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화면이 아닌 진짜 세상을 만나라

나를 작은 세상안에 가두지마라

by 민토


​우리는 눈을 뜨자마자 베개 맡의 스마트폰을 더듬고, 잠들기 직전까지 블루라이트의 잔상과 함께 하루를 마감한다. 지하철이나 카페를 둘러보면 기이한 풍경이 펼쳐진다.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 고개를 숙이고 손바닥만 한 직사각형 기계에 영혼을 빨려 들어갈 듯 몰입해 있다. 세상은 이토록 넓고 계절은 부지런히 옷을 갈아입는데, 우리의 시야는 고작 6인치 남짓한 프레임 안에 갇혀버렸다.


​물론 그 네모난 화면 너머에도 넓은 세상이 존재한다. 지구 반대편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듣고, 가보지 못한 여행지의 풍경을 감상하며, 타인의 삶을 엿본다. 하지만 냉정하게 물어보자. 화소(Pixel)로 이루어진 그 세상이 과연 '진짜'인가?



알고리즘은 교묘하게 내가 좋아할 만한 것, 내가 동의할 만한 이야기만 골라 내 앞에 바친다. 편안하고 안락하지만, 그것은 철저히 편집되고 굴절된 '거울 방'일뿐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세상과 연결된 것 같지만, 사실은 나만의 좁은 우물 속에 점점 더 깊이 고립되어 가고 있다. ​청춘이여, 이제 그만 고개를 들어라. 모니터와 액정 밖에는 그 어떤 최신형 디스플레이도 구현해낼 수 없는 '초고해상도'의 진짜 세상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진짜 세상에는 '뒤로 가기'도 '보정 필터'도 없다. 대신 투박하지만 생생한 삶의 질감이 있다. 4K 영상 속의 장작불은 따뜻하지 않지만, 실제로 마주한 모닥불은 뺨을 붉게 물들인다. 맛집 사진을 백 번 보는 것보다, 길거리 떡볶이의 매콤한 냄새를 한 번 맡는 것이 더 강렬하다.

줌(Zoom)으로 하는 회의에서는 느낄 수 없는 미묘한 공기의 흐름, 타인과 눈을 마주쳤을 때의 어색하지만 설레는 긴장감, 계절마다 달라지는 바람의 냄새는 오직 오프라인 세상에만 존재하는 감각들이다.
​모니터 밖으로 나가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방 안에서는 클릭 한 번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만, 밖에서는 길을 잃을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비를 맞을 수도 있으며, 낯선 사람과 부딪힐 수도 있다. 하지만 기억하라. 당신을 성장시키는 것은 매끄러운 액정 위가 아니라, 울퉁불퉁한 현실의 길바닥이다. 우연한 마주침, 뜻밖의 실패, 계획에 없던 모험들이 당신의 인생이라는 서사를 다채롭게 채워줄 것이다.



​세상은 16:9의 비율로 재단될 수 없을 만큼 광활하다. 당신의 청춘을 엄지손가락의 스크롤 안에 가두기엔 너무 아깝지 않은가. 지금 당장 와이파이를 끄고, 방문을 열고 나가라. 이어폰을 빼고 도시의 소음을 들어라. 필터 없는 하늘의 색깔을 두 눈에 담아라.


​로그아웃하는 순간, 비로소 당신의 진짜 인생이 로그인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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