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도 알아맞힌 인연

재미로 보러 갔다가 운명이 되어버린 사연

by 수리

매년 보는 신년운세였다. 어차피 사주에 남자가 없다는 얘기는 자주 듣는 말이라 놀랍지도 않았다. 근데 35살 이전에 결혼 안 하면 평생 혼자 살아야 한다니요?! 결혼할 생각은커녕 지금처럼 혼자여도 괜찮다 생각했는데 아주머니는 그 표정을 읽었는지 지금이야 상관없지, 나이 들면 혼자인 게 얼마나 외롭게?라고 하셨다. 아니 정곡을 콕 찌르셨잖아요!


그럼 지금은 남자가 없어요?

올해도 봄, 여름은 남자운이 없고 가을에는 남자운이 있다는 말을 듣고 재빠르게 물어봤다. 아직 봄이 아니잖아?

- 작년부터 남자가 들어와 있긴 하네.

사주는 통계라고 하지 않았나..? 통계가 아니라 신점을 보고 있는 기분이 드는 건 기분 탓인가 모르겠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실토해버렸다. 지금 만나기 시작한 사람이 있는데 하루에도 열두 번씩 마음이 오락가락한다고.


그리고 5일 뒤 나는 남자 친구가 생겼다. 나를 궁금해하고 세심하게 예뻐하는 표정을 보고 나 역시 궁금해졌다. 그리고 2달 뒤 결혼해줄래?라는 마음을 확인했다. 딱 내 남자 친구 스타일대로 담백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 내가 생각했던 우리만의 아름다운 순간을 만들어 준 남자 친구, 평생 잊지 않을게, 고맙고 또 고마워.


모두에게 사주라는 게 다 맞는진 절대 알 수 없고 상술이다, 끼워 맞추는 거다 라고들 하지만, 그냥 재미로 보는 신년 행사였을 뿐인데. 이상하게도 잘 맞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사실 끼워 맞추기라고 해도 상관없어. 지금 내 곁에 있는 너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앞으로 잘 부탁할게, 평생 나의 제일 친한 친구이자 미래의 남편이 될 내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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