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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자전거 여행하다 만난 수상한 트럭

공유자전거의 매력


중국에 와서 처음으로 공유 자전거를 접하게 되었다.

스마트폰 하나로 간편하게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었다.

요금도 매우 저렴했다. 3천 원 정도로 한 달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어디서든 쉽게 빌릴 수 있고, 반환 장소도 자유로웠다.

공원, 시장, 골목길 숨겨진 작은 가게, 도시에 흩어져 있는 명소들까지 자전거로 방문했다.

자전거를 타고 도시 구석구석을 탐험하며 이국적인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중국 자전거 일주를 계획하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자전거로 중국 일주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중국 전역을 누비는 내 모습을 상상하니 자연스레 미소를 지어졌다.  

'중국의 광활한 대지를 자전거로 여행한다면 얼마나 많은 신선한 경험이 생겨날까'

 

설렘을 곧 실행으로 옮겼다.

자전거 일주에 필요한 물건들을 백팩에 넣었다.

'출~~ 바알!'

자유로움과 설렘으로,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3시간쯤 자전거를 타자 한적한 산골이 나왔다.

도시를 벗어나 다른 도시로 이어지는 국도를 따라 달렸다.

다음 도시에서 우육면을 먹을 참이었다.

입맛을 다시며 더욱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길을 따라 달리며 바람을 맞는 기분은 마치 온 세상이 내 것이 된 것만 같았다.



수상한 트럭


그렇게 신나게 달리고 있는데...

뒤편에 트럭이 경적을 울리며 쫓아왔다

'아, 내가 진로를 방해하고 있나?'

갓길 쪽으로 더 붙여 달렸다. 운전사 창문을 내리고 내게 멈추라는 손짓을 한다.

곧 그 트럭은 내 앞을 막고 멈춰 세웠다.

불안감이 엄습했다.

트럭 운전사가 차에서 내려 천천히 내게로 다가왔다.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뭐지? 예전에 들었던 중국 괴담이 지금 내 앞에서 벌어지는 것은 아니겠지?'

두려움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여기서 자전거를 타시면 안 됩니다"

"누구시죠?"

"저는 00 공유 자전거 업체 관리 직원입니다."

"네?"


'자전거 업체 직원???'

생각지도 못했다. 트럭 운전사는 내가 사용하는 자전거의 업체 관리 직원이었다.

자전거마다 GPS가 탑재되어 있는데, 자전거 한 대가 도시를 이탈하는 것을 확인하고 쫓아왔다고 한다.

 

이 업체의 공유 자전거는 각 도시마다 있지만, 그 도시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베이징에서 빌린 공유 자전거를 타고 하얼빈으로 갈 수는 없는 것이었다.

트럭에 자전거를 실어서 수거해 가시겠다고 다.     


"그럼 저는요... 여기서 어떻게 가죠? (또..르..르)"

불끈 쥐었던 주먹을 스르르 풀고 두 손을 움켜쥐며 불쌍한 표정으로 기사님을 쳐다보았다.


한적한 국도 중간이라 택시가 잡힐 것 같지 않았다.

결국 직원분의 배려로 업체 트럭 조수석 사이에 끼여 원래 출발점이 있던 도시로 돌아왔다.

여유롭게 즐겼던 풍경은 차창 밖으로 빠르게 흩어져 날아갔다.


3시간 동안 열심히 페달을 밟았는데 트럭으로는 30분도 채 되지 않아 돌아왔다.

빵빵하게 쌌던 백팩을 보며, 헛헛한 웃음이 나왔다.


'하.. 삼일천하가 이런 기분이었을까?'






[번외 편]

도시의 혈관, 자전거도로


중국 도시 곳곳을 걷다보면 자전거 도로를 쉽게 볼 수 있다.

보행자 도로와 분리된 자전거 도로도 보이고, 건널목에도 자전거 전용 표식을 있다.  

도시를 구석구석 연결하는 자전거 도로들은 마치 도시의 혈관 같다.   




자전거는 사람들의 일상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활력을 불어넣는다.

페달을 밟는 순간, 도심의 동맥과 정맥을 따라 흐르는 리듬 위에 올라탄 것 같다.

바쁜 일상 속에 자전거는 통근길의 동반자이자, 여가 시간의 친구가 된다.

'오늘도 한번 달려볼까?'

 




[다음 이야기]

자전거 타기 좋은 힐튼 호텔은 어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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