등장하니 말이다. 말 듣지 않는 사물에도 똥이 들러붙는다. 하여 똥차다. 똥전화기, 똥 TV, 똥컴퓨터란 말은 입에 덜 붙는데 똥차는 아주 기차게 들러붙는다. 시동도 걸었고 기어도 걸었고 액셀만 밟으면 되어 밟는데 어째 가지를 않는다. 이놈의 똥차가 말이다. 아니 왜 안 가는가? 불평을 사납게  늘어놓으려니 운전수의 한마디가 명언이다. 똥이 덜 찼슈! 그렇구먼! 충남 당진에서 79년에 채록된 현대설화에는 어쩌면 그 당시 우리나라 자동차들의 결함이 우스개 소화로 승화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고장과 결함에도 넉넉하게 똥개그 한방 시원하게 넣는다. 윤활유가 따로 있고 가솔린 따로 있나, 똥한웅큼 넣었으니 조금만 그것? 이 차면 이놈의 똥차는 매연방귀를 실컷 뀌고는 신작로 하이웨이를 냅다 달릴 것이다 필경! 암만!


[구연상황] 말을 잘 못 높혀 쓴 며느리 이야기를 하고 난 뒤, 또 다른 재미있는 얘기가 있는지 물었더니, 이어서 하나 더 해 주겠다며 이야기해 주었다. 이야기가 너무도 실감 나고 재미있어서 듣고 난 뒤 조사자와 청중들 모두가 소리를 지르고 웃었다.

[본문] 옛날에 시아바이가 저기 며느리가 인자 화장실을 갔다가, 옛날에는 짚으로 갖다고 똥구멍을 이래 닦은 께로, 손에 인자 똥이 묻어갖고 와서, 상을 이리 인자, 시아바이 밥상을 들고 가니까 노라이{노랗게} 묻히 묻은께, “야야, 그 기, 니 손에 그게 뭐냐?” 이란께노,  “아버님, 된장 이올씨다.” 하면서 싹 홀타 묵더래요.     

<똥 묻는 손 >

2009. 7. 25(토) / 함양군 함양읍 웅곡리 웅곡마을 가정집 / 김언자(여, 68세)

출처: 한국구비문학대계 전산DB     


시아버지와 며느리 이야기는 옛이야기에서 지독한 해학의 대상이 되곤 한다. 부드러운 엠보싱 화장지가 없던 시절에는 꺼끌꺼끌하고 어딘지 불편한 지푸라기가 곧 두루마리 화장지였다. 쓰윽! 닦았는데 아뿔싸 손에 그만 누런 그것이! 그것이!

시아버지 밥상까지 들고가니 며느리가 요리한 손은 '실례'한 손이 틀림없다. 아가, 그 누런거 무어다냐? 아버님 이건 된장이래요! 자기 변을 맛보았으니 어휴! 이 괴이하고 우스꽝스런 똥이야기는 불편하고 어색한 시아버지와 며느리 사이를 박장대소하게 만든다. 이 냄새나는 파열이 일으킨 파동은 전승집단에 어떻게 작용되었을까?


[설화 2]가 끝나고 제보자가 이제 없다며, 조사자는 계속해서 지네와 두꺼비  토끼얘기, 여우가 둔갑한 얘기 같은 것을 구연해 달라고 부탁했더니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조사자는 짧고 재미있는 얘기도 좋다고 했더니 우스운 얘기라며 시작했다. 얘기를 하는 동안 듣고 있던 여자 꼬마 아이들이 킬킬거리며 웃고 있었는데  진작부터 할머니에게 얘기를 들어 알고 있는 듯 했다.

아 전에 요랬다요잉. 영감 할멈 산디 할멈은 냇갓이서 빨래를 혀고 영감은 산에 나무를 혀로 가고 그랬는디 산에 나무를 혀로 가서 영갬이 똥을  싸뿌렀어. 똥을 쌍께로 인자 할마니가 냇가에서 빨래를 헝께 똥이 둥둥  떠내러 옹께로 그 된장덤벵이라고 얼름 준었단 말여. 할멤이. 줏어갖고 인자 갖다가 체 바꾸리다 담아다가 인자 낮에 영갬이 나무를 해갖고 옹께  인자 그놈을 된쟁이라고 인자 상추쌈을 사묵으라고 갖다 중께,  “[웃음띤 목소리로] 어이 그거 내똥이네 내똥.”  그러드라요.     

<할아버지의 똥>

전라남도 승주군 월등면 / 제보자: 김성례 / 1984.04.07. 채록

출처: 한국구비문학대계 전산 DB          


(니) 똥 칼라파워! 꽤 오래전 한 개그맨의 유행어였다. 노부부는 각자의 영역으로 이동했다. 남편은 산으로 아내는 개울로. 위에서 싼 따끈따끈한 끙아는 아래에 있는 아내에게 흘러내려왔다. 된장이 내려오다니 몸에 좋은 된장, 우리 남편 상추쌈  먹으라고 줘야지. 아니 이 똥 칼라파워는 내 똥 칼라파워잖아! 대번에 자신이 싼 '물건'임을 알아보는 주인은 남편이다.

세상에는 자기가 싸고서는 나 몰라라 하는 분들 투성 아니던가? 슬쩍 흘리고는 그거 내 똥 아닌데? 하는 분들로 오늘도 오만 곳에서는 책임전가로 인한 엄한 똥덩이들이 여기저기 굴러다닌다. 허물과 냄새마저 끌어안지 못하면 그곳에는 혐오라는 오물만 남는다. 남편의 방분은 자칫 오물일 수 있었다. 남편의 똥을 된장으로 알아보는 안목은 오직 하나뿐인 아내뿐이다. 아내의 해석이 똥을 된장으로 탈바꿈했다. 덕분에 웃음꽃이 만발이다.


앞 이야기에 이어서 계속해서 구연한 얘기다. 그동안 제보자가 기다리던 청년들이 거진다 와서 좌중을 채웠고 별스런 얘기라도 녹음하나 하고 경청하던 한 두 사람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화자는 판의 분위기를 의식했는지 점점 우스운 얘기를 꺼내는 것 같았다. 이것 역시 대화의 맛을 잘 살린 빠르고 리드미컬한 구연이었다.

서울 을, 서울 루 똥을 싸러 올라갔는디 제일 츰이 들어 가서 크은 상점이 가봉깨 여어러 가지 있어. 돈은 십원두 욱구, 자기 옷자락을 붙작구서,  ?이게 뭣이요오??  했단 말여. 쥔보구?  ?아 그 당신 옷 아니요? 오시요.?  ?오라니 들어 가야지.?  들어갔어어? 그래,  ?이건 뭣이요오-잣 있잖아? 잣. 나무에서 나오는 잣. 잣을 보구-이 게 뭣이요오??  허닝깨,  ?자시요.?  ?그래 자시라먼 먹으야지.?  그래 사과니 배니 익거든?  ?이거 궈 먹능 기요? 쪄 먹능 기요??  했단 말여.  ?그거 거저 먹능 기요.?  ?거저 먹으라니 먹으야지.?  그래 실컷 먹었는디, 올 수가 있나?  갓을 쓰구 갔더랴. 갓. 예전 갓 갓을 발 갈키머  ?이건 뭣이요오?  허닝깨.  ?가시요.?  ?가시라먼 가야지. 잘 먹구 갑니다.?  ?여보쇼??  저마안치 가닝깨 불러.  ?왜 그러느냐.? 구.  ?물건 값 내구 가라.? 구.  ?잣이라구 해서 여보 자셨지이, 거저 먹으라구 해서 거저 먹었지. 갓이라구 해서 가시는디 웬 말이 많으냐.?  구. 질을 나섰어? 그래 인자 [노래하듯] 얼마-앙큼 가다 인저 그눔 먹었이닝깨 뭐, 배탈이 났던지, 서울 이 워디 뭐 변소가 있나? 아무집이나 쑥 들어 가서,  ?변소 좀 보자.? 구.  ?변소 몹 본다.? 구.  ?아이, 좀 보자.? 구.  ?여기는 돈 내구 변소 푸기 때미 못 낸다구. 못 헌다.? 구.  ?아이 그러먼 돈 디리먼 될 거 아니냐.? 구.  ?월마나 줄라너냐.? 구.  ?나 한 댓 돈 디리께 좀 누자.?  구. 닷 돈이먼 똥 두 번은 퍼내게 생겼담 말여어.  ?그러라.?  구. 아 죙일 들어 앉었네? 아 멫 시간을 들어 앉었어. 아이 쥔네 참, 지금 말루 퇴근할 때는 되구 둘어올 때는 되구 양반에 집였던지.

 ?아이 인제 나오슈??  ?여보, 저 닷 돈어치 못 눴시다.?  참 기맥혀.  ?아 닷 돈 도루 저 디리께 가쇼.?  헌단 말여.  ?[당당하게] 닷 돈 박구는 앙 가. 앙 가겠시다.?  그 무진 앉었어어 ? 참 키, 큰일 났어. 야중이,  ?일곱 돈 주께 가쇼.?  ?일곱 돈 박구 안 갑니다.?  ?한 량 주께 가쇼.?  ?그럼 한 량 내쇼.?  변소깐이 앉어서 한 량 받어 각구 나왔더랴아? 참, 나와각구서 이루-저루 돌아댕겨두 갈 디가 웂어, 참 그러구 돌아댕기다 보닝깨 공동뼌소를 하나 만낙거든? 공동뼌소루 쑥 들어 가서 또 무진 앉었능기여. 아 그러니 워떤 눔이 막 느닷웂이 상옷 입은 눔이 상장 막대기에 즈이 아부지 죽었나 직구서 오더니, 설사 차례에 왔던 모냉여?  ?[다급하게] 아, 얼릉 나오시라.? 구.  ?[느긋하게] 다아 눴시다.?  ?아 얼릉 나오시라.?  구. 자아꾸 그려.  ?조끔만 참으슈.?  상제는 상장 막대기는 똥구녁이루 바짝 틀어 막구서 배비 배비 틀구 앉었네? 똥은 나오구 워터겨어? 고때 찌임 됐나 언능(얼른)나와서 허는 말이,  ?어허! 뉘싱가 했더니 상젯님이시구먼? 인사나 헙시다아??  하니 상제가 인사 안 받을 수 있어? 꿉실허다가 이 똥이 푸드득 쌌네?  ?예이 썩을 눔으 똥 쌌다.?  구. 그러구 네러왔댜아. [웃음]     

<똥 싸러 서울 간 사람>

충청남도 보령군 주포면 / 제보자:최영종/ 1981.07.23.채록

출처: 한국구비문학대계 전산DB               


말 한마디로 갚는다는 천냥빛이다. 재치와 유모아는 고등생명체를 감별하게 해 준다. 날짐승 들짐승에게 없는 것이 이런 것이다. 그들은 웃음을 만들 줄 모른다. 오직 인간만이 웃음을 만든다. 공짜로 얻어먹은 잣이 공짜 똥값이 되었다. 아니 똥투자도 이런 똥투자가 없다. 맨몸으로 뿌지직할 뿐인데 그 사이에 똥값이 엄청 뛰었다. 갑절의 똥값을 만드는 사나이는 투자의 귀재인가. WC계의 워런버핏이다. 만 냥 천냥도 똥값 만드는 이들이 세상천지이다. 이 사나이 괄약근만큼이나 두뇌 근육도 장난이 아닌 듯싶다.


한 메느리는 시어머이가 인제 시집살이를 하고 살다가 그것두 인제 가매 태워가지고 가는 거여. 가는데 그 메느리는 가마채 놓으라 그래가지고 오줌을 누니까는 오줌이 저런데 인제 한 군 데 가서 숨어서 오줌을 누는데, 그 오줌 줄기가 멫 가닥이 나가니까는 아마 너무 덜렁덜렁 했던 모양이여. “아버님, 아버님 내가 오줌이 저기 여덟 가달, 여덟 가달이가 나가니깐 저기 아들들 8남매를 낳아서 진사 급제시킨, 시킨다고” 소릴 지르민 “아버님. 아버님” 하고 좋다고 그러더래. 그 이듬해 시집가서 참 아들을 8남매 낳아서 그렇게 진사급제 시키구 그렇게 잘 살더래.     

<오줌 여덟 가닥과 팔 남매>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 제보자: 황정식 / 2010. 3. 21(일) 채록

출처: 한국구비문학대계 전산DB          


이번에는 졸졸, 콸괄 오주울기이다. 며느리의 노상방뇨는 자식들의 출세줄기가 되었다. 여덟가닥 오줌줄기가 여덟아들이 되고 여덟 진사가 되었으니 대단하다. 우리네 신화에서 거인여신의 오줌은 강물이 되기도 하고 육지를 갈라놓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며느리로 축소되면서 출산의 모티프로 줄어들고 말았다. 시집살이는 가마처럼 출렁거렸지만 며느리의 간절한 꿈은 흔들림 없는 편안함이었다. 자식농사가 그저 방뇨에 달렸다는 것이 어이가 없을 독자 분들이시겠지만 우리가 지금도 흘리고 있는 것이 실은 우리를 드높여줄 무엇인지도 모른다. 꿈보다 해몽 아닌가!


하도 가난해서, 어려서 장개를 가본께 하두 가난해서, 화장실이 멀은디 화장실을 좀 둘러보야 할 거 아녀, 신랑이? 그래 인저 부엌 모퉁이 저기다가 짐치 항아리를 묻은겨. 저기다. 저만썩 돌아가서. 그릏게 까작을 부리구, 방이 읎어 가지구 넘의 집이 잘 수 읎어서 친정어매, 친정아부지랑 거기서 자는디, 사우가 자다 나와서 오줌을 쟁인 마박우, 장모 마박우다 오줌 깔려두 뜨겁다 소리두 안했디야.(일동 웃음) 뜨겁다 소리두 안하구 그냥 참았디야. 그라는디 오줌을 늫구 들어가 자구. 아니 신랑이 글씨 화장실을 낮이 둘러보야지 그 집을 왔은께, 신부집을 왔은께. 안 둘러보구서 그냥, #조사자 : 어디가 어딘 지도 모르고 그냥 거기다. 잉. 거기가 인자 화장실인중 알고 오줌을 내깔린기여. 쟁인 장모 자는 중만 알먼 깔리겄어? 그래 가지구 그 사람도 잘 돼서 그릏게 큰 사람만 낳드랴. 아들 딸을 팔남매를 낳드랴. 그라믄서 얘기를 하더라구. 얘기 들은 소리여. 인자 다 했어.     

<장인 얼굴에 오줌 눈 사위>

충청남도 금산군 부리면 / 제보자: 최분례 / 2009. 2 9(월) 채록

출처: 한국구비문학대계 전산DB          


어렵게 지내온 꼬마사위는 처가에 WC가 어디있는지 도통 알 길이 없다. 한밤중에 이 사위는 그만 장인 장모 이마에 방뇨줄기를 뿌려버렸다. 그럼에도 처가 어른들은 사위 오줌 뜨겁다 소리도 참으셨다. 어리고 부족한 사위의 체면을 지켜준 덕인지 조손복이 터져서는 팔남매의 외조모, 외조부 되셨다. 사위사랑이 큰 사랑으로 돌아왔다. 혼쭐 냈으면 지린내 타령으로 그치고  말았을 해프닝이다. 우리는 자신에게 한없이 너그럽고 타인에게 야박하다. 그래서 내로남불, 내가 한 짓은 로맨스고 남이 한 짓은 불륜이 된다. 허물을 품어주는 넉넉함 덕에 꼬마사위는 큰 인물값을 해낸다. 허물줄기가 복줄기인 줄 그 누가 알겠는가?


[구연상황] 이야기를 유도하기 위해 조사자가 먼저 우렁각시 이야기를 해주고 물이 많은 곳에 그런 이야기가 있더라고 했다. 제보자는 그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고 오줌으로 돈 번 이야기는 안다며 이 이야기를 해주었다.

[줄거리] 한 남자가 머슴살이를 해도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다. 어느 날 그가 고개를 넘어가다 오줌을 누었는데 그 자리에 사람들이 오가며 돌을 던져두기 시작했다. 그 돌이 쌓여 돌무더기가 되고 이후 오가는 사람들이 돈을 한 푼씩 놓고 가는 바람에 돈을 많이 벌게 되었다.

[본문] 옛날에 어떤 사람이, @조사자 : 옛날에 어떤 사람이. 어떤 사람이 맨날 넘의 집 살고나도 빈털터리고, 넘의 집 살고나도 빈털터리고, 어데 저 고개 한번 넘어가다가 자기가 어데 오줌을 요래 조금 눴어. 누고 놔놓니까네, 거따가 뭣이 누가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돌로 하나 던져놓고, 돌로 던져 놓은게, 돌무더기 돼가꼬, 가는 사람 오는 사람 고따 돈을 한 잎 놓고, 놓고 놓으니께, “아따, 내가 자슥 덕 봤구나.” 카드란다.

<오줌 누고 부자 된 남자>

경상남도 창녕군 도천면 / 제보자: 주필수/ 2015. 1. 20(화) 채록

출처: 한국구비문학대계 전산DB          


그저 무심결에 노상방뇨를 했을 뿐이다. 벌금을 낼 일이었는데 아니 이게 무슨 일인가? 관광지가 되어 관광수익을 낼 줄이야! 그런데 이야기를 잘 들여다보면 개미투자자 덕에 쌓인 부다. 누군가의 희생 없이 어찌 큰 부를 이루겠는가!


앞집에는 김정승 살고, 뒷에는 이정승 살았는데. 옛날에는 임신되면, 아직 그럴 때 아직. 임신 되가지고 매양해 먹는다네요. 그래 인제 매양해를 먹었는데. “니가 딸 놓으면, 딸 놓든 둥 아들 놓든 둥. ” 며늘 보기를 해 그렇게 결정을 매겼는데. 그래 인제 뒤에 김정승도 인제. #청중 : 옛날 친한 친구끼리는 딸낳다고. 딸 낳았는데 아들 낳았다고. 소문냈어요. 그래 인제. 어느 때 때인둥 인제. 딸 낳았다고 그랬는데. 그래 인제. 둘이 인제. 한 초당. 한문 배우는데. 한문 배우는데. 자꾸 머스마처럼 그래. 행동을 하더래요. 어쩔 수 없어가지고 총각이가. 하루는. “우리 저 무시늘에 오심시합을 하러 가자.” 이러더래. 그래 오심시합하러 갔는데. 여자는 알고 대나무 대롱을 비가지고 갔어요. 가가지고 대가지고 오줌을 누니. 뭐 남자는 누도 안하더래요.

<오줌멀리가기 시합>

경상북도 울진군 후포면 / 제보자: 박준남/ 2011. 01. 28(금) 채록

출처: 한국구비문학대계 전산 DB     


젠더갈등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2024년에도 세상천지 남녀차별과 유리천장이 고스란히 그대로다.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지 모른다. 그러고 보면 허물이 어떻든 간에 탄핵된 지도자도 여성뿐이었다. 아니, 어디 감히 계집이 사내 흉내야? 가장 한심한 내기인 오줌 멀리 싸기를 시도하는 남자들. 한심하다. 하여 이야기 속의 여장부는 대나무 대롱을 남근처럼 활용한다. 그러자 졸장부들의 대롱? 은 모조리 그만 풀이 죽었는가 보다. 마초 정신분석가 프로이트의 남근중심사고가 아니다. 그런 거? 없이도 여장부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 여성들에게 오줌 멀리 싸기나 해 보자고 하는 한심한 남성들이 적지 않다. 아, 또 사용해야 하나 대롱?


할루는{하루는} 또 한 놈이 처가에 이래 가니 죽을 해 주더래요. 죽을 해줘가주 밤에 먹지 않았대 하나도, 부애가{부아가} 나서서, 처가에 오니 죽을 해주니 부애가 나 안 먹고. “*ㅇㅇㅇㅇㅇ* 저녁을 왜 안 먹었느냐?” 이러니, “아 사방이{세상에}, 어찌 죽을 해줬느냐. 부애가 나 안 먹었다고” 그러니, “아 그게 별미라고.” “잣죽이래서 별미라 해줬는데 그러느냐?” 이러니, “아, 그렇느냐?” “그게 어디 있느냐?” 그러니, “저 안방 선반에, 옛날에는 선반이 많았어. 선반에 얹어났다.” 이러니, “아, 그러냐. 그럼” 그 잣죽이라 하니 먹고 싶거던. 넘어 갔대요, 마카 식구 자는데. 자는데, 사랑에 자다 안방에 넘어가가주구 잣죽 들구, 옛날에 이 바지니, 자니까 이 장두끈 안 매고 바지 한 짝 들고 그거 한 손 들고 막 넴기는데, 옛날에 노끈은 요런 고래이가{문고리가} 있어요, 옛날에. 노 요래 꾸는 고래이를 잡는 데 달아놨던가, 그게 장개가는 상투를 그만 냅다 걸렸거던. 아이 고만 꼭 요거 놓으니 중의 벗어지겠고, 아 그릇을 들고 어떠 할 수 없어 개도{그래도} 글슬{그릇을} 메치는 게 낫겠다 그래 글슬 메쳤대요, 죽사, 죽사발을. 아 도둑놈 들었다고 온 빨끈 되치더래. 옛날에 뭐 등잔불이고 이러니. 그러고 뭐 어디 쬧게{쫓겨} 갈 데 없어 고만 정지에 문을 냅다 퉤{튀어} 정지에 나가니, 옛날에 마구가 이래 있으면 저 마구 공이가 이래 있어요. 그 밑에, 밑에가 엎드렸대. 그 밑에 엎드리니, 도둑놈 들었다고 되치니 장모가 그만 잠결에 나오더니 오줌이 고만 공이 밑에 와가지고 오줌을 누더래. 고로고로 쇠[장모가 오줌 누는 소리]. 그 밑에 엎드렸다가, 이 장모라는 게 오줌을 누니 고로고로 쇠 고로고로 쇠 이랬대.     

<사위 머리에 오줌을 눈 장모>

강원도 동해시 망상동 / 제보자: 심순항/ 2012. 2. 18(토) 채록

출처: 한국구비문학대계 전산DB                    


앞서의 장인 장모가 사위를 품어주는 넉넉한, 드문 분들이라면 이 이야기의 장모는 어쩌면 가장 흔하디 흔한 장모의 한 유형이 아닐까. 사위는 처가의 백년손님이다. 어디까지나 손님. 그래서 딸에게는 맛난 밥을 주고 사위에게는 고작 잣죽 뿐이다. 그런데 그 잣죽도 별미란다. 그거라도 먹겠다고 사위는 한밤중에 발버둥이다. 마구(馬廐: 외양간의 강원 방언)의 공이(고양이 강원 방언) 외양간 고양이 소리가 고로고로 쇠. 사위 머리에 뿌려진 장모의 소변은 익살맞은 동물 울음으로 바뀌고 만다. 사위사랑도 바뀌었으려나?


이어서 제보자는 한광주 제보자가 방구쟁이 얘기로 우스웠음을 상기하고는 자신도 방구 얘기를 시작하였다. 제보자는 방귀 뀌는 흉내고 몸을 들썩들썩하면서 이야기를 끌어 갔다.

똥을 뀌는데, 아 어떻게 그양 뀌던가 마당으 도고통이 공중으로 올라가닌게 웃녘 똥뀌는 놈이 본게, 저 고향으로 도고통이 떠오거든. ?요런 방정 맞은 아무디 사는 아무개 여편내가 뀌었구나.? 아이 이거 뀌, 양쪽으서 뀐게 도고통이 공중으서 왔다 갔다, 아 나중으 쉬어서 그냥 말었더니 넘의 장광으가 떨어져 장 항아리를 뿌셔 먹었거든. 아 근게 그 손해를 물으라고 관가에 갔어. “아무디 사는 아무개허고 웃녘에 사는 아무개허고 똥을 뀌가지고 도고통이 그냥 우리 장광으로 장 항아리를 뿌셔 버렸어요. 그 변상을 히주도록 히 주시오.”  “그려?” 그 잡어다가 인자 여자를 다리다가, “왜 그렇게 똥을 뀌가지고 그렇게 도고통이 공중으로 왔다 갔다 혀서  이러느냐?” “아녀요, 아까 헌 것이 시험 삼어서 뀐 것이 웃녁놈이 또 뀌고, 제가 여 아랫녁으서 뀌고 헌게 도고통이 왔다 갔다 허다 인자 나중으 팡겨서 어, 쉬는 순간에 도고통이 넘의 장광에다 떨어졌을 거 아니요? 그리서 깨졌다.” 고. “아 참말로 그려 잘 뀌냐? 어디 나 보는디 한번 뀌어 보라.”고. 관각을 집 창문을 고치는디 목수가 못을 박어. “또당 또당.” 저 못, 못박는 목수 못박는 소리허고 같이 뀔 수 있느냐?”  “그러지라오.” “뀌어 봐라.”  궁딩이를 활딱 까고는 뀌는디 첫참을 ?땅땅? 혀야 나중으 ?또당땅 또당땅? 허거든.  “뽕뽕뽕.”  허더니 나중으는, “뽀봉뽕 뽀봉뽕.” 아 그 망치소리허고 똑같이 그 지랄허네.  “어 그년 똥도 무던히 뀐다.” 저참으는, “땅땅.” 헌게, “뽕뽕.” 아 여 박다 거짐 들어가먼,  “또당땅 또당땅 또당땅 땅땅땅.” 근게, “뽀봉뽕 뽀봉뽕 뽀봉뽕 뽕뽕뽕뽕.” 근게,  “그년 잘 뀐다.” [청중 : 웃음]

<방귀 싸움>

전라북도 정읍군 칠보면 / 제보자: 김환필/ 1985.04.17. 채록           


[구연상황] 가사가 우서워서인지 멋쩍은 지 한 번 웃고는 노래를 불러주었다. 노래라기보다는 읊어주듯이 불러주었다.

[본문]

        시아바이 방구는 호랑이 방구

        시어마이 방구는 무서분{무서운} 방구

        며느리 방구는 도둑 방구

        시누 방구는 연지방구

        서방 방구는 덮어줄 방구

<방귀 노래>(민요)

경상남도 함양군 유림면 / 제보자: 박갑순(여,76세)/ 2009.02.22. 채록


가죽피리 방귀는 소리도 종류도 참 다양하다! 사물과 집을 파괴하는 방귀부터 다시 재건하는 방귀까지. 방귀캐릭터를 이야기하다 웃음 터뜨린 아나운서처럼 우리는 이 은밀한 가스누출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없다. 가벼운 가스지만 파급력이 핵탄두 같은 것이 방귀다. 그래서 그런지 옛이야기에서는 방귀경합이 적지 않다. 그런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행복의 단방귀, 꿀방귀 아닐지. 우리 모두 참지 말고 뀌어보자, 훗날에는 그리워할 가락이 될지도 모른다. 뿡!



이전 06화 요괴, 귀신, 그리고 도깨비들의 타령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