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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달력 만들기로 시간에 쫓기지 않고 살아내기

by 아마토르

"왜 정해진 시계에 내가 맞춰 살아야 하지?"

그래서 나는 내가 정한 시간표대로, 3월부터 한 해를 시작하는 삶을 사는 살아가고 있다.

3월을 1월로 하는 회사에 입사했을 때 처음엔 혼란스러웠다. 나중에 1월을 새해 첫 달로 하는 결정을 했을 때는 입사 때보다 더 혼란스러웠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를 중심에 둔 삶을 살면서, 나는 한 해의 출발점을 1월 대신 3월로 옮겼다. 그리고 그것은 꽤 괜찮은 선택이었음을 이맘때쯤 되면 자주 느낀다.


1월은 뭐랄까 너무 번잡하고 정신없다. ‘새해 결심’ 열풍에 휩쓸리기 딱 좋은 달이지만 기세가 오래가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일상의 달력으로는 오늘이 6월 말일이다. 남들은 반년을 돌아본다지만, 나는 이제 막 1분기를 끝낸 셈이니 ‘아직 9개월이나 남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꽤 넉넉하다.

나는 ‘내 달력’을 쓴다. 이렇게 기준을 하나 바꿨을 뿐인데, 삶의 속도가 달라지고, 생각의 흐름도 바뀌었다. 가장 먼저 달라진 건, 계획을 세울 때 느끼는 압박감이 줄었다는 것이다.

다들 뭔가를 시작하는 1월, 나는 오히려 한 발 늦춰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좀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분기 계획도, 반기 계획도 사람들이 내뱉는 조바심에 휩쓸리지 않고 중심을 잡기 수월하다.

그리고 또 하나, 남한테 맞추지 않아도 괜찮다는 확신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무도 모르는 내 시간표에 내가 스스로 기준을 세운다는 게 생각보다 묘한 자유를 준다.

이제 6월은 '벌써 반'이 아니라 '겨우 세 달 했네, 이제 진짜 해볼까?' 하는 시점이 됐다. 시간을 다시 구성한다는 게 이렇게 실질적인 힘을 가질 줄 몰랐을 것이다.

누구나 자기만의 시작점을 가질 수 있다. 꼭 3월일 필요는 없다. 어떤 사람은 생일을 기준으로 잡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중요한 사건이 있었던 달을 선택할 수도 있다.

선택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남들 다 그렇게 하니까’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내 삶을 살아낼 한 해의 시작을 꼭 1월에 맡겨야 할 이유가 있는가? 내가 내 삶의 흐름을 정하는 주인이 되는 것이 핵심인데도?

지금 뭔가 뒤처진 것 같고, 시간에 계속 쫓기고 있다면 한 번쯤 시간표를 새로 짜보는 걸 추천한다. 놀랍도록 간단한 변화가 생각보다 큰 안정을 가져다줄 수도 있으니까.


✍️ 시간을 다시 짜보자.
‘인생을 리셋한다’고 하면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시작은 생각보다 작고 사소하다.

1월부터 시작 안 해도 괜찮다. 지금이 어떤 달이든, 내가 시작이라고 선언하면 그게 출발점이다. 시간은 내가 구성해 가는 거다. 그 구성의 중심에 ‘내’가 있어야 한다는 것만 명심하자.

혹시 앞의 6개월이 심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해도 괜찮다. 나의 2025년 첫 달을 다시 시작하면 된다. 지금이 딱 시작하기 좋은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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