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계절을 마무리하며
푸르던 잎사귀들이 노랗게 물들어갔다.
황금빛이 찾아왔다.
가을은 그렇게 조금씩 스며들었다.
가을은 사실, 마음을 좀 더 기울여야 잘 보인다.
정신없이 지날 때는 그저 길가의 은행잎일 뿐이고
때로는 은행 냄새 때문에 불편한 계절로 남는다.
하지만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그 나무들을 주의 깊게 바라보면
모두 같은 노란색이 아니다.
어떤 잎은 강렬하고,
어떤 잎은 연두에서 노랑으로,
또 어떤 잎은 노랑에서 갈색으로 번진다.
모두의 시작점이 다르게 출발한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다 똑같아 보이는 것처럼.
어쩌면 인생도 비슷한지 모르겠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열심히 사는 것 같지만,
누군가는 꿈을 찾아 천천히 쌓아가고,
누군가는 이제 막 꿈이라는 것을 만났고,
누군가는 꿈이라고 믿었던 것을 짧은 시일 안에 떠나보내기도 한다.
그 안에서 희로애락을 겪으며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소망하는 것.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아닐까.
차가운 공기가 스며들고
겨울의 첫걸음이 다가온다.
황금빛으로 반짝이던 가을은
이제 천천히 사라질 채비를 한다.
매번 같은 낙엽인 줄 알았는데
돌아보니 그 순간마다 내가 만난 가을의 온도는 달랐다.
작년에는 정신없이 사느라
가을의 온도를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추워졌네, 감기 조심해야지.”
그게 전부였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달랐다.
가을의 시작점부터
흩어지며 사라지는 과정까지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들을 놓치기 싫어
보일 때마다 가을의 조각을 사진으로 남겼다.
무미건조했던 계절에
애정 어린 시선이 피어났다.
내년의 가을은
조금 더 온전히 즐길 수 있기를.
그리고 흩어지는 과정까지
조용히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