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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크하드 Aug 27. 2024

엄마랑 둘이 떠난 10살 딸내미의 대환장 첫 해외여행

패키지여행이 이렇게 재미있을 일이야?!

3박 5일 패키지여행 처음으로 10시 40분이라는 늦은 미팅시간이 잡힌 여행 3일째 날 아침.

열 살 딸내미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오늘 아니면 호텔 수영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람도 없이 아침 7시에 벌떡 일어나 

쭈마마를 달달 볶아

7시 30분 호텔 수영장에 입수!!

공복에 아침 댓바람부터 수영장을 찾은 사람은 우리 밖에 없었다.

첫째 망아지는 수경 쓰고 바로 잠수!!

(작년 여름 첫째랑 찍은 '파수' 일화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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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넘은 나이에 아침 수영은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기에 물밖에서 호텔과 수영장 전경을 핸드폰 카메라에 담으며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데 망아지는 얼른 들어오라고 성화!!

엄마에게 10분만 시간을 달라고 겨우 진정시킴~~

사실 수족냉증이 있는 나는 새벽 한기가 느껴지는 물속으로 들어가기 싫었다.

그렇게 버티고 있는데 어제 냉랭했던 미혼부(?) 가족 팀과 마주쳤다.

아이들과 조식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수영장 오픈런을 끊은 우리 모녀를 보며


아!! 지금 시간에 아이들 수영해도 되나요?


먼저 살갑게 물어봐 주셔서 당황!

밤새 뭔 일이 있었던 게냐~~

아니면 자녀를 데리고 온 팀은 이상한 모녀 밖에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아이들끼리의 재미와 교류를 위해서라도 철벽을 거둬야겠다는 생각 하셨나?!

모르겠다~~ 아무튼 저 날부터 젠틀맨 가족 팀으로 변모!


지금 숙소로 가서 아이들 수영복으로 갈아입히고
다시 내려오겠습니다!!!


오올~~ 젠틀맨 가족!! 우리는 망나니 가족!!

자유복장으로 수영가능하다는 말에 일상복을 입고 있었던 우리 모녀와 상반되게

수영복에 수모, 수경에 완벽한 복장 차림으로 입수한 젠틀맨 가족.

흠잡을 데 없는 복장처럼 수영실력도 수준급!

젠틀맨 가족은 3명 모두 자유형에 접영에 아주 프로페셔널~~~

쭈마마는 그나마 할 줄 아는 개헤엄과 개구리 수영에 심취해 있고

첫째 딸은 계속 꼬르르륵 물속에서 허우적허우적 그야말로 개판 오 분 전!!

노는 급이 다르네 생각하고 있는 데 해맑은 우리 첫째는 아무래도 좋다고 같이 놀고 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게 그녀의 취향!!


그때부터 엄마껌딱지인 첫째는 내게 떨어져 파수 탈출!!

자유시간이 생기면서 으른들과의 대화를 통해

서로를 미혼부/미혼모 가정으로 생각한 게 오해임을 알고 급 사과.

그리고 한결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전부터 젠틀맨 가족에게 궁금했던 것을 물어봤다.

우선 딸아이의 나이를 물어봤는데

세상에나~~~ 우리 첫째 딸아이보다 1살이 많단다.

키도 큰 데다가 너무나 세상 얌전해서 당연히 중학생 정도는 됐겠다 싶었는데 놀랄 노자였다.

그리고 남매가 영어를 너무 잘하던데 어떻게 습득했냐고 여쭤보니

엄마가 영어 선생님이어서 어릴 때부터 영어를 노출시켰고

딸은 영어를 아들은 영어에 중국어까지 할 줄 안단다.

그리고 아이들의 견문을 넓히고 영어 사용 경험을 늘리고자

매년 패키지나 자유여행으로 한두 차례 해외를 갔다 온다는 것~~

주로 아이 엄마가 동행해서 해외여행을 가는데 셋째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돼서 올해는 아빠가 대동.

아빠, 엄마 모두 아이들을 사랑하고 본인만의 교육철학을 가지고 아이들을 키우는 게 보이면서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

1시간가량 신나게 논 후 이제 그만 다음 스케줄을 위해 숙소로 돌아가자 하니 바로 따라나서는 젠틀맨 남매.

그에 비하면 한 번에 쳐들어 먹지 않는 망아지. 조식 마감 시간이 있다고 설득해 수영장 밖으로 가까스로 탈출. 조식 후 미팅시간까지 30여분 남아 숙소 바로 앞 바닷가 산책을 하는데 물을 보더니 또 수영하겠다고 환장.

오후 일정에 스노클링과 요트투어라고 실컷 바다수영이 예정되어 있다고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바닷물에 뛰어 들어가 기어코 옷을 젖게 만드는 망아지. 결국 쭈마마에게 뒷덜미를 잡혀 질질 끌려 나왔다고 한다. 

< 물만 보면 환장하는 망아지 말리느라 어미 대환장  >


오전에는 그렇게 젠틀맨 가족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오후에는 독수리 5남매 덕분에 배꼽 잡고 웃게 될 일이 생겼다.


파타야 바다 스노클링을 위해 요트에 탑승할 때부터 흥이 넘치셨던 독수리 5남매.

1남 4녀 친남매 사이로 다들 나이가 오십은 넘으신 것 같았는데 

처음으로 다섯 남매가 다 모인 해외여행이라 하셨다. 그래서인지 다들 기분이 좋고 한껏 꾸미신 모습!!

그중에 나이도 제일 많으신 첫째 왕언니가 있으셨는데 목소리도 걸걸해서

외형적으로나 청각적으로 시선을 한눈에 받는 가이드도 인정한 인싸셨다.

요트에 타고 음악이 흐르자 현지인 도우미들 대여섯 명을 한 줄로 서라고 지시 후

어깨춤을 추시면서 서비스팁이라며 5달러씩 한 명씩 찔러주시는데 화통한 왕언니 인증!

그 덕분인지 현지 도우미분들은 시종일관 친절, 성실을 보여주셨다.


요트투어가 끝나고 숙소에 가기 위해 관광버스 타기 전 화장실에 들렀을 때였는데

흡연가 왕언니와 막내 남동생이 화장실 앞에서 맞담배를 피웠고 담배꽁초를 버렸는데

그때 하필 현지경찰과 눈이 딱 마주쳤다.

흡연금지구역이었지만 웬만하면 관광객이라 봐줘서 그 자리에서 주우라고 하고 끝나는 게 통상적이었는데 운명의 장난이었는지 주울 수도 없게 그 담배꽁초가 하수구에 빠져 물에 떠내려 간 것!!

그리고 운이 없게도 깐깐한 경찰에 걸려 벌금을 경찰서 본점에 가서 내라고 절차대로 지시한 것이다.

왕언니와 막내남동생, 현지인 가이드 세 명이 따로 차를 타고 경찰서를 내방하게 된 것이다.

거기서도 대장부 왕언니 포스!!

말도 안 통하는 타국 거기다가 경찰서라는 악조건에서도 전혀 쫄림없이 돈 어디다 내면 되냐고 되려 한국말로 큰소리. 그런 배포가 어디서 나왔는지 분명 한국에서 정치, 경제 쪽에 한가닥 하는 사람 같다며 드라마보다 더 재밌는 실화를 얘기해 주는 가이드 덕분에 차에 있는 관광객들 모두 폭소.

작은 누이들은 저 막내 남동생 이 참에 정신 차리고 금연시켜야 한다고 구속하라고 하질 않나~~

관광버스 안이 너무 춥다고 에어컨 끄라고 기차화통을 삶아드신 듯 큰소리로 말하는 왕언니에게 가이드는


현지인 다 되셨어요. 목소리가 더 커지신 듯해요.
하긴 해외여행 와서 경찰서도 갔다 왔는데. ㅎㅎㅎ

난 이제 무서운 게 없는 사람이야!!


바로 맞받아치는 왕언니의 재치에 재미와 갈채.

역시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어야 여행은 재밌는 거 같다.

여기까지가 셋째 날 썬라이즈 요트투어 얘기이고

관심 종자의 날개를 활짝 피는 날이 왔으니 여행의 마지막 날 나이트 투어 때였다.

결국 그날 나는 딸내미를 모른 척 지나갔다. 미안함 가득한 마지막 여행기는 다음 연재 때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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