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화를 잘 그리는 방법
풍경화라고 하면 말 그대로 풍경을 그린 그림을 뜻한다. 집 앞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놀이터 풍경에서부터 멀리는 시골 할머니댁 풍경까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풍경들을 마주하곤 했을 것이다. 풍경화를 잘 그리기 위해서는 원근감과 빛의 표현이 잘 어우어져야 하는데, 2차원의 평면인 도화지 위에 3차원의 공간을 표현한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멀리 있는 것과 가까이 있는 것, 빛이 비치는 부분은 밝고 그늘진 부분은 어둡다는 등의 개념은 익히 들어 머리로는 알겠으나 대체 어떻게 그리라는 것인지 감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생동감 있는 그림 그리기의 중심에는 바로 섬세한 관찰력이 자리하고 있다. 바다에 비치는 아름다운 노을과 물결을 타고 춤추는 듯한 파도, 물 위에 보석같이 반짝이는 윤슬을 생생하게 표현하려면 먼저 자연의 움직임을 그릴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자연의 움직임을 그린다는 것은 무엇일까? 멈춰있는 종이 위에 움직임을 그린다는 말은 실제로 움직이지는 않지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도록 그리라는 뜻에 가까울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사물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이다.
먼저 달리는 자동차와 멈춰있는 자동차의 다른 점을 생각해 보자. 움직이고 있는 자동차는 후자와 달리 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으며, 그 길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형체가 흔들려 덜 명확하게 보일 수 있고, 주변 사물들도 비슷한 형상을 보일 것이다. 바람이 불고 있는 숲 속 나뭇잎도 마찬가지이다. 건조한 공기에서의 나뭇잎과 다른 점은 바람의 방향에 따라 쉼 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잎의 방향이 순간순간 어떠한 곳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고,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명확한 형태를 드러내고 있지 않을 것이다.
움직임을 포착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비율을 맞추는 작업이다. 풍경화 첫 수업에서 많은 분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 중 하나는 멀리 있는 사물을 실제 크기보다 크게 그린다는 점이다. 이때 그림에서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원근감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 사물의 크기를 무시하게 되면 전체적인 비율이 깨져 그림이 어색하게 보이게 된다.
주말 아침 등산길에 도착한 산 정상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다 아름다운 빌딩 하나에 시선을 빼앗겼다고 상상해 보자. 실제로는 멀리 있는 하나의 건물에 불과하겠지만 그 순간 내 마음속에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대상이 되어 있을 것이다. 하나의 현상에 많은 비중을 두게 되면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눈이 가려져 상황을 전체로 보기가 어려워지게 된다. 내 눈앞에 있는 나무와 강 건너 멀리 보이는 나무의 높이를 동일하게 그리거나 테라스 풍경 속 테이블의 다리 길이와 위에 놓인 꽃병의 길이를 동일하게 설정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비율 정하기만큼이나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빛을 잘 설정해 주었는지의 여부이다. 비 오는 풍경이나 밤하늘 표현에서는 예외가 있을 수 있지만, 맑고 아름다운 하늘이 있는 풍경을 예로 들어 생각해 보면 빛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걸 알 수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윤슬과 모래사장을 따라 흘러오는 파도, 하늘 위를 여유롭게 떠다니는 구름의 밝은 부분은 밝은 색을 사용해 표현해주어야 한다. 빛의 색을 정의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일 수 있지만, 상황에 맞게 색을 설정하는 것이 어렵다면 우선 하얀색으로 정해두는 것이 좋다. 명도가 가장 높고 무채색이기 때문에 다른 색들을 대표해 밝음을 표현했을 때 실패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