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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작가 Jun 09. 2024

필사만 하고 덮어두기엔 아까우니까.

필사는 작가들이 쓴 글을 옮겨 적는 것이다. 나만의 글씨체와 호흡과 기억력으로... 이렇게 쓰다 보면 그냥 책을 읽는 것보다는 더 깊게 단어와 문장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더 깊게 마음속에 각인이 된다.


하지만, 아무리 좋아도 결국 남의 것은 남의 것이다. 그리고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내가 만든 것‘이다.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필사를 하고 20~30분 정도의 시간을 들이면 1,000자 내외의 나만의 글을 쓸 수 있었다. 어차피 꾸준히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고 있었기에 글쓰기 주제가 필요하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필사는 최고의 글쓰기 아이템 창고였다. 블로그를 하는데, 글쓰기 주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필사를 통해서 글쓰기 주제를 찾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필사를 통해서 내 글을 쓸 때, 전반적인 필사글의 주제와 결이 맞는 이야기를 쓰곤 한다. 주제와 내 삶을 연결시키면 하나의 글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항상 그렇지만은 않다. 필사 문장 중에 있는 하나의 단어. 꽂히는 단어만 있어도 글 하나를 쓰기에는 충분하다.


그리고 이 단어와 이 문장을 통해서 쓴 글이 내 하루의 이정표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꽤나 제 자신의 능력을 믿고 살던 요즘이었습니다. 힘들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꾸준히 책도 보고 글도 써나가면서, 내 의지대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힘들던 독서와 글쓰기도, 하다 보니, 객관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주관적으로 꾸준히 하니 재미있고,  매일 하고 있으니, 나름의 만족감을 가지고 살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매번 익숙한 것만 하며 살 수는 없죠.

매번 익숙한 것만 하는 것보다는 익숙한 것을 마스터하고, 그와 비슷하거나, 아니면 다른 그 무언가에 도전을 하는 인생이 더 다이나믹 하고, 도전적일 테니까요.

저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최근에, 새로운 시험(?)에 들게 되었습니다. ​정말 인생에서 처음으로 치러보는 시험이었습니다.

되든 안 되든,  시험이 어떻게 생긴지는 알아야, 어떤 느낌인지는 알아야 잘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주말에 시험을 봤는데, ​너무 어려웠습니다.

시험을 치르는 두 시간 내내, 좌절감이 나를 적시더니, 결국 시험이 끝나고 나와서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이 감정은 주말 내내 저를 괴롭혔습니다.

니체는 이야기합니다. 맨 먼저 자신을 존경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아무런 실적이 없어도, 아무것도 이루지 않았어도, 자기 자신을 존경하라고 말이죠.

그리고 이것은 자신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 꿈을 이루는데 필요한 능력이 된다고 합니다.

자기 자신을 존경하다라..보통 존경하다는 타인을 대상으로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리스펙'한다고 흔히 이야기하죠.

누군가 잘했을 때,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줄 때, 우리는 '리스펙'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사람이 아닌, 이제 막 시작한 초급자에게 '존경한다'라고 이야기해 준 적이 있나요. 아니, 존경이라는 표현 대신에 다른 긍정적인 표현을 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기술사 시험을 준비하던 당시, 이번에 시험을 본 것처럼, 어떤 시험인지 궁금해서 시험 삼아 시험을 보러 간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불합격이었죠. 그런데 제 점수를 보고, 학원 선생님께서 '존경'의 표현을 주시더라고요. '대박'이라고.

그 말이 칭찬인지, 진심인지, 농담인지, 그냥 하는 말이었는지는 모릅니다.

그런데, 그 말이 저를 계속 움직이게 하더라고요. 포기하지 않게 하고, 나 자신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끝까지 완주하고, 빨리 완주할 수 있었던 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용기가 되는 존경을 나 자신에게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비록 오늘 실패했지만, 노력하려는 마음을 가진 것만으로도 대단해!'​ '비록 이번엔 불합격이지만, 지난번보다 더 나은 점수를 받았네! 발전하고 있어!'


뭐 이렇게 말이죠.

그러다 보면, 나 자신에게 용기를 얻은 나 자신은,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더 노력하게 되고, 더 잘할 수 있게 될지 모릅니다.

그리고 이 능력은 내 가능성을 열고, 꿈을 이루기 위한 전제조건이 될 것입니다.

일단 가능성을 열어야, 꿈을 이루는 거니까요. 그리고 그 가능성을 여는 데는 일단 존경을 해야 하니까요.


이렇게 글을 쓰고 하루를 시작하면, 나 자신을 존경할 수 있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한 힘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이 글들이 모이다 보면, 결국 ‘성취’가 되고, 자신감이 된다.


그리고, 인생이 조금씩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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