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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인연이란

by 피닉스

사람들은 말한다. 좋은 인연도 있고 악연도 있다고.

그럼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좋은 인연이란 어떤 것일까? 나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인연은 좋은 인연이고 어떤 사람을 떠올리기만 해도 얼굴에 핏기가 확 가시고 치가 떨리는 인연은 나쁜 인연일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인연들을 만난다. 그중에서는 잠깐 스치는 인연도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느낌으로 거의 평생을 함께하는 인연도 있다. 좋은 인연이라 생각했던 사람이 두 번 다시 대면하고 싶지 않은 악연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또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관계로 맺어진 인연도 있다. 처음엔 이해관계로 시작해 만남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끈끈한 우정 내지는 사랑으로 변화되어 내 삶에 그대로 스며들어 소중한 관계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좋은 인연에는 대략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첫째, 무엇보다 함께 있을 때, 혹은 긴 침묵에도 전혀 긴장되거나 어색하지 않은 편안한 관계일 것이다.

둘째, 상대의 작은 일이나 도전에도 내 일처럼 기뻐해주고 축하해 주고 응원해 준다.

셋째, 상대가 실의나 도탄에 빠져 갈피를 못 잡고 허둥댈 때, 침착하게 위로를 건네고 끝까지 곁을 지키며 도움을 준다.

넷째, 오랜 공백 기간이 있었더라도 언제라도 연락하면 변함없이 반갑게 맞아주고 따뜻하게 대해 준다.


사람들과 부대끼다 보면 서로 소통과 화합이 안되고 하나부터 열까지 부딪히고 어긋나기만 하는 관계도 있다. 그런 인연은 과감히 피하거나 끊어내야 옳은 처신이고 선택일까?


그러나 사람의 성격이 각자 다르듯, 서로 다른 환경에서 다른 경험으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이 자신의 마음처럼 척척 맞기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역지사지로 보면 자신 또한 상대에게 100% 맞는 상대는 아닐 것이다. 진정한 인연은 찰떡궁합처럼 척 척 맞는 경우가 아니라,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와 수용으로 상대의 부족함까지도 품어주고 인정해 주며 서로가 긍정적인 성장을 꾀하는 관계이다.


다시 말해 상대를 바꾸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존중해 주는 것이다. 그 다름의 관계에서 서로 부족한 건 보완해 주고 채워가는 과정에서 배울 점도 분명히 있을뿐더러, 그 다름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시야를 확장할 수 있는 지혜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니 자신이 열린 마음으로 준비되어 있으면 유유상종의 이치에 따라, 좋은 인연이 흘러들어오고 그 인연이 다하면 억지로 끊어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멀어져 간다. 과거의 인연에 집착하고 매달릴 필요도 없다. 시절인연이기에 때가 되면 물처럼 바람처럼 흘러가게 마련이다. 이루어질 필연이라면 결사적으로 막고 밀어내도 남아 있을 것이고, 그 반대라면 아무리 붙잡으려고 발버둥 쳐도 떠나갈 것이다.


분명한 건 그 어떤 인연이든 영원한 건 없다는 것이다. 하물며 혈연 간의 인연도 언젠가는 끝이나 듯, 모든 인연은 유한하지 않은가? 다만, 현재의 인연에 집중하고 자신의 도리를 다한 후, 먼 훗날 뒤돌아 보았을 때, 그 인연이 진정 아름다웠노라 말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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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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