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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오는 날

사랑을 고백하는 이들이 많기를

내일 첫눈이 내린다고 한다.

지금 11월 말이다.

첫눈이라고 하는 것은

언제 시점을 두고 말하는 것일까?


새해가 시작되는

1월 1일부터 시점을 정해야 되는가?

아니면

겨울이 시작되는

11월이나 12월로 시점을 정해야 되는가?

 그래도 신기하잖아 !


11월이든 12월이든 이 내리면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첫눈이 내린다!"고 말한다.

어쨌든 2024년도 1월에 눈이 내렸어도

11월이 되어서야

우리가 말하는 첫눈을 즐기게 된다.


사오십 년 전에는 

첫 눈이 내리면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심지어 동네 강아지들까지 모두 즐거워했다.


그러나 마이카(my car)

대세가 된 오늘

사람들은 첫눈하게 되면

교통 지옥을 떠오르게 된다.


아, 출근 시간이 늦겠구나

또 교통사고를 보겠구나

춥겠구나

점점 미끄러져서 넘어지는 사람들도.
보겠구나!


전동 휠체어를 이용하는 나에게는

첫눈이 됐든

둘째눈이 됐든

모든 눈은 암울한느낌을 가져다 준다


내일 첫눈이 온다고 한다.

벌써부터 고민이다.

어떻게 출근을 하지?

눈이 적당히 내려야 할 텐데.


휠체어는 눈 위에서

그리고 얼음 위에서는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한다.


충우돌(左衝右突).


이리로 미끄러지고

저리로 미끄러진다.


운전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휠체어는제멋대로 움직인다.


이런 일을 한두 번 경험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눈이 온다는 소식을 들을때면

지레짐작 겁부터 난다.


그래도 첫눈을 기다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사랑을 하고

사랑의 고백을 하고

인생에서 의미있는 만남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그들은

기적 같은 만남이

첫눈과 함께 이루어지기를

얼마나 사모했던가?


함박눈을 맞으며

서로 눈싸움을 하면서

눈이 소복히 쌓인 길거리에서

겅중겅중 면서

사랑을 확인하는 그 순간.


그날이 첫눈이 오는 날이기를.


그대를 위해서라도

나도 

첫눈이 오는 날을

두 손모아 기다려야겠다.


설령 내가 가는 길에

조금 불편함이 있다 할지라도.


첫눈과 함께

사랑을 시작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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