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세의 나는

버텨온 시간 속에서

by 푸른혜



어린 시절에 꿈꿨던 29세와
지금의 29세는 다른 것 같다.


어린 시절 꿈꿨던 내 모습은
어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안정적인 삶을 사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있지 않다.
그럼 안정된 삶을 이루었느냐고 묻는다면
그렇지도 않다.
현재 나는 불안한 하루 속에서 버티고 있다.


사회생활에 적응해 나간다는 건
학교 무리에 스며들고
알바를 하며 배웠던 것과는
또 다른 세계였다.


사회는 철저히 냉정했고
빠르게 잘 해내야 했다.
그나마 시스템이 오랫동안 갖추어진 곳은
처음 온 어린양을 배려해 주며
기다려주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들은
적응할 시간을 준다고 말하면서도
바빠지면
“아직도 모르겠냐”라고 되묻곤 했다.


그들은 말로는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순간 드러나는 답답한 표정과 행동은
한숨으로,
찌푸려진 인상으로 나타났다.


나는 그 차가움 속에서 점점 주눅이 들었고
실수도 잦아졌다.
그 시기를 겨우 버텨내고 나면
알게 모르게 긴장해 있던
몸과 마음의 지침이
집에 돌아와서야 드러났다.


그렇게 피로감은 당연한 것이 된 것 같았고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게 버티고 있을 거라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하지만
점점 이 삶의 방식이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인지
모르겠다.


19세의 나는
29세의 내가 찬란할 거라 믿었다.


지금의 나는 불안정하고
방향성도 잃었지만
그래도 버텨온 29세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너의 버팀은 찬란했다고.
정말 고생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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