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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 Jun 07. 2019

대한민국 가장 아름다운 일몰 스팟

평생 잊지 못할 우리의 첫 번째 여행

가장 예쁜 일몰을 보고 싶어

우리의 첫 번째 여행, 경상남도 통영. 우리가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건 어디서 일몰을 볼 것인가,였다. 일몰 코스가 따로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남해. 그렇게 우리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통영으로 향했다.

우리가 함께 하는 첫 번째 여행인 만큼 드레스코드도 맞추고, 그는 열심히 코스를 찾아왔다. 전날 폭발한 짜증 요정은 다음 날이 돼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고 나는 손꼽아 기다렸던 여행을 행여나 망칠까 조심 또 조심스러웠다. 그런 나의 컨디션을 신경 쓰는 그의 모습에 결국 미안해졌지만.

사실 우리의 통영 여행은 그가 계획한 거나 다름없었다. 가는 방법, 숙소, 가고 싶은 곳 리스트까지 모두 그가 제안해준 것들이었고 나는 여기 좋다! 저기 좋다! 하고 얘기한 게 다였다. 그래서 그가 가고 싶고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었던 것들을 하지 못한 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통영 앞바다, 봉수골에서 만난 사진관과 작은 서점, 아름다운 일몰.

나에게 통영은 내일로로 가장 가고 싶은 국내 여행지 1위였다. 매번 내일로를 다짐할 때마다 통영 소매물도는 빼놓지 않았는데 결국 내일로 할 수 있는 나이를 지나가고 있다. 비록 내일로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앞으로 통영을 떠올리면 우리의 여행 목표처럼 “일몰이 아름다웠던 곳”으로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 평생 우리의 첫 번째 여행지, 그리고 따뜻한 인심이 느껴지는 남도 음식과 붉은빛으로 물드는 바다, 그리고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잊지 못하겠지. 떠돌이 개에게 쫓기면서도 꼭 잡았던 두 손, 그 에피소드를 얘기했더니 굳이 라떼 위에 적어주신 울라봉 사장님, 막상 받으니 이상하게 기분 나쁜데 맛있어서 욕할 수 없었던 쌍욕라떼까지.

비록 내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하고 싶은 걸 다 못했지만 왜일까. “처음” 함께 하는 것들은 단어에서 주는 설렘이 있으니까,라고 생각하지만 그 설렘보다도 앞으로의 여행이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그에게도 같은 느낌이었다는 것이 가장 신기하지만. 이제 나의 평생 여행 메이트가 되어 줄 그에게,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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