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밍작가 Jun 23. 2024

출판사를 방문하다.

출판사에서는 출간 계약을 메일로 해도 된다고 했다. 

의외였다. '계약'이라는 중대한 일을 메일로만 진행한다니...? 출판사에서는 별 말이 없었지만, 내가 출판사로 직접 가겠다고 이야기했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형식적인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첫 책을 계약하는데, 최소한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해야 해야 마음이 편했다. 그리고 사실, 궁금한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어떻게 출간이 진행되는지, 

언제쯤 출간이 되는지, 

어떻게 책이 되는지 등등.


출판사들이 주로 모여있는 마포에 갔다. 두시에 예약이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조금 일찍 도착해서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홀로 이런저런 상상을 했다. 


출간은 나의 원고에 대해서 2~3회 교정을 하고 난 후에 진행이 될 예정이 었다. 그리고, 출간은 그 교정이 끝나고 나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것 같았다. 세팅이 완료되면 바로 출간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출간을 위해서 다른 경쟁도서에 대한 분석을 하는 것이 필요했다. 출판사에서는 비슷한 종류의 책들에 대한 소개를 해주면서 이런 느낌으로 가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란 말을 해주었다. 


뭐. 다 좋았다. 

뭔들 안 좋았을까. 

그냥 내 책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좋은데. 그걸로도 행복한데...


경험을 해봐야 무언가 디테일한 요구사항을 해보는 것이지, 경험을 해보지 못한 상황에서 이런저런 첨언을 더하는 것 자체가 낭비였다. 그래서, 계약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언제까지 원고를 수정해서 보내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뭐 원고야 다시 수정하면 되니까. 그래서 한 시간 남짓 한 출판사 방문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지장을 잘 찍었다. 


내 손에는 출간계약서가 남게 되었다. 


일단, 출간 계약을 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행복했다. 처음 출간을 계약하는 감정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었지만 마땅히 이 행복을 나눌 사람들이 없었다. 모임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아직까지도 연락하는 고등학교 시절 국어 과외 선생님(현 대학 교수님)에게 연락을 했다. 


"선생님,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시죠? 제가.. 출간 계약을 했어요."


평론을 주로 쓰시는 교수인 그 시절의 과외선생님은 놀라서 묻는다. 

"아니 어떻게 책을 쓴 거야? 이제 작가네. 대단하다."

"그러게요,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오네요.  자세한 건 나중에 이야기해요. 책 나오면 한 번 뵈어요."

"그래 꼭 사인해줘!"

"네 :)"


문예창작과 교수의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누가 뭐래도 이제 작가가 될 예정이다. 계약을 했으니, 정말 큰일이 생기지 않는 한 작가가 될 것이다. 


이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정신을 가지고, 열심히 원고를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원고를 다시 본 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