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과 재능에 대한 단상
나는 사람의 성과를 평가할 때 ‘재능, 노력 그리고 운’ 이 세 가지 척도를 이용한다. 보통은 노력이 차지하는 비율이 클수록 성과에 대한 인정이 커진다. 그다음이 재능이고 운이 가장 마지막이다. 예컨대 로또 당첨자보다는 천재의 묘기를 더 높게 산다. 또한 천재의 묘기보다 성실한 노력으로 성공한 노력파의 성과를 더 높게 평가한다. [운]과 [재능·노력]을 구분하는 것은 아주 쉽다. 그러나 [재능]과 [노력]을 구분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이 글에서 이에 대해 고민해보려 한다.
우선 운을 정의해야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운을 ‘이미 정하여져 있어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천운(天運)과 기수(氣數).’이라고 정의한다. 아주 명료하므로 그대로 쓰겠다. 다음은 재능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재능을 ‘타고난 능력과 학습으로 획득된 능력’으로 정의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타고난 능력으로 뜻을 제한한다. 마지막으로 노력은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몸과 마음을 다하여 애를 씀.’이라는 사전의 정의를 그대로 이용한다. 이를 종합하면 재능은 운의 일종이다. 따라서 ‘재능⊂운’이라는 식이 성립한다.
그렇다면 노력은 재능 또는 운에 포함될까?
나의 대답은 ‘부분적으로 포함된다’이다. 노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노력의 한계‘와 ‘노력하려는 의지’가 그것이다. 노력의 한계란 한 개인이 태어나면서부터 타고나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이 노력할 수 있는 최대치가 있고 최소치가 있다.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고승덕 변호사처럼 공부할 수 없다. 이것은 본능적으로 안다. 그렇지만 나는 또 아무리 게을러도 재수생 시절 일정 수준 공부했다. 내 노력의 최소치와 최대치는 정해져 있다. 이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노력의 한계는 재능의 영역이다.
반면 노력하려는 의지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노력하려는 의지란 노력의 최소치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동기이다. 평소에 우리는 대부분의 일에 대해 노력의 최소치만으로 살아간다. 우리가 노력을 중간치에서 최대치로 사용하는 경우는 직장이나 학업 등 특수한 몇몇 상황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따라서 일상적인 일에서 노력하려면 의지가 필요하다. 의지는 후천적이며 환경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따라서 의지는 운이나 재능의 영역이 아니다.
위의 내용을 종합한 상태에서 성과를 분석할 수 있다. 나는 운칠기삼(運七技)이라는 사자성어를 차용하겠다. 다만, 나는 재능도 운의 영역으로 보므로 [운+재능] 7, [노력] 3이라고 해석하겠다. 이를 통해 한 사람의 성과를 분석하면 의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5%로 아주 낮게 나온다. 어찌 보면 이것이 이 세상의 뼈아픈 현실일지도 모르겠다. 결국 모든 것은 다 운이라는 이야기 말이다.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우리가 갖고 있는 이 5%를 통해 바꿀 수 있는 것들은 상상 이상이다. 나에게 맞는 재능이 무엇인지 찾는 것도, 내가 어떤 공부 습관을 가져야 하는지, 노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방법이나 환경은 무엇인지 연구하고 적용하는 것도 의지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의지는 마치 자동차의 휘발유와 같다. 휘발유는 자동차의 성능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지만, 자동차에 휘발유가 없으면 그냥 텅 빈 금속 수레일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의지를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나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