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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크하드 Sep 17. 2024

'그렇게 엄마가 된다. 독한 엄마가' 마지막 연재

" 아끼면 똥 돼!! "



그동안 '그렇게 엄마가 된다. 독한 엄마가' 연재를 구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로써 28화 연재를 끝으로 한 편의 브런치를 마감합니다.

쓰는 동안 혼자 웃고 울고 생각하고 몇 년간의 육아기간을 곰곰이 회고할 수 있었던 값진 시간들이었네요.

같이 웃어주시고 댓글로 공감해 주신 구독자님께 감사함을 표하며

오늘 연재는 명절 기념으로 올해 설에 있었던 일을 일기형식으로 올리고자 합니다.

한가위 추석동안 사랑하는 가족, 지인들과 뜻깊은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 2024. 02. 10. 일기장 >


황금만능주의 쩌는 첫째는 명절이 오면 마음가짐이 바쁘다.

1년 1번 있는 대목, 설 명절 세배 날이 온 것이다.


↑↑↑↑↑↑↑↑↑↑↑↑↑↑↑↑↑↑↑↑↑↑↑↑↑↑↑↑↑↑↑↑↑↑↑↑

우리 집을 닥친 역병(?)에 그나마 생존자인 푸파파와 첫째 망아지만 설 세배 하러 양가에 갔다 왔다.

세뱃돈 수금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이제는 훌쩍 커서 손목, 발목이 훤히 나오는 작아진 한복을 꾸역꾸역 입고 가질 않나

며칠 전부터는 어르신들 앞에서 장기자랑을 보여줘야 한다며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 유행인 '나루토 춤'땀을 뻘뻘 흘리며 집에서 연습하더니

명절 당일 첫째의 철저한 준비성을 귀엽게 봐주신 시댁 친척분들에게 두둑이 세뱃돈을 받아왔다.


계획대로라면 그날 시댁에서 푸파파랑 하루 자고 오기로 했는데 돌연 저녁 일찍 집으로 컴백한 첫째.

한 살 어린 사촌 남동생이랑 밤새 놀 생각에 자고 가겠다고 떼쓸 때는 언제고

안 자고 빨리 왔냐고 물어보니 답은 안 하고 정산부터 해달라는 세상 급한 망아지.

봉투를 꺼내더니 이건 누가 줬고 누가 줬고를 설명하며

그럼 자기가 받을 돈이 얼마이냐고 빚 받으러 온 채무인처럼 구는 첫째.


장난기 심한 푸파파가 세배 돈 밑장 빼기를 할까 봐 시댁에서도 하룻밤 안 자고

차만 타면 쏟아지는 잠도 떨쳐가며 1시간가량을 두 눈 똑바로 뜨고 집으로 왔다고 한다.

아빠도 믿을 없다며 수금 현장에서 바로 본거지로 온 것이다.


세뱃돈의 일정 부분을 떼주기로 약속했는데 정산 후 12만 원을 번 첫째.

그 와중에 무슨 애한테 10만 원을 넘게 주냐고 하이에나처럼 뜯어먹을 생각만 하는 푸파파.

결국 아빠의 조름에 치킨 사 먹으라고 12만 원 중 2만 원을 떼어주는 모습을 보며

흡사 오락실에서 초등학생 코 묻은 돈을 뺏는 중고등학생 형아가 연상되었다.ㅠㅠ

그렇게 첫째는 공돈 10만 원을 본인만 아는 곳에 고이 숨겨둔 뒤 그제야 잠자리에 들었다.

바로 5분 안에 잠든 걸 보니 긴장감이 장난 아니었나 보다. ㅎㅎㅎ

가끔 푸신랑과 그런 얘기를 한다.


우리가 작품을 낳았어.
첫째가 없었으면 심심했을 거야~

그 와중에 받는 족족 용돈을 다 엄마에게로 갖다 바치는 둘째는 왜 이렇게 이쁠고.

첫째는 재밌고 둘째는 귀엽고 ㅎㅎㅎ


< 선지출 후계획을 보여주는 잔액 2만 원 남은 첫째의 '설날 용돈 계획장' >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눈 뜨자마자 다이소를 간다는 첫째.


어제 받은 돈 오늘 바로 쓰러 가는 거야?
아껴서 나중에 정말 필요한 곳에 써야지~~


아끼면 똥 돼!!



어디서 들은 개똥철학을 내뱉는 망아지.

그동안 사고 싶었던 팬시, 소품을 쓸어 담더니 하루 만에 다이소에서 1/3을 플렉스 한 첫째.

그렇게 명절이 열흘이 지나고 잔고 2만 원이 남은 너를 어쩜 좋니.




( 에필로그 ) 

어느 날, 하교 길에 첫째랑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가


엄마가 성인이 되면 독립해서 살아야 한다고 했잖아.
그때가 되면 친구 OO랑 자취를 하기로 약속을 했어!

아하하하!!! 그래? 자취를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 데
생활비는 어떻게 하고?

그 친구랑 가위바위보해서 진 사람이 회사에 나가
돈을 벌어오고 이긴 사람은 집에서 놀기로 했어!!


아니 가위바위보로 직장인게임이라니 이건 무슨 오징어게임도 아니고 어이가 없어서

" 넌 다 계획이 있구나~~ "라고 말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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