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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 HO May 23. 2024

복희의 레시피 < prologue 2 >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용기와 행동의 레시피




4.


요리는 재료( 과거 )를 사용하여 조리( 현재 ) 과정을 거쳐 음식( 미래 )을 만드는 일련의 창조행위입니다. 신선하지 않은 썩은 재료를 사용한다면 아무리 조리 기술이 뛰어난다고 하여도 맛을 떠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 수 없습니다. 좋지 않은 재료를 아깝다거나 괜찮다는 문제의식 없이 계속 만들어 먹으면 어떻게 될까요?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쁜 재료를 버릴 수 있는 용기와 기존 레시피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만의 요리를 만들 수 있는 행동력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요리사라고 생각합니다.


"음식은 상상하는 대로 된다. 엘불리에서 '그 무언가란' 바로 변화다." ferran adria


자신만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듯 나만의 요리, 나만의 레시피를 자유롭게 창조할 수 있는 스페인 레스토랑 엘불리의 요리사 페란에게서 변화를 위한 도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에 C(choice)다'라는 샤르트르의 말처럼 선택(choice)은 기회(chance)를 만들고, 기회(chance)는 변화(change)를 만듭니다.





현재의 '나'는 과거와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내부의 과거와 종말을 고하고 외부의 미래를 새롭게 요리할 수 있는 힘은 오로지 자기 자신만이 지니고 있으며, 그 힘은 용기를 갖고 행동하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습니다. 아들러의 '용기'와 샤르트르의 '행동' 그리고 떡볶이 '요리'가 하나의 레시피가 되어 그래픽노블 '복희의 레시피로' 탄생하게 된 배경입니다. ( * 평소에 필자가 종종 요리하는 창조(?)적인 떡볶이도 작품에 반영되었습니다. )





5.


의붓아버지의 폭력과 어머니의 무관심으로 다중인격자가 된 복희. 그녀는 재개발 구역에서 홀로 분식집을 운영한다. 접객은 어린 복희의 인격이(red eye), 요리는 어른 복희의 인격이(blue eye) 담당하며 힘들게 꾸려 나가고 있던 어느 날, 건설업자인 의붓아버지가 사주한 조폭떡볶이 근남이 파가 쳐들어와 복희는 치명상을 입고 마음 깊숙이 숨겨둔 그날의 상처와 마주하게 되지만 상처받은 과거의 복희와 미래를 선택한 현재의 복희는 조폭떡볶이를 요리하고 자신만의 복희(福喜 Happy & Glad) 떡볶이를 완성한다.



*복희 naming은 3가지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1. 떡볶이의 볶이 발음에서 차용, 2.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 행복과 기쁨을 얻는 존재 복희 福喜 Happy & Glad, 3. 폭력의 대상을 향한 복수의 희열 복희 復喜 Joy Of Revenge


*영문명인 The Bocky는 영화 Rocky(1976)에 대한 오마주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 록키는 일생일대의 기회 앞에서 변화의 두려움으로 포기하고 싶은 내적 갈등에 시달리지만 꾸준한 노력과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로 극복해 나가는 캐릭터입니다. “져도 상관없어. 내가 원하는 건 끝까지 버텨보는 거야” 는 록키의 명대사입니다. 복희의 캐릭터 설정 시 큰 영향을 주었고, 록키 ost는 작업 중 지칠 때마다 온몸에 텐션을 높여주고 모든 세포에 파이팅 감각을 깨워줬습니다.



복희의 레시피 목차 /

part 1 혼돈의 붉은 떡볶이

part 2 봄날의 짜장 떡볶이

part 3 혁명의 해물 떡볶이


복희의 레시피 < prologue 2 > by 양세호





다음 주 목요일 연재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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