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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자 Jun 16. 2024

글이 얼마나 모여야 책이 될 수 있을까?

아침마다 필사를 하고 1,000자 내외로 블로그에 글을 남기기 시작한 지 두어 달. 이 글들을 처음에는 전자책으로 낼 생각이었다. 보통 전자책은 60~80페이지 내외로 쓰면 적당하니까. 쓰다 보면 분량은 금방 채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별생각 없이 하루하루 포스팅하고 구글독스에 채우다 보니 130매 가까이 되었다. 


아마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그냥 전자책으로 내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페이지도 보통의 전자책보다는 많았다. 또한 전자책을 몇 권 써보고 전자책 모임도 운영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자책의 가벼움은 알고 있기에... 그리고, 무언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전자책을 적극적으로 마케팅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블로그 포스팅보다는 무거운 게 전자책이지만, 한 편으론 그렇게 무겁지는 않은 게 또한 전자책이었다. 


하지만.

 A4용지 130 매라고 하지만, 블로그형식의 엔터를 쳐가면서 쓴 글에는 한계가 있었다. 엔터키가 페이지를 먹는 글은 막상 종이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분량을 뽑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책도 엔터를 쳐대면서 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뭐 시집도 아니고. 그리 감성적인 글도 아니니. 책은 책다워야 하지 않겠는가. 


사실 하루에 1,000자 내외로 쓴 글이 30개 정도 모였다. 이렇게 되면 30,000자 내외였다. 종이책을 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심지어 아침에 정신없을 때는 1,000자도 안되기도 했다. 800자 내외. 


몇 자나 글을 써야 책이 될 수 있을까?


책장에 있는 적당한 책을 꺼내 보았다. 한 페이지에 500자 내외로 구성되어 있었다. 계산을 해보니, 250페이지라고 하면 12만 자 내외 정도가 된다. 조금 두께가 있는 책은 15만 자 정도의 글자수가 필요하다. 


너무 부족하다. 


별생각 없이 시작한 글이 조그만 덩어리가 되고, 이 덩어리가 생각보다 커지다 보니 이걸 어찌해야 하나 고민이 생겼다. 하지만 이 분량과 도전의 애매함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지? 사실, 종이책에 대한 아무런 개념도 생각도 없었던지라,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써댔는데... 이 30,000자 정도의 글이 어떻게 될지. 그냥 깡다구 하나로 매일매일 써나가고 있었다. 


이 부족함.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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