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일

2026.03.18

by 은봄


달력 속

한 칸만

유난히 깊어진다


손끝이 스치면

그날의 온도가

아직 남아 있는 것처럼


나는 이유 없이

며칠 전부터

몸 안에

조용한 비를 들인다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는 날


빛이 있어도

조금 어둡고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혼자 걷는 기분이 드는 날


아마도
시간은 지나가도
어떤 순간은
계절처럼 돌아오는 거라서


그날은
해마다 다시 와
나를
조금 전의 나로 만든다


그래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 이름을
마음속으로만 부르다


끝내
부르지 못한 사람처럼


조용히
하루를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