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과 찰떡궁합, 명이나물 장아찌! 1년에 한 번만 해야 할 이유
삼겹살과 찰떡궁합인 명이나물.
명이는 ‘산마늘’이라고도 부르며, 은은하게 마늘 향이 퍼져 장아찌로 만들어 먹으면 삼겹살과 정말 잘 어울려요.
이 명이는 한국에서는 울릉도가 주요 산지이고, 다른 지역에서는 자라기 어려운 환경이더라고요.
하지만 스위스에서는 지천에 널려 있답니다.
날이 좋았던 3월 둘째 주 일요일, 남편과 함께 뒷산 숲에 명이를 따러 갔어요.
3월이 가장 절정이고 그 이후로는 잎이 질겨지고 꽃이 피면 못먹어요.
명이는 독일어로 ‘베어라우흐(Bärlauch)’라고 합니다.
여기 사람들은 명이를 페스토로 만들어 파스타 소스로 먹거나, 빵에 곁들여 먹는 등 다양하게 활용해요.
안 좋아하는 사람은 (저희 남편처럼) 본 적도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숲을 뒤지다가 남편이 "앗, 이거 아니야?" 하고 바로 알아보더라고요.
수많은 비슷한 풀들 중에서 어떻게 구별할까요?
사진을 보시면, 첫 번째가 명이입니다.
가운데와 오른쪽은 독초예요.
상당히 비슷하게 생겼는데, 지금 보니 제가 가운데 있는 풀을 뜯은 건 아닌가 괜히 걱정되네요.
지천에 널려 있긴 했지만, 이게 정말 맞는지에 대한 의문은 집에 와서 장아찌까지 다 담고 나서야 들었어요.
딸 때만 해도 마늘 냄새가 완전히 퍼져서 100% 확신했기에 의심의 여지는 없었죠.
아직 조금 이른 시기 같기도 해서 다다음 주쯤에 다시 와볼 생각입니다.
집에 와서 먼저 명이 잎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씻은 후, 간장 소스를 만들었어요.
간장소스는 물, 간장, 설탕 등을 잘 배합해서 넣으면 되는데
저는 마늘+양파+올리브+말린조개+대추+말린고추등 이것저것 많이 넣었어요.
맛을 보니 아주 기가막힙니다!
재법 많이 따왔는데 못생긴 거, 쪼맨한 거, 찢어진 거는 골라냈어요.
간장 소스는 1시간 정도 끓인 뒤 식혀두고, 그 사이에 명이 잎 하나하나의 물기를 털어내어 락앤락에 가지런히 담았죠.
3층 정도 차곡차곡 쌓고 간장 소스를 붓고, 또 쌓고 다시 간장 소스를 붓고...
명이잎이 코팅이 되어있는지 소스가 스스륵 미끄러져 내려가요.
이 과정을 몇 번이나 반복하다 보니 손가락에 주부습진이 올 것 같더라고요.
손이 너무 많이 가는 작업이라, 귀찮고 지쳐서 작고 못생긴 명이들은 2차로 골라내서 버렸어요.
이렇게 담근 후 3일 뒤에 간장 소스만 덜어내서 다시 끓여 식힌 후 한 번 더 부어줍니다.
정말 손과 시간이 많이 들어서 1년에 딱 한 번만 만들어야겠더라고요.
거의 김장 수준입니다.
그래도 1년내내 먹을수 있기에 기대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뚜껑을 덮을 때 위에서 꾹 눌러줘야 간장 소스가 잘 스며드는데, 저는 이렇게 눌러서 뚜껑을 덮었어요.
2주 정도 두면 먹을 수 있겠죠?
개봉하는 날엔 마트에 가서 삼겹살 대자를 사 올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