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맞이하며

설렘을 맞이하고 싶은 오늘

by 푸른혜




쌀쌀했던 공기가 차갑게 변하고,
집을 나서는 순간 입안이 얼얼해진다.


인스타와 유튜브를 보면
모두 각자의 연말을 맞을 준비를 하는 것 같다.


누군가는 연말 모임에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상을 쏟아내며 말한다.


“우리가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들었지?”

“누구랑 만나고 있어?”
“아... 이 사람 때문에 힘들어.”


잔들이 부딪히고,
누군가는 사뭇 진지해지고,
누군가는 오늘의 우울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누군가는 추위 따위 잊은 듯
설렘 어린 눈으로 서로를 바라본다.


나는... 잘 모르겠다.
요즘은 연말 분위기를 잘 느끼지 못한다.


반짝이는 트리,
와인잔을 부딪히며 웃는 사람들,

주머니 속에서 손을 꼭 잡은 연인들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겨울이 왔다는 걸 실감한다.


예전엔 이런 분위기와 설렘이 너무 중요했다.
이 순간에 내가 주인공이 되지 않으면
무언가 잘못된 것 같았고


혼자면 초라해 보일까 봐

더 바쁘게 지내고
주변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리고
나에게 '필요한 의미'를 만들어내려 애썼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현실적인 고민뿐이다.


고정 지출은 어떻게 줄일까.
언제쯤 돈을 모아 집을 살 수 있을까.
나에게도 행운 같은 일이 찾아올까.
나도 걱정 없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날이 올까.


모르겠다.
요즘은 정말 춥다.
마음이 비어 있어서,
조금 외로워서,

더 춥게 느껴진다.


오늘은 방안을 조금 더 따뜻하게 해야겠다.
겨울은 길어질 테니
추위 속을 헤매는 나를
포근하게 재워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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