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병원에서의 짧은 입원 기간이 끝나고 퇴원하게 되면 드디어 육아의 대서막(!)이 시작된다. 요즘에는 퇴원 후 바로 집으로 돌아가기 육아를 시작하기보다는 산후조리원에서 2~3주 지내고 집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비용이 들더라도 산모가 편하게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기간은 산모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 2주 정도인데 그 기간 동안 비슷한 시기에 출산한 산모들과 교류도 하면서 육아 관련 정보도 공유하고 신생아 다루는 법도 배울 수가 있다. 아내가 산후조리원에 있는 기간 동안 남편도 함께 지낼 수 있는데 이때 최대한 많은 시간을 같이 지내는 것이 필요하다. 보통 남편들은 제도적으로 부여되는 10일의 출산휴가를 산후조리원 기간 동안 모두 쓰거나 일부는 산후조리원 기간 동안 쓰고 나머지는 조리원 퇴원 후 집에서 육아를 시작할 때 쓰기도 한다. 일부 남편들은 집에서 육아를 시작하는 시점에 출산휴가를 쓰기 위해 산후조리원 기간 동안에는 조리원에서 출퇴근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아무리 좋은 시설 속에서 여러 가지 편의서비스가 제공되는 산후조리원이라고 해도 아내를 곁에서 보살펴주고 필요한 것들을 챙겨줘야 할 부분들이 있을뿐더러, 무엇보다 그 시기만큼은 남편과 아내와 아기가 온전히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산후조리원 기간 동안 같이 지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만일 아내가 집에서 육아를 시작하는 시점에 휴가를 쓰기를 원한다면 일주일씩 나누어서 쓰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남편의 출산휴가를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아내와 상의해서 아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결정하도록 하되 어떻게 쓰던 출산휴가의 목적이 남편의 휴식이 아닌 출산한 아내를 보살피는 데 있다는 것을 명심하도록 하자.
내 경우는 아내가 2주간 산후조리원 생활을 했는데 시점이 코로나시기였기 때문에 산후조리원에 있는 동안 다른 산모들과 교류도 못하고 남편 이외의 가족이나 친구도 만나지 못하는 등 거의 감옥과도 같은 독방생활을 해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내 곁에 있어주는 것이 더욱 필요했고 다행히 우리가 지냈던 산후조리원은 남편의 출입은 허용했기 때문에 2주의 출산휴가를 모두 산후조리원 기간 동안 사용했다. 산후조리원에 있는 동안 남편들이 해야 할 일이 생각보다 많은데 모자동실 시간에는 아내와 함께 아기를 돌봐야 하고 자녀 출생 관련 일들도 처리해야 하며, 틈틈이 신생아 다루는 법도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남편입장에서는 2주 동안이나 산후조리원에서 같이 지낼 필요가 있을까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기간 동안 아내와 함께 눈코입부터 표정과 행동 하나까지 모든 것이 신기한 아기를 지켜보고 보살피면서 아빠로서의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남편과 아내, 그리고 아기 모두에게 소중한 시간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기나긴 힘든 임신기간을 거쳐 드디어 아기를 출산한 아내에게는 출산 후 마주하는 모든 상황이 생소하고 두렵지만 동시에 가슴 설레는 변화일 것이다. 특히 산후조리 시기에는 아내가 조금이라도 힘들거나 서운해하지 않도록 남편이 노력해야 하는데 무엇보다 최대한 많은 시간 동안 아내 곁에 있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아는 분은 출산 후 병원에서 산후조리를 하는 동안 남편이 집에서 잠을 잤다고 하는데 본인을 병원에 혼자 놔두고 집에 가서 잠을 자는 남편에 대한 서운함이 10년이 지난 지금도 잊히지가 않는다고 한다. 아내에 대한 심리적인 배려와 함께 출산 후유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살펴주어야 하는데 실제 그 시기에 몸 관리를 잘 못해서 평생 고생한다는 분들이 계실 정도로 출산은 여자에게 육체적으로도 가장 큰 변화임과 동시에 이후의 몸 상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계기이기 때문이다. 아내가 산후조리원에 있는 기간 동안 육체적 그리고 정신적으로 안정을 취하고 주위의 축하를 받으면서 태어난 아기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남편이 최대한 곁에 같이 있어주고 보살펴주는 것이 필요하며 이러한 보살핌은 산후조리원에서만이 아니라 집으로 와서도 한동안 계속 유지해야 한다. 한 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 첫 단추가 잘 못 꿰어진다면 이를 다시 바로 잡고 만회하는 것은 더 힘들 수 있다. 가장 축복받아야 하고 행복해야 할 시기에 회사일이나 개인적인 다른 일들로 조금이라도 아내와 아기에게 소홀하게 된다면 평생 후회나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새로운 출발의 시간에 가족의 행복의 단추가 올바로 꿰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남편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