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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승추세 Mar 04. 2024

Post 정공법

아빠가 우리 아들을 너무 듬성듬성 봤구나!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아들에게 예수님 부활에 대한 증거를 논리적으로 설명해 주고 동의나 그게 아니라면 마지못한 수긍이라도 이끌어 내고 싶었지만, 큰 소득은 없었습니다. 이 정도 얘기하면 '아빠 제가 그 정도까지 생각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노력해 주셔서 감사해요.' 이 정도의 겉치레 느낌 물씬 나는 인사치레라도 들을 줄 알았건만, 이런 기대는 정말 저의 그냥 밑도 끝도 없이 바라기만 하는 철부지 같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습니다. 지어낸 이야기 같다고, 현란한 초식 없이 묵직한 정공법으로 끊임없이 반격하고 들어오니, 다른 방법을 다시 고민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문득, 중학교 생물 시간에 생물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말씀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몇 학년 때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중학교 생물 시간에 진화론을 설명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우리 생물 선생님은 독실한 크리스천이었습니다. 독립운동의 필요성을 전파해야 하는 일본 순사??? 


얼마나 큰 종교적 딜레마 그리고 동시에 직업 선택에 대한 후회감에 빠지셨을지... 그때 저의 생물 선생님께서는 일단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모두 설명을 해주시고, 그에 대한 반박 내용까지도 덧붙여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아마도 하나님 앞에서 최소한 저는 이 정도까지는 했어요 라는 절실함이 있으셨던 것은 아닐까. 그만큼 자신의 신앙적 자존심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지금도 그런 선생님들이 계실지는 모르겠네요. 온갖 첨단 기기로 무장한 어린 친구들이 즐비한 교실에서 교과서와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쉬운 용기는 아닐 테니까요. 


진화론에서는 사람에게 있는 꼬리뼈는 사람이 원숭이처럼 꼬리를 가지고 있었지만, 나중에 직립 보행을 하게 되고 꼬리가 필요 없어져서 퇴화하여 없어졌다는 증거라고 사람의 조상이 원숭이라는 강력한 증거라고 우기는 교과서 내용이 있었는데, 선생님 말씀으로는 진화론에서 그렇게 주장을 하고 있지만 사실 꼬리뼈는 사람이 직접 보행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뼈이고, 필요 없는 부분이 아니다는 설명을 덧붙여 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해 봐도 꼬리가 왜 네 발로 걸어가는데 필요한 것일까, 직립 보행을 한다고 하여 왜 꼬리가 필요 없는 것일까 언뜻 생각해 봐도 이해가 가는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관점 외에도 원숭이 시점에서 보더라도, 왜 누구는 꼬리가 진화하여 없어지고 왜 어느 원숭이는 꼬리를 계속 가지고 있게 되어서, 아직도 동물원 혹은 야생에 있는 것인지... 누가 설명 좀...


그리고 또 대기에서 번개가 쳐서 무기물이 유기물로 변하게 될 확률은 남극 빙하에 번개가 쳐서 최신예 F-16 전투기로 변하는 확률과 같다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미그기였나...) 

너무 오래전이라 몇 가지 더 재미있는 설명을 더 해주셨는데, 기억력이 퇴화하여....


아들의 묵직한 정공법을 타개하기 위하여,

변칙적인 사파의 공격을 차용해야 하나 생각이 들어서, 아들에게 진화론의 모순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들은 정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지구가 생기고, 갑자기 지구에서 이유는 모르겠으나, 대기가 생기고, 대기 중에 어쩌다 번개가 쳐서 무기물이 유기물이 되고, 그 유기물이 아메바가 되고, 그 아메바가 발전을 거듭해서 원숭이가 되고, 원숭이가 어쩌다 보니 사람이 되었다는 말을 믿는다는 것인지. 한 번 대화를 나눠봐야겠다는 의문이 제 마음속에 뭉글뭉글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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