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없어도 괜찮아, 지금은 꿈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야

특별한 목표 없이도 성실하게 살아낸 매일

by 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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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어른들이 "넌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고 물으면 나는 별 고민 없이 “과학자요”라고 대답하곤 했다. 솔직히 그게 뭔지도 몰랐지만, 가장 그럴듯하게 들렸고, 어른들의 반응도 좋았다. 그건 ‘내가 정말 되고 싶은 것’이라기보다는 그냥 무난한 정답 같은 것이었다.


학창 시절에도 꿈은 나와 멀리 있었다. 꿈을 찾아 고민해볼 기회도, 그런 환경도 없었다. 나름 성실하게 공부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냈지만,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뭘까’라는 질문은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흐르는 물 위에 작은 배를 띄운 것처럼, 정해진 시간표와 기준 속에서 그냥 그렇게 흘러갔다.


20대가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꿈’이라는 걸 품고 하루를 살아간 기억은 별로 없다. 대신 나는 주어진 일상 속에서 나름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았다. 특별한 계획 없이도 나는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냈고, 그 속에서 느끼는 작고 소박한 만족들이 있었다. 내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다고 여겼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자연스럽게 사회에 나와 직장에 들어가고, 어느새 40대가 되었다. 요즘은 가끔 아이들에게 “너는 꿈이 뭐야?”라고 묻곤 한다.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나는 내 꿈이 뭐였지?" 생각해보면, 딱히 꿈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없었다. 그리고 그 사실이 가끔은 나를 불안하게 만들기도 했다. '혹시 나는 너무 대책 없이 살아온 건 아닐까?'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이제는 그런 나 자신을 다정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40대에 들어서며 삶에 여유가 생기고, 독서라는 취미가 생겼다. 책을 읽다 보니 글을 쓰고 싶어졌고, 쓰다 보니 언젠가 나만의 책을 한 권 내보는 것이 꿈이 되었다. 어린 시절, 아무 의미 없이 말했던 과학자라는 꿈보다 훨씬 더 내 마음에서 우러난 진짜 꿈이 생긴 것이다.


나는 지금도 특별히 대단한 인생을 살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꿈이 없어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아온 지난 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늦게 찾아온 이 꿈은, 오히려 더 깊고 단단하게 내 삶을 이끌고 있다.


그래서 꼭 이야기해주고 싶다. 지금 20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꿈이 없다고 불안해하지 말라고. 나처럼 꿈 없이 20대를 보내도 괜찮다고. 중요한 건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것이다. 항상 정도(正道)를 지키며, 남을 배려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매사에 성실하고 열린 마음으로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나만의 꿈이 찾아올 수 있다.


그리고 그 꿈이 언제 오든, 우리는 준비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 당장 꿈이 없다고 해서 내 인생이 무의미하거나 남들보다 뒤처졌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지금도, 언젠가 생길 그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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