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한 살이 되었다

혼자가 된다는 것

by 최수희

만 열아홉,

집을 떠나 바다를 건너 옆 나라에서 독립해

사계절을 보내고야 겨우 한 살이 되었다.


하루에 ”엄마! “를 수십 번 부르던 내가,

가족 걱정 끼치기 싫어서 연락을 참는,

한 살짜리 어른이 된 거다.


”집 나오면 고생한다 “라는 어른들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그제야 안거다.

집 밖을 나오면 세상이 너무 험해서

힘든 일을 겪게 된다는 말이 아니다.


내가 이제껏 당연하게 누리고 온 것들,

살아온 환경, 모든 것들이, 내가 가만히 있어서는 절대 이룰 수 없던 것임을 깨닫게 될 뿐이다.


매일 청소를 하지 않으면 집이 돼지우리가 되고,

매주 빨래를 돌리지 않으면 입을 속옷이 없고,

매 달 공과금/월세를 내지 않으면 살 곳이 없음을

집을 나와야만 깨닫는 거다.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싶다가도,

‘그 힘든 일들을 한평생 나 대신해와준 부모님에게 차마 불평불만을 털어놓기엔 너무 죄송하다’

그런 마음이 들 때, 비로소 내가 완전하게 홀로 서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그렇게 나 홀로 어엿한 할 살이 되는 데에,
2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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