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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콩달콩대디 Jul 23. 2024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 되기

육아를 시작하게 되면 부모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최고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최고의 육아환경은 무엇일까? 재미있는 장난감이 많은 집?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넓은 거실이 있는 집? 아니면 항상 깨끗하고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 집? 물론 이런 환경들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맞지만 무엇보다 아이에게 가장 좋은 환경은 엄마와 아빠가 서로 사랑하는 집일 것이다. 앞선 글에서 아내와의 관계유지에 대한 방법적인 측면에서의 얘기를 했다면 이 글에서는 관계 유지의 내용적인 측면에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와 부모의 애착관계 형성이다. 그런 아이와 부모 간의 관계형성에 있어서 부부 두 사람의 사이가 좋지 않다면 그 분위기는 당연히 아이에게 전달이 되고 그 결과 아이가 부모의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이면서 바람직한 애착관계를 형성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욱이 부모와의 애착관계 형성과 관련된 문제는 아이의 정서적 안정감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아이가 성인으로 성장한 이후에도 그 영향이 지속되기 때문에 가족 모두가 서로 사랑하는 분위기는 무엇보다 중요한 육아 환경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아이에게 집이라는 공간은 인간관계에서의 사랑을 보고 느끼고 배우게 되는 가장 중요한 장소이자 어느 공간보다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껴야 하는 장소이다. 이러한 집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부모가 서로 사랑하지 않고, 심지어 다툼을 반복한다면 아이는 인간관계에서의 제대로 된 사랑을 배우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인간관계가 주는 불안감과 슬픔을 지속적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아이의 정서적 안정감과 자존감 형성에 매우 중요한 영유아시기에 누구보다 아이를 지켜주고 사랑해 주고 편안하게 해줘야 할 부모가 오히려 아이를 불안하고 슬프게 만든다면 아이에게는 큰 상처가 남게 되고 그런 상처가 비록 겉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아이의 잠재의식과 정서에 고스란히 남게 될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부모의 표정을 읽으며 이에 반응을 한다. 아이가 아무리 어리더라도 엄마와 아빠의 관계가 어떤 분위기인지를 본능적으로 알아차리기 때문에 부부의 모습이 아이에게 어떻게 비칠지를 항상 생각하면서 조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이 두 돌 무렵에 나와 아내가 서로 말다툼을 해서 잠시 분위기가 냉랭한 적이 있었다. 그 상황에서 아내와 나를 번갈아 보던 아들이 갑자기 내게 와서 “아빠~ 같이 놀아요”하면서 웃으며 안긴 적이 있었다. 아들의 뜬금없는 행동을 보고 깜짝 놀라서 속으로 아차 싶었는데 아내도 나중에 얘기해 보니 나와 마찬가지로 놀랐다고 한다.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고 나와 아내는 앞으로 혹시나 말다툼을 하더라도 아이들 앞에서는 절대 하지 말자고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또 다른 경험으로 아이들이 세 돌 즈음에 아내와 싸워서 며칠 말을 안 하고 지냈던 적이 있었는데 아침에 출근할 때 여느 때와는 달리 아이들에게만 뽀뽀를 하고 출근을 하려고 하자 아이가 왜 엄마한테는 뽀뽀 안 하고 가냐며 빨리 하고 가라고 내 손을 이끄는 모습을 보고 당황하고 놀랐던 적도 있었다. 이렇듯 아이는 비록 표현은 못하더라도 느끼는 감정은 성인과 비슷하기 때문에 앞에서 함부로 말하거나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순간적인 말이나 행동도 이렇게 아이에게 영향을 주는데 오랜 기간 지속되는 부부사이의 문제는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가 없다. 모든 아내와 남편은 서로 사랑했기 때문에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게 되었을 것이다. 비록 육아 또는 다른 문제로 인해 서로의 사랑에 균열이 생기고 서운함 또는 미움으로 사이가 멀어진다고 하더라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그런 상황이 지속되거나 더 심해지기를 바라는 남편이나 아내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육아로 지친 상황에서 서로가 상대방이 먼저 손 내밀어주기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부부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남편이 먼저 변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연애 시절 아내를 기쁘게 하기 위해 노력했던 본인의 모습을 떠올리며 내가 먼저 아내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부부간의 사랑을 되찾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에게도 행복한 가정의 분위기를 느끼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일상생활에서 아내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아내를 아이의 엄마로만 대하지 않고 내가 사랑하는 아내로 대하면 된다. 여자들은 엄마가 되면서 자신의 행복이나 인생을 포기하거나 잃어버린다는 얘기를 하곤 한다. 엄마가 되면서 자신을 꾸미는 것보다는 예쁜 아이 옷을 사는데 돈을 쓰고, 본인이 먹는 것보다는 아이 간식과 식사를 더 챙기고, 본인의 여가보다는 아이 장난감이나 주말에 뭐 하고 놀지를 알아보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남편도 아이를 위해 시간과 관심을 쏟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아내와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내가 아무리 아이를 사랑하더라도 아이의 엄마로서의 삶에만 매몰(!)된다면 스스로가 느끼는 상실감이나 회의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 남편까지도 자신을 아내가 아닌 아이의 엄마로만 대한다면 그 상실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적어도 남편만큼은 아내를 내가 사랑하는 여자로서 대함으로써 아내가 느낄 수밖에 없는 상실감을 줄여주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결혼 전 아내와의 연애시절이나 신혼 초를 떠올려보면서 그때 아내에게 했던 행동들을 지속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아내 생일, 결혼기념일, 크리스마스, 화이트데이와 같은 기념일을 놓치고 않고 챙기면서 아내가 좋아할 만한 선물과 함께 손 글씨로 된 카드 한 장을 같이 건넨다면 육아로 지친 아내 얼굴에 환한 미소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내 입장에서는 선물도 선물이지만 그보다는 기념일을 잊지 않고 챙겨주는 남편의 마음과 관심이 고마울 것이다. 그리고 기념일이 아니더라도 퇴근할 때 아내가 좋아하는 꽃이나 작은 액세서리를 깜짝 선물로 주는 것도 아내를 기쁘게 해 줄 수 있는 방법이고 육아를 시작하면서 뜸해질 수 있는 스킨십이나 애정을 담은 말을 통해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사랑을 표현하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사랑은 마음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을 통해서 상대방에게 전달되어야 하며 사랑을 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사랑을 주는 사람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도록 하자.


누군가를 향한 사랑의 감정은 나이가 들고 상황이 바뀐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랑했기 때문에 결혼을 하고 그 사랑의 결과물인 아이를 키우게 된 남편과 아내가 서로에 대한 사랑을 잊고 그 결과물인 아이에게만 집중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당연하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서글픈 생각도 들게 한다. 사람의 관계는 한번 끊어지면 다시 잇기 위해서는 그 관계를 유지하는 것보다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내를 아이의 엄마가 아닌 사랑하는 여자로서 대한다는 것은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아내와의 사랑하는 관계 유지를 통해 결국은 내가 행복해지는 방법이라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 또한 남편과 아내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부모가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교육을 직접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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