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학교 품은 아파트의 산술적인 가치
웬만하면 45세 전에 투자를 완결 지으라는 말이 있습니다. 50세를 넘어가버리면 실수했을 경우 복구하기도 힘들고 또한 자녀들이 커버려서 사교육비 대느라 허덕여서 재테크할 심적 물리적 여유가 없어지기 때문이겠죠.
굳이 나이를 언급한 이유는 학군과의 연관성을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빠른 분들은 30대부터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는 분도 있긴 하겠지만 재테크에 관심을 가장 크게 두는 나이대는 40대가 아닐까 합니다. 애들이 자라면서 넓은 집 혹은 자가에 대한 욕심도 생기고 회사 생활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염려도 생기면서 저처럼 밖으로 시선이 돌려지는 것 같습니다. 30대 초에는 보통 자신이 조금만 노력하면 회사에서 임원달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하고 40대 초반에는 자기 자식은 사교육 안 시켜도 반에서 5등 정도는 무난히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살아가다 보면 세상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죠. 생각도 시간이 감에 따라 같이 변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부동산 투자 혹은 아파트 구매에 관심을 가지는 시기는 자식의 학교를 걱정하게 되는 시기와 비슷하게 맞아떨어지게 됩니다.
소형 아파트는 웬만하면 역세권으로 투자하라는 게 거의 정석입니다. 이제 사회에 발을 내딛은 초년병, 혹은 이제 갓 결혼해서 둘 다 직장에 다니는 맞벌이 부부가 소형 아파트의 수요층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30평 초반의 중소형 아파트의 수요층은 자녀들이 이제 유치원 혹은 초등학교 다니는 가정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 수요층이 가장 중요시하는 게 교통일까요? 아빠는 배도 나오기 시작하고 혈압도 높아지고 여러모로 운동이 필요해지기 시작하는 나이가 됩니다. 전철역까지 운동삼아 걸어 다니셔야죠... 아이들 학교 가까운 아파트 혹은 좋은 중학교가 있는 곳을 원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녀가 있는 분들은 이해를 하는 반면 자녀가 없는 분들은 이해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사실이 그렇습니다.
학군 수요를 고려할 때 요새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두 가지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고등학교가 제일 중요하긴 했지만 요샌 자사고, 특목고 등이 너무 많아져서 좋은 일반고가 동네에 있다는 건 큰 메리트는 못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다니던 때야 강북의 평범한 학교도 SKY를 30명씩은 보냈던 것 같은데, 제가 사는 근처 경기도 동네들을 보니 일반고에서는 서울대 한 명 보내는 것도 쉽지가 않다고 하는 소리가 종종 들립니다. 그래서 고등학교는 일단 제치고 초등학교, 중학교 2가지를 가지고 아파트 점수 매기기에 포함시키려고 합니다.
가치는 찾는 수요가 있는 만큼 생긴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딱 수요만큼은 아니고 거기에 공급이 되는 양을 고려해야겠죠. 수요가 많더라도 공급 역시 똑같이 많다면 그 가치가 높을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전국에 초등학교 학생 수는 약 270만 명이라고 합니다. 물론 초등학생을 둘 가진 세대도 있고 셋 가진 세대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평균 자녀 수가 1.6명이라고 봤을 때 초등학생을 자녀로 둔 세대는 170만 세대 정도라고 가정을 하고요. (첫째가 초등학교 1학년이면 둘째는 초등생이 아니겠으나, 그런 아웃라이어들은 무시하고...)
우리나라의 전체 세대수는 2,200만 세대 정도입니다. 자, 그럼 초등학교가 있는 세대는 전체 세대의 8% 정도에 해당하게 됩니다.
초등학생이 있는 집은 가능하면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를 찾게 됩니다. 우리 집 귀한 아들 혹은 딸이 위험한 길을 건너지 않아도 되니까요. 초품아는 일반 아파트보다 약 8% 정도 더 많은 수요를 가지게 됩니다. 모든 조건이 똑같다고 가정할 경우, 초품아는 전체 수요의 100%를 잠재 수요로 가지고 가게 되지만 초품아가 아닌 일반 아파트는 전체 수요의 92%만 가지고 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초품아는 1.09배 정도 높은 가치를 가진다라고 결론지을까 합니다.
중학교는 약간 다른 것 같습니다. 단지 내에 아무 중학교나 있다고 아파트의 가치가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보내고 싶은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모여 있는 학교가 있어야 아파트 가치가 올라갑니다. 분당의 수내중, 내정중, 평촌의 귀인중, 범계중 등등...
학교 알리미라는 사이트에 들어가시면 각 학교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학급이 몇 개고 선생님이 몇 명인지 보려고는 아니고 우리 애들 보내고 싶은 공부 잘하는 형누나들이 있는 중학교 인지 확인해 보기 위함입니다. 첫 번째로 학업 성취도 평가결과가 있습니다. 국어/영어/수학 3과목에 대하여 성취도가 공개되며 보통 학력 이상이 95% 이상이면 일반적으로 좋은 학교라고 평가를 내려주는 게 일반적입니다. 두 번째로는 졸업생의 진로 현황 data가 있습니다. 특성화고/특수목적고/자율고 진학자 수를 표시해 줍니다. 이 중 우리가 잘 아는 외고/과학고/영재고/국제고는 특수목적고에 해당합니다. 이 특수목적고 진학률이 어떻게 되느냐가 결국 공부 잘하는 엄친아/엄친딸이 얼마나 많이 있느냐를 결정진다고 보입니다. 학업 성취도는 학생 전반적인 수준을 특수목적고 진학률은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수준을 볼 수 있는 지표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부 잘하는 동네도 역시 강남이므로, 강남과의 비교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강남 플러스 공부 잘하는 동네 추가해서... 16년 결과 강남구 4.9%, 송파구 4.3%, 서초구 3.6%, 양천구 4.1%, 분당구 4.7%, 동안구 5.2%입니다. 이들 6개 구 평균치보다 높으면 엄친아/엄친딸 모여 있는 학교로 인정!! 그리고 학업 성취도는 95% 넘으면 강남 가서도 안 꿀리는 학교라고 합니다.
결론.
학업 성취도 95% 이상, 특목고 진학률 4.5% 넘는 학교를 반경 500m 안에 가지고 있는 아파트는 중학교 학군 수요 가지는 학교로 보고 일반적인 아파트보다 좋은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계산하고자 합니다. 중학교 같은 경우는 동별로도 배정 중학교가 달라지며, 분당 수내동의 내정 중학교 같은 경우는 2학년, 수내 중학교 경우는 4학년부터 거주를 해야 해당 학교로 진학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지역 부동산 사장님 말씀...) 최소 500m 안에 있으면 안정권이라 보고 위의 두 조건에 부합하는 중학교가 500m 이내에 있다면 초품아와 같은 로직으로 가치 산정하고자 합니다.
전국 중학생 수는 약 159만 명입니다. 전체 세대수는 2,138만 세대이고요. 초등학교의 경우는 6학년까지라 평균 자녀 수 1.6명 감안해서 다시 계산을 하기는 했으나, 중학교의 경우는 3학년까지이고 연년생이 요새는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해서 평균 자녀 수는 고려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전체 세대의 7.4%가 중학생 자녀를 둔 세대가 됩니다. 물론 중학생 자녀를 둔 모든 가정이 위에 언급된 중학교를 보내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초품아와 마찬가지로 그 정도 비율의 수요는 더 발생 가능한다고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즉 명문 중학교를 옆에 둔 아파트가 100%의 수요를 가진다면 일반 아파트는 92.6%의 수요를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명문 중학교가 없는 아파트를 중학생을 가지 세대에서는 없는 아파트로 치부해 버릴 테니까요.
산술적으로 본다면 위의 초등학교 품은 아파트는 1.09배의 가치, 좋은 중학교를 가진 아파트는 1.08배의 가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동시에 가진 아파트는 1.17배의 가치를 가진다고 결론 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