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의 나에게, 진짜 즐거움을 찾아서

더 큰 행복을 위해 지금의 마음을 조금만 아껴두자

by 민토
KakaoTalk_20250630_115642558.jpg 양산 평산책방 가는 길에


스무 살의 나는 매일이 축제 같았다.

시간은 무한하게 느껴졌고,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루 종일 게임을 하고, 밤새 친구들과 술자리를 이어갔으며 가벼운 만남을 반복하면서도 그것이 청춘이고 자유라고 믿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의 나는 ‘즐거움’이라는 단어를 순간적인 자극과 동일시하고 있었던 것 같다. 분명 그땐 즐거웠다. 게임에서 이기고, 친구들과 웃으며 마시는 술 한잔, 누군가와 주고받는 설렘은 나에게 큰 위안이자 재미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런 시간들이 반복될수록 마음 한구석이 텅 비는 기분이 들었다. 잠깐의 기쁨은 있었지만, 돌아서서 혼자만의 시간이 돌아오면 어김없이 허무함이 밀려왔다. 당시의 쾌락이 온전히 나의 지속적인 즐거움이 되지 못한채 ‘이게 다일까?’라는 생각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때 당시에 나의 감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즐거움에도 수명이 있고, 깊이가 있다는 것을 나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어떤 즐거움은 순간은 화려하지만 금세 사라지고, 어떤 즐거움은 잔잔하지만 오래도록 내 삶을 채워준다. 지금의 나는 그 잔잔하지만 오래가는 즐거움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책을 읽으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간, 음악을 들으며 감정을 다독이는 순간, 몸을 움직이며 에너지를 채우는 활동들을 통해서 내 혼자만의 힘으로 샘 솟는 즐거움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즐거움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깊어지고, 더 나를 나답게 만들어준다.


쾌락 중심의 즐거움이 모두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게임을 통해 직업을 찾을 수도 있고, 술자리에서 인생의 인연을 만날 수도 있다. 하지만 목적 없는 몰입, 무분별한 탐닉은 결국 내 감정을 둔하게 만든다. 행복에 둔감해지고, 즐거움이 일상이 되지 못한 채, 늘 무언가 부족한 기분으로 살아가게 만든다.


행복 불감증. 그건 단지 정신적인 문제가 아니라, 반복되는 순간적인 자극에 길들여진 삶이 만들어낸 결과일지도 모른다. 20대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나만의 즐거움의 기준을 세우는 시기다. 그러니 되도록이면 오래도록 나를 채워줄 무언가를 많이 경험해봤으면 좋겠다. 음악, 책, 운동, 여행, 새로운 도전, 새로운 사람들. 그 안에서 진짜 나를 웃게 하는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인생엔 분명 지금보다 더 크고 깊은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그 마음, 조금만 아껴두자. 그 때를 위해 남겨두는 여유가, 나중엔 진짜 행복을 알아보는 힘이 되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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