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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우소 Nov 23. 2023

소녀와 우유통

어느 농장에 소젖 짜는 일을 하는 소녀가 있었어요. 그 날은 소녀가 평소보다 훨씬 많은 젖을 짜 우유를 여러 통 가득 채울 수 있었답니다. 그래서 목장 주인은 소녀에게도 우유 한 통을 내주었어요. 소녀는 우유통을 머리에 이고 시장으로 그걸 팔러 떠났어요.

"오늘은 우유를 팔아서 돈을 벌 수 있겠구나." 시장으로 향하는 소녀의 발걸음이 가벼웠어요. "돈을 벌면 어디에 쓸까? 그래, 가족들과 나눠 먹을 계란을 사는 거야!" 계란을 쪄 다 같이 배부른 아침을 맛있게 먹는 상상을 하자 소녀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습니다. "계란, 계란, 계란...계란 한 판만 살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 소녀는 시장에 도착하자마자 우유를 계란 한 판으로 바꿔 만족스럽게 집으로 돌아왔어요. 

소녀는 가져온 계란을 맛있게 나눠먹고 남은 알 몇 개를 부화시킬 수 있었어요. "이 병아리들을 닭으로 키워서 알을 낳으면 시장에 팔아 또 돈을 벌 수 있겠지." 그런 상상을 간간히 하면서 소녀가 목장에 젖 짜는 일을 계속 하러 다니는 동안 병아리들은 닭으로 무럭무럭 잘 자라났어요. 닭은 또 알을 낳았고 새로운 병아리들도 깨어났지요.

"오늘은 계란을 팔아서 돈을 벌 수 있겠구나." 
"그 돈으로 이번엔 뭘 할까? 염소를 사야겠다!"
"염소, 염소, 염소...염소 한 마리만 살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 

소녀는 염소 한 마리를 사와서 데리고 있던 닭들과 함께 잘 키웠고, 목장에도 계속 부지런히 젖을 짜러 다녔어요. 그 동안 크게 자란 닭 몇 마리를 팔아 염소 한 마리를 더 산 소녀는 키우던 염소에게 짝을 지워 새끼들을 얻었습니다. 

"오늘은 염소를 팔아서 돈을 벌 수 있겠구나." 

"그 돈으로 이번엔 뭘 할까? 젖소를 사야겠다!"

"젖소, 젖소, 젖소...젖소 한 마리만 살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 

드디어 그렇게 원하던 젖소를 산 소녀는 이제 작은 농장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소녀는 매일 즐거운 상상을 하며 자신의 우유통을 채운답니다.


© Simon Skaf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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