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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르는 사람들, 함께 읽는 기록

by 소금별


매년 선정되는 '올해의 책'은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될까?


이 궁금증을 안고 올해 처음으로 시민도서선정단으로 활동했다.

평소 책읽기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매년 함께읽기로 책을 읽었기에 선정된 책들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도 사실 궁금했다.


도서관에서는 유아, 청소년, 일반으로 나뉘어서 매년 올해의 책을 선정하고 함께읽기 도서를 발표한다.

이 과정이 궁금했던 나는 작년 하반기에 시민도서선정단 모집 소식을 듣고 일반 분야로 지원을 했다.

모두 4번의 모임을 거쳐 책이 선정되는 과정으로 대면 2번과 비대면 2번의 과정을 거쳤다.


먼저 시민들로부터 추천받은 많은 책들을 거르고 걸러서 일반은 28권으로 첫 오프모임을 가졌다.

모두 4개조로 나뉜 조 중에서 우리 3조는 7권의 책을 읽어야 했다.

두 번째 비대면 토론에서는 7권의 책 중에서 토론을 거쳐 5권을 선정했고,

세 번째 비대면에서는 4조에서 올라온 5권 중에서 열띤 토론으로 3권을 선택했다.

그리고, 1조와 2조에서 올라온 6권의 책을 읽었는데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 책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 작은 빛을 따라서(권여름, 장편소설)

권여름의 장편소설 「작은 빛을 따라서 」 는 필성슈퍼를 둘러싼 이야기로 고등학생인 은동이의 꿈과

은동이에게 한글을 배우는 할머니의 유려한 입담이 정겹게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한 발짝씩 걸어나가는 인물들의 발걸음이 마음 따뜻하게 전해져서 꽤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위태로운 시간을 버티고,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유쾌하게 느껴져서 읽는 동안 따뜻한 여운이 남았다.


�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강지나, 에세이)

강지나 에세이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는 빈곤과 가난에 처한 청소년들의

10년의 기록을 담은 책이라 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장기적 빈곤층에서 성장한 여덟 명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다른 단면을 생각해볼 수 있었고,

빛과 어둠처럼 선진국인 한국사회의 다른 민낯을 마주할 수 있어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다시 일어서는 교실 (송은주, 에세이)

송은주 에세이 「다시 일어서는 교실 」 은 공교육 붕괴, 교권 추락, 괴물 학부모 등 학교 전반에

걸쳐있는 문제점을 짚어가며 관련된 목소리를 통해 우리의 교육이 가야할 방향을

고민하게 했던 책이였다.

애도와 성찰의 작업을 수행한 한 교사의 진심어린 목소리가 함께 하고 있어서 더 진실성이 느껴졌고,

학교를 위한 진정한 노력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 찬란한 멸종 (이정모, 과학도서)

과학 도서인 이정모 「찬란한 멸종 」은 거꾸로 읽는 유쾌한 지구의 역사로 흥미로운 책이였다.

이런 자연과학 서적을 좋아하는지라 내가 추천한다면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었다.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반전의 역사를 통해 다섯 번의 대멸종을 흥미롭게 만나볼 수 있어서

어른이 된 나도, 자연사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한껏 빠져들었다.

멸종의 역사에 존재했던 수많은 생명체의 이야기를 그 시대 대표주자인 생명체의 입을 통해

직접 들을 수 있어서 더 몰입해서 읽었다.


�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김승섭, 사회에세이)

김승섭의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를 추천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내가 아닌 타인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알고 보니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 」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선한 의도가 선한 결과를 낳지 않는다. 세상은 복잡하다. 사회문제 해결은

그 복잡함을 받아들이는 데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한국 사회가 지워버린 존재들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책이었다.


시민도서선정단으로 일반 28권의 책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7권 정도 빼고는 다 읽은 것 같다.

28권의 책 중에서 올해의 책 한 권과 함께 읽기 도서 6권이 선정이 되었다.

마지막 대면 토론에 참석하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시민도서선정단 활동 자체가 의미 있는 경험으로 남았다.

책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만나고, 그 경험을 나누는 것이 참 의미 있었다.


책을 함께 읽는 즐거움을 경험하고 싶다면, 시민도서선정단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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