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것은 가업의 영향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 사업하는 부모님을 보고 컸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업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졸업 이후 첫 직장은 패션 스포츠 브랜드에서 시작했다. 영국의 테니스 웨어 브랜드, 엘레쎄는 테니스 공 모양을 반으로 자른 로고를 사용했다. 중학생 때는 있는 '있는 집 자식' 들이나 입을 수 있었던 고가 스포츠 브랜드로서 유명했다. 경영학을 전공자들은 대부분 회사에 입사했을 때 세일즈 부서를 지원하는 것이 사회적 분위기였고 나도 세일맨으로 사회초년생으로서 시작했다.
영업부서에 입사하면 약 일주일 동안 백화점 현장에서 근무를 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방침이었다. 구두와 정장을 신고 백화점 매장에 서서 8시간 동안 근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발에는 땀이 차서 양말을 갈아 신어야 할 정도였고, 종아리는 피로가 쌓여서 얼얼할 정도로 아팠다.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을 응대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더욱 어려웠다. 눈썰미를 발휘해서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빨리 파악해야 하고, 가지고 있는 상품을 잘 알아야 판매에 성공할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다른 브랜드의 어떤 상품이 잘 팔리는 지도 잘 봐두어야 한다. 우리 브랜드와 다른 브랜드의 상품을 비교 분석하고 장점과 단점을 파악한 후, 고객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어야 한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에 꼬리표를 달고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브랜드라는 상품으로 둔갑시킨다. 브랜드는 고객의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되어 필요할 때 떠올리게 된다. 백화점은 브랜드를 입점해서 고객과 관계를 연결해 주는 곳이다. 백화점 안의 브랜드끼리는 서로 좋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매출이 좋은 브랜드가 가장 좋은 자리와 크기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백화점을 관리하는 바이어와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것도 세일즈맨의 중요한 일 중 하나이다. 매출관리, 직원관리, 재고관리, 바이어관리등 매장의 운영 및 수익과 관련되는 모든 것에 관여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세일즈맨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회사 안에서 다른 여러 부서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것도 세일즈맨의 임무다. 상품기획, 홍보, 마케팅 부서와도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때론 아쉬운 소리를 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해야 한다. 상품이 매장에 적절한 시기에 판매할 수 있도록 상품기획 부서에게 닦달하기도 하고, 고객의 시선을 잘 끌 수 있도록 멋진 디스플레이 연출을 위해 홍보마케팅 부서를 괴롭히기도 한다. 그래서 세일즈맨을 회사의 꽃이라고 부른다. 첫 직장은 50명 정도의 직원이 근무하는 중소기업이어서 가족 같은 분위기와 인간미가 넘치는 분위기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