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네컷 17 외계인

인지구 special edition ⓒ 양세호

인간이 사라지면, 지구는 어떻게 될까?

인간이 사라지면 36시간 후에는 뉴욕 지하철이 침수되며 7일 째에는 원자력 발전소 비상연료 공급 중단된다. 1년 후에는 고압전선 전류가 끊기고 3년 째에는 도시 배관이 터지는가 하면 건물 벽에 균열이 생기며 인간의 난방에 의존해온 바퀴벌레가 멸종을 맞이한다.

10년 뒤에는 목조 주택 붕괴가 시작되는 가 하면 20년 후에는 고가 도로의 강철기둥이 휘어지고 파나마 운하 막히게 되며 각종 밭 작물이 야생종으로 회귀하게 된다. 또한 100년 째에는 코끼리가 1000만 마리가 되며 현재 개체 수보다 20배 증가한다.

300년 째에는 전 세계 곳곳에서 댐이 붕괴되며 삼각주에 위치한 도시 또한 물에 쓸려가 사라지게 된다. 500년 후에는 온대 지역 교외 도시들이 숲으로 변모하게 되며 1000년 뒤에는 일부 구조물을 제외한 인공구조물들이 사라진다.

이어 3만5천년 이후에는 산업화 후 토양에 축적된 납이 전부 씻겨내려가게 되며 10만년 뒤에는 대기 중이산화탄소 농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수십만~수백만년 후에는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미생물이 출현하는 가 하면 50억년 째에는 태양이 팽창하며 지구가 멸망하고 그 이후로는 인간이 남긴 라디오, TV방송 전파만이 우주를 방랑하게 될 거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