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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웅 Jan 06. 2024

CS팀으로 병원에서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CS고객센터에 없어서 안 되는 물건은 바로 전화기다.

물론 홈페이지나 블로그, 유튜브와 SNS등 마케팅이 잘되어있는 병. 의원이라면 굳이 전화로 예약할 필요 없이 환자들이 직접 와서 진료 대기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병원 중 그런 곳이 있을까 싶다. 

어플을 사용해서 병원을 예약할 수 있지만 아직은 전화로 예약문의하는 사람들이 더 많고 편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병원은 전화기와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직원이 꼭 필요하다. 

우리 병원도 처음에는 제대로 된 CS팀이 구축되어있지 않았었다. 데스크에서 내원하시는 환자응대와 병원으로 걸려오는 전화응대 업무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을 해야 했기 때문에, 환자응대 중 걸려오는 전화는 데스크에서 받을 수 없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다 보니 환자들의 불만이 데스크로 향하게 되고 데스크직원들의 하소연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환자와 직원을 다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CS팀의 구축이었다. 

CS팀을 구축한다면 인터넷전화 사용요금과 직원들의 급여가 나가는 비용이 발생하겠지만 제대로 된 팀을 만든다면 환자들의 서비스를 상승시킬 수 있을 것이고 그로 인해 매출도 상승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CS팀을 구축하였고 앞서 말한 전화기와 직원이 가장 필요하였다.

그리고 병원의 대표번호를 지정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통신사와 계약이 필요한 부분이다. 원하는 통신사를 선택하여 서류 양식에 맞춰 기업인터넷전화 계약을 진행했다. 


그렇게 병원의 전화번호가 설정이 되었고 병원 내/외에서 CS팀으로 전화예약문의를 해달라는 홍보를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전화는 쏟아졌지만 응답률은 저조했다. 

왜냐하면 카드사나 대형 CS콜센터의 경우 인바운드(고객이 콜센터에 전화하는) 부서와 아웃바운드(콜센터에서 고객에게 먼저 전화하는) 부서가 나뉘어있기 때문에 각 부서의 업무만 처리하면 된다. 

하지만 우리 CS팀은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업무 두 가지를 처리해야 했기 때문에 응답률이 높지 않았다. 또 적은 인원이 문제이기도 했다. 


그래도 우리 회사의 지원자는 꾸준히 있었고 지원자가 없더라도 헤드헌팅이나 아웃소싱 같은 업체를 통해 인원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인력업체를 쓰다 보니 생각이 나는 게 있는데, 외부 아웃소싱 업체에서 온 그 직원이 일을 못하는 건 둘째치고 고객과의 통화내용을 거짓말로 시트에 작성을 했던 직원이 있었다. 

분명 수화기너머로 들려오는 고객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렸는데 구글시트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처럼 작성을 하는 게 아닌가.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캐치를 하였고 해당직원에게 주의를 주었다.  

당시 전화기는 녹취기록이 없었기에 다시 들을 수도 없었고 내가 다시 그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문제를 해결해 주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외부업체 인력이 일을 못하거나 실수건이 많다면 무조건 기록을 남겨야 한다. 

아주 상세하게. 

그래야 우리는 계약해지를 해도 문제가 없을뿐더러 다른 인력을 빨리 채워줘야 하기에 사소한 실수건이라도 기록을 캡처하고 상세하게 작성해야 한다. 


이러한 이슈도 물론이고 녹취도 안 되는 불편함도 있었기에, CS팀을 좀 더 체계적인 팀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전에 쓰던 전화기에서 CTI(Computer Telephony Integration)로 바꾸기를 결정을 하였다. 여기서 CTI란 퓨터와 전화를 통합시켜 기존의 분리된 전화 업무와 컴퓨터 업무를 하나로 처리할 수 있도록 구성된 지능형 통합 전산기술이다. 한마디로 걸려오는 전화기를 수화기를 들어서 받는 게 아닌 컴퓨터로 전화를 받는 것이었다. 


수많은 업체를 비교견적을 하며 한 곳과 계약을 진행하였고 날짜에 맞춰서 CTI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되었다. 

설치하는 과정은 복잡하지 않다. 기존 사용하던 기업인터넷 전화를 해지하고 프로그램과 연동을 할 수 있는 상품으로만 가입하면 됐다. 하지만 설치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었다. 

당시 사용하고 있던 통신사에서 회사에 방문하기로 한 약속시간에 맞춰 오지 않아 오전업무를 못하게 되었고 프로그램 설치해 주는 업체도 뒤로 밀리다 보니 오전업무를 못했던 기억이 난다.(항의 끝에 한 두 달은 요금을 안 낼 수 있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프로그램을 세팅하였고 나의 업무도 점점 늘어났지만 전화기가 컴퓨터와 연결이 되다 보니 자동화시스템이 되었다.

이전에는 인콜이 들어오면 수화기를 먼저 드는 상담사가 안내를 하는 시스템이었다면 프로그램 도입 후 대기를 먼저 하는 순서로 인입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어떠한 상담사가 콜량이 많은지, 후처리 시간은 얼마나 빨리 처리했는지 등 다양하게 초 단위까지로 분석하고 그에 맞는 인센티브 항목도 정립할 수 있었다. 


또 이전에 사용했던 전화기는 전용 사이트에서 음성 메시지와 벨소리, 업무시간, 휴무 날짜 등 일일이 수정을 해야 했기에 번거로움이 많이 있었다. 혹여나 담당자가 휴무인 날에 세팅이 잘못되어 있으면 골치 아팠기 때문에 이러한 번거로움도 몇 차례 생기곤 했다. 하지만 CTI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불상사가 크게 생기지 않았다. 

대신 1년 동안의 CS팀 스케줄과 IVR (자동응답시스템) 시나리오를 전달을 해주어야 했다. IVR은 자동음성안내로 휴무날짜와 점심시간 등 자동으로 안내되는 응답을 작성해서 전달드리면 됐다. 

혹시나 예상치 못한 휴무나 변동사항이 생긴다면 업체에 1주일 전까지만 수정요청을 한다면 문제가 없다. 


그렇게 우리 CS팀은 점점 체계적인 팀으로 자리를 잡아갔으며, 인바운드 응답률 또한 매달 90% 이상을 달성을 하였다. 응답률이 좋다면 매출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병원의 매년 매출성장률(CAGR)을 분석해 본 결과 15% 상승했고 응답률 또한 매년 10%씩 상승하였다. 

CS가 병원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 있겠지만 실로 CS팀의 구축은 병원의 활성화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우리 병원은 예약되어 있는 환자들을 일주일 전 또한 당일날 아웃바운드 전화를 통해 내원을 유도하였고 빈자리가 발생할 경우 날짜가 뒤로 미뤄진 환자들을 앞당겨서 빠르게 진료를 보실 수 있게 전화응대를 해드렸다. 이뿐만 아닌 초진환자 인입 시 정제된 응대스크립트를 통해 환자분들이 신뢰를 가지고 예약을 하실 수 있게 성심성의껏 안내를 해드리니 환자 로스율을 막을 수 있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처음 CS팀을 구축한 계기는 매출과 서비스 만족도 두 가지를 잡는 것이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물론 처음에는 저조한 응답률과 직원이슈 등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밀려오는 전화와 기다렸다는 듯이 환자들에게 친절하게 응대하는 CS팀을 보면서 뿌듯한 감정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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