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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ngerine Oct 07. 2023

가족과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내야 하는 엄마

나르시시스트 엄마와의 크리스마스 사건

내가 남자친구가 생긴 이후 나르시시스트 엄마와 새끼나르 언니는 매 순간 내가 행복해 보이는 소식을 물어 올까 봐 전전긍긍했다.  


나는 그 당시 남자친구였던 남편과 휴가를 쓰고 제주도 여행을 일주일 동안 다녀오기로 했다.

여행 중간에는 크리스마스가 껴 있었다. 내가 남자친구가 생기기 전 엄마와 언니는 크리스마스 레스토랑을 미리 예약해야 한다고 하며 3개월 전부터 크리스마스날 갈 식당을 예약했다.


언니도 남자친구와 여행을 자주 다녔고, 언니가 유학하던 때는 엄마가 남자 친구하고 여행 갈 때 보태라고 언니에게 용돈도 챙겨 줬었기 때문에 내가 남자친구와 제주도 여행을 가고 크리스마스를 같이 지내지 않는 것이 큰 문제가 될 거라고 나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몇 년간 내가 크리스마스를 혼자 보내던 친구나 연인이랑 보내던 전혀 신경을 안 쓰던 두 사람이었기에 나는 나의 이 여행이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그 당시 전혀 아무런 생각도 없었다.


아래 내용은 그 당시 내게 크리스마스를 같이 안 보낸다며 공격하던 엄마 언니와 나눴던 대화들이다.

대화 내용이 길지만, 나르시시스트 가족과의 대화가 어떤지 궁금하신 분들은 이 대화들로 간접체험을 해 볼 수 있다.



어느 날 내가 남자친구와 제주도 여행을 간다고 하는 말을 들은 언니는(이하 새끼 나르) 내게 좋겠다며 축하한다고 했다.   


새끼나르 : "숙소는?" "차는?" "비행기는?"


나: "숙소랑 차는 오빠가 구할 거고 나는 비행기만 끊으면 돼"


새끼나르 : "좋겠다. 진짜 센스 있다. 너 남자 친구 잘 만났다." "근데 그럼 크리스마스 때 식당은 엄마랑 나만 가야겠네?"


나: 응 그래야 할거 같아. 식당 같이 못 가서 미안해, 엄마랑 맛있게 먹고 와. 그리고 엄마한테는 여행 간다고 내가 내일 말할게.   


새끼나르: "야, 너만 연애하고 여행 가고 그러지 말고 니 남자친구한테 부탁해서 나도 좀 소개팅 좀 시켜줘!"


나: " 응...ㅎ 한번 물어볼게."


처음 내 남자 친구의 학벌을 알고 나서 새끼 나르는 아래와 같이 말하며 내 남자 친구 친구들을 소개해달라고 했다. "나도 이제는 학벌 좋은 남자 만나야 해." "나도 좀 소개해줘 너만 연애하냐."


이후 새끼 나르는 계속해서 내가 너무 부럽고 너무 좋겠다고 하면서 꼭 내 남자친구처럼 좋은 학벌을 가진 남자를 소개해 달라고 강조해서 말했다. 진짜 한 두 번은 들어주지만 계속 반복해서 말하는 새끼나르가 정말 피곤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내 남자 친구 지인은 물론이고 그 누구도 새끼나르 언니에게는 소개를 시켜 줄 수가 없었겠다는 생각을 한다.


누구 인생을 망칠 일 있나.



다음날 아침 회사에서 일을 하던 나는 나르엄마에게 한통의 문자를 받았다.  


'너가 크리스마스 때 가족이랑 시간을 안 보낸다고 들었다. 엄마 집에 가면 얘기 좀 하자.'   


나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꼈다.

 ‘에이 설마 그럴 리가 없어.  언니가 아직도 이렇게 애 새끼 같은 유치한 짓을 할 리가 없어.’    


박사를 딴 새끼 나르는 아직도 취업을 못했었는데, 매일매일 나르엄마의 눈총과 핍박을 받으며 살았다. 취업을 해야 하는데 못하는 딸을 보며 나르엄마는 넌 취업할 수 있을 거야 잘될 거야라고 해주면서도, 기분이 나쁠 때면 새끼나르에게 빨리 취업이나 해서 니 동생처럼 자기한테 생활비도 주고 키워준 값을 하라고 빼액 소리를 질렀다. 그러던 중 그 얄미운 동생을 공격할 건 수가 생겼으니, 새끼나르가 그 좋은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언니가 엄마에게 뭐라고 말했는지 모르지만 내가 여행을 간다는 얘기를 들은 엄마는 화가 많이 난것 같았다.


"너 남자 친구랑 여행 간다며."  나르엄마가 말했다.


나:

"네, 제주도요.  오늘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크리스마스 껴서 다녀올게요. 크리스마스 같이 못 보내고 식당 같이 못 가게 돼서 죄송해요. 저도 회사 생활 중 오랜만에 휴일 껴서 쉬는 거니까 다녀올게요." 


나르엄마:

"너 여행을 가겠다는 거야? 크리스마스를 우리하고 안 보내고?" 


나:

"크리스마스 같이 못 보내서 죄송해요, 근데 저는 남자친구랑 보내고 싶어요. 저도 이직하고 처음으로 오랜만에 휴가 쓰고 여행도 다녀오고요." 


나르엄마:

"그래도 이렇게 당당하게 여행 간다고 하는 건 아니지 않니? 아무리 성인이어도 남자 친구랑 여행 가는 걸 이렇게 엄마한테 말하니? 너 미안한 기색이 전혀 없다?" 


나:

"언니도 전 남자 친구들이랑 여행 갈 때 엄마한테 말하고 용돈도 받고 다녀오길래  여행 간다고 엄마한테 말하면 엄마가 별말 안 하실 줄 알았는데요?" 


나르엄마:

"너랑 언니랑 같니? 너 가족의 소중함을 모르는구나? 크리스마스 때 같이 보내기로 했는데 남자 친구랑 놀러 가겠다는 거잖아! 너 가족하고 연을 끊겠다는 거야?" 


나:

"언니랑 저랑 같지 않을 이유가 뭐죠? 그리고 무슨 크리스마스 같이 안 보낸다고 연을 끊어요. 오바 좀 하지 마세요." 


나르엄마:

"그 얘기가 왜 나와! 넌 남자 친구랑 여행 가기에 아직 너무 어려!" 


나:

"서른 살이 어려요? 그런 말은 처음 듣네요." 


나르엄마:

"뭐라고? 얘 말하는 거 봐. 너 연애하면서 이상해졌다? 너 걔 사귀고부터 가족 알기를 너무 우습게 알아?" 


나:

"뭐가 이상해요! 같이 못 보내서 죄송하다고 했잖아요. 아 제발 좀 그만 좀 해요 쫌!!!! " 


나르엄마: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너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가족을 배신하니?" 


나:

"저 원래 크리스마스 때 저 혼자 알아서 보냈는데요?  언니랑 보내세요"  


나르엄마:

"그래! 인정하네! 넌 늘 그런 식이야 넌 가족도 져버리고, 너 우리랑 같이 가기로 식당 예약했는데! "  



이때 새끼나르가 방문을 열고 들어와 난입한다.  


새끼나르:

"그 식당이 얼마나 예약하기 힘든데! 3명에서 2명으로 바꾸면 위약금 내야 한데!"

"넌 엄마가 불쌍하지도 않냐?" 


나:

"언닌 끼어들지 말고 빠져" 


나르엄마:

"너 언니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 넌 윗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어!" 


새끼나르:

"야, 거기 위약금 내야 해. 너 때문에 위약금내고 우리가 가게 생겼냐? " 


나:

"아닌데, 내가 전화해서 확인해 볼게, 거기 그런 룰 없어." 


새끼나르:

"됐어, 내가 취소할 거야!" 


나:

"아니 전화해서 확인해 보고 2명으로 바꿔달라고 할게 내가." 


나르엄마:

"시끄러워! 너 지금 언니한테 대드니? 언니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그만 얘기하자. 그리고 크리스마스 때는 그 식당 같이 가는 걸로 알아라"   



그 식당은 인원수 대로 위약금이 생기는 룰 같은 건 없는 식당이었다.

며칠이 지났다.   



나:

"저 지난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제주도 며칠에 가서 며칠에 와요. " 


나르엄마:

"너 미쳤니? 기어이 크리스마스 때까지 그놈이랑 놀겠다는 거야?" 


나:

"그놈이 아니라 제 남자친구고요. 분명히 크리스마스 껴서 여행 다녀온다고 했잖아요. 같이 시간 못 보내서 아쉽지만, 다녀와서 연말 연초에 같이 시간 보내면 되잖아요. 저도 회사 정신없이 다니다가 오랜만에 좀 여행 좀 다녀오게 이해해 주세요.  


나르엄마:

"너 앉아봐. 너 크리스마스가 어떤 날인지 아니?" 


나:

"???" 


나르 엄마의 너 ~~~ 그거 아니....?로 시작하는 스무고개가 시작되었다.  


나:

"크리스마스가 크리스마스죠." 


나르엄마:

"주님의 탄생일이야." 


나:

"네?" 


나르엄마:

"우리가 천주교로서, 여태까지 성탄미사를 안 다녀서 네가 모르나 본데,  중요한 날이야. 내가 너희를 자유롭게 키운다고 여태까지 중요한 것에 대해 너무 경시하면서 살아온 거 같다. 내가 교육을 잘못했다. 미사는 가지 않지만, 그래도 그날은 주님을 생각하면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날인데, 네가 너무 여태까지 막 나가는걸 내가 허용한 거 같다." 


나:

"......?" 


엄마:

"너의 생각은 어떻니?" 


나:

"우리 성당 안 나간 지 10년도 넘었잖아요. 지금 와서 성당 미사 때문에 중요한 날이니까 가족하고 지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으신 거예요?" 


엄마:

"너 지금 엄마한테 따지니? 내가 지금 이런 말을 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니?" 


나:

"아니, 그리고 저는 천주교 안 믿어요. 부모가 믿으라고 했다고 그 종교를 제가 믿어야 할 이유가 없으니 이제 안 믿겠다고 고등학교 때 엄마한테 말한 이후로 한 번도 제가 종교가 있다고 생각하고 산적이 없는데요. 전 무신론자예요. " 


엄마:

"너가 그래서 이렇게 막 나가는 거야. 너 그렇게 살면 벌 받는다." 


나:

"아 편한 데로 생각하세요. 그만할래요." (자리에서 일어남) 


엄마:

(자리에서 일어나서 따라옴) "너 어디가! 싸가지 없는 년! 엄마가 말을 하는데 어딜 가! " 


나:

"아 그만 괴롭혀요 좀! 무슨 한 번도 크리스마스 때 미사 얘기 꺼낸 적도 없고 엄마도 성당도 안 다녔으면서 그런 말을 하세요!"  


엄마:

(때리려고 손을 들며) "내가 널 괴롭힌다고? 너가 우릴 괴롭히잖아아앙아아아!!"



이 대화는 100% 실화다. 사실 엄마와 언니가 한 가스라이팅과 뻘소리들이 더 많지만 그 양이 너무나 방대해서 내가 축소를 시킨 게 그나마 저 정도이다. 내게 온갖 핑계를 대고 가스라이팅을 하며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던 엄마와 언니는 그 이후로도 점점 더 심하게 나를 괴롭히며 내가 확실히 정을 뗄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래도 가족이니까 내가 참고 지내야겠다 하고 생각하던 나는, 두 사람이 이런 막말과 폭력으로 나를 괴롭히는 걸 겪은 후 바로 독립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나는 결국 여행을 다녀왔고, 그 이후 크리스마스때 가족을 배신한 천하에 막돼먹은 썅년이 되었다.


투 나르의 공작은 이게 끝이 아니었고, 더 끈질기게 정교한 가스라이팅과 괴롭힘으로 발전했다. 내가 결혼을 준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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