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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주 Oct 22. 2024

부드러운 질감이 매력적인 파스텔화

오일 파스텔 고수가 되고 싶다면

 ‘이모, 하늘이 오일 파스텔로 칠한 것처럼 예쁘게 물들었어요!’ 해 질 녘 붉게 물들어 가는 노을을 바라보며 조카가 건넨 말이다.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신기해하는 아이에게 나는 오일 파스텔 풍경화를 선물했다. 부드럽게 섞인 블렌딩 효과와 질감 표현 덕분에 도화지 위의 풍경은 어느새 아이가 아름다운 저녁 하늘을 바라볼 때 떠올릴 수 있는 멋진 작품이 되어 있었다. 이제 아이는 가장 인상 깊고 아름다운 순간을 간직하기 위해 오일 파스텔을 들고 자신의 방식으로 색을 칠하고는 한다.

 

 오일 파스텔은 부드럽고 은은해서 사랑스러운 느낌의 그림을 그리기에 좋은 재료이다. 그렇기에 마음의 힐링을 위해 취미로 배우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SNS의 영향으로 오일 파스텔이 유행하면서 관련된 책과 영상들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유튜브 알고리즘의 힘을 체감하듯 그림에 관한 사진을 한번 눌러보았다가 오일 파스텔 그리기 영상으로 이끌린 적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나도 그려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에 필요한 재료를 주문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 책은 별다른 준비 없이 한 번 시작해 보자는 마음가짐만으로 테이블 앞에 앉았더라도 누구나 고수가 될 수 있도록 길을 밝혀주는 등대의 역할을 할 것이다.오일 파스텔로 그려 나갈 세상은 정답이 정해져 있는, 1등을 위한 세상과는 분명히 다르다. 그렇기에 내 마음속의 세상을 펼칠 수 있고 내가 바라본 시각에서 얼마든지 재해석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려 한다.

 

 

‘오일 파스텔에 나는 왜 도전하게 되었을까?’

 

 크레파스와 파스텔은 내가 어렸을 때부터 쉽게 구할 수 있고 친숙하게 사용하는 미술 재료였다. 다행히도 오일 파스텔을 처음 접했을 때, 이미 알고 있는 단어에 두 글자가 더 붙었다는 차이 외에는 생소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쉬울 거라고 생각하고 막상 도전해 보니 생각과는 다른 부분이 많았고, 봉우리를 하나씩 넘으면서 조금만 더 경지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어 다시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것 같다. 처음부터 오르지 못할 나무라고 생각했더라면 도전조차 하지 않았을 텐데, 닿을 듯 말 듯 하지만 오를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나를 이 길로 이끌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다가가고자 시작한 오일 파스텔 그리기에서 이왕 하는 김에 잘하고 싶은 마음을 품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책 어딘가에서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중간중간 건너뛰며 읽거나 맨 뒷장에서 해답을 얻으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조심스럽게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기를 권하고 싶다. 이 책은 오일 파스텔과 처음 마주하는 순간부터 시작해 그림을 완성하기까지 매 순간에 필요한 고민과 자신에게 부족하거나 스스로 원하는 것들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주어진 순서에 따라 다시 연습으로 옮기다 보면 ‘오일 파스텔, 생각보다 할 만한데?’라는 생각이 들 것이라 확신한다.

 

 1년 동안 300회가 넘는 오일 파스텔 수업을 진행하면서 공통적으로 받은 질문들이 몇 가지 있다. 오일 파스텔로 블렌딩 하는 방법과 뭉뚝한 파스텔로 섬세한 묘사를 하는 법, 크레파스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멋진 그림을 그리는 방법에 대한 궁금증이 대부분이었다. 주로 오일 파스텔 사용이 처음인 분들이 질문하신 내용이었는데, 그중 70% 이상이 중학교 미술 수업 시간 이후 처음으로 그림을 그린다고 이야기하셨다. 오랜 시간 동안 미술재료를 접하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 독자들을 위해 이러한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글로 적고 실제로 적용해 볼 수 있는 연습 페이지를 만들었다. 지금 처음 시작했다고 할지라도 이 책을 길잡이 삼는다면 누구나 오일 파스텔 고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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