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고 싶지 않은 오늘

흔들리는 순간의 한가운데서

by 푸른혜



밤이 되면 아침이 찾아오듯이
나에게도 긍정적인 순간이 끝나고
부정적인 생각이 몰려올 때가 있다.


요즘은 그 밤이 유난히 길다.


인생을 살고는 있지만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를 찾은 듯
열정을 불태우며 살아간다.
야근을 견디는 열정,
누군가를 사랑하는 열정,
나를 돌보는 열정.


그 에너지가
지금의 나에게는 너무 멀게 느껴진다.


나도 한때는 그런 에너지가 있었다.
예전에도 무기력함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지금처럼 삶 전체가 버겁지는 않았다.


왜일까.
그때는 나를 책임지지 않아도
누군가가 나를 책임져 주었기 때문일까.


겉모습만 바뀐 채
나는 아직도 본질을 찾지 못하고
같은 자리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20대 초반
글로 성공하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다.
몇 번 시도하다 멈춘 나를 보며
‘이 길이라면 이렇게 쉽게 포기하지 않았을 거야’
라는 말로 꿈을 접었다.


20대 중반에는
차가운 사회를 겪은 뒤
잊어두었던 글을 다시 붙잡아 보았다.

할 수 있는 공모전에 도전했지만

탈락이라는 결과는 늘 같았다.


재능이 없다는 결론은
생각보다 쉽게 내려졌다.


그리고 지금,
20대 후반의 나는
되든 안 되든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을 보며
다시 글을 쓰고 있다.


쓰고는 있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하나는 분명하다.

예전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


언젠가 이 과정 끝에
여기가 내 길이라고
조용히 안착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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