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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기쉼 Jun 09. 2023

긴 터널을 걸어 나가고 싶다면

[의지] 꼭 해야 하는 2가지

요즘 마음이 편해지니까 폭식하던 습관이 잦아들었다. 음식을 적게 먹는 것 같다. 이전에는 배가 부를 때까지 꾸역꾸역 먹고, 배가 부른 다음에도 어떻게든 밀어 넣었는데 이젠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해가 뜰 때까지 잠들지 못했던 시기도 끝나가고 있다. 조금 무식하긴 하지만, 무작정 눈을 감고 누워있으면 잠이 든다. 물론 아직까지 몇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자다가 갑자기 창밖을 우두커니 바라본다던가, 슬퍼서 눈물을 흘리지는 않게 되었다.





나에게 어떻게 이런 변화가 생긴 걸까? 그 비법은 "내 멋대로" 하는 데 있다. 독립 이후, 거의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내 마음대로 하고 있다. 후회할 일도, 잘 될 일도. 내 마음대로 결정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진다.



비슷한 맥락에서 또 하나 바뀐 점이 있다. 이전에는 누군가가 나를 미워할까 봐 속 끓이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사람들이 나를 조금이라도 미워하는 것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하기보다는,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며 살았다. 욕을 먹느니, 그게 편했다. 누구도 강요하진 않았지만, 나에게 기대하는 만큼 부응하고 싶었다. 그러고 나서 혼자 불편함을 감당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아주 조금씩 미세하긴 하지만 나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다른 누군가보다 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온전히 나를 위해서 대부분의 시간을 쏟는다. 나에겐 괄목할만한 변화이다.



나를 믿어보기로 했다. 나는 보통의 한 인간이고, 스스로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존재이기에. 다른 누군가의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나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기 위해 노력한다. 누군가가 인정해주지 않고, 수용하지 못하더라도 만약 내가 옳다고 판단하면 그 또한 옳을 수 있다.



앞으로는, 지난 30년보다 더 주도적으로 살 것이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건 내 인생이다.



나는 할 수 있다.







번외: 터널밖으로 나오는데 필요한 두 가지를 기억하기. 언제 다시 터널이 올지 모르니까.






[나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된 두 가지]



첫째, 매일 걸었다. 밥을 안 먹었어도, 못 씻었어도, 무조건 밖으로 나가서 걸었다. 혼자서는 하기 힘들 것 같아서 SNS에 인증을 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몸은 매일 지나친 긴장상태에 노출된다고 한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너무 오랜 시간 받아서 몸이 고장 나는 것.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스트레스가 해소될 수 있도록 심박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여기엔 걷기가 직방이라고 한다.




둘째, 책을 읽었다. 도저히 책을 읽기 싫을 만큼 무기력한 날엔 1분이라도 유튜브를 통해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사람들과 나의 격차를 느낄수록 더욱 무기력해지는 날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책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들은 영양분이 되었다. 걷기를 시작한 것도 책을 통해서 전해 들은 지식이었다.



책을 읽으면, 마치 돋보기로 빛을 모으는 것처럼 지난 세월들이 한 곳에 모여드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어지러이 떠다니던 생각들을 모아서 책에 녹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비로소 글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 책은 무엇보다 큰 동기이자, 전략이자, 인풋이다.



유일한 단점은, 우울할 땐 책을 읽기 어려울 만큼 무기력해서 시작이 어렵다는 것뿐...  우울은 집중력을 극단적으로 줄여버리는, 무서운 놈이기 때문이다. 만약 책 읽기가 어렵다고 해도 그건 그 사람의 탓이 아니다. 기분 탓이다. 우울하기 때문이다. 우울이라는 녀석이 집중력을 삼켜버렸기 때문이라는 걸 기억하고, 스스로를 탓하지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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