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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옷작가 Aug 04. 2024

화성에 간다면 이런 느낌일까?

홋카이도는 온천도 크네

저 노보리베츠 처음 가 봐요!

 진심이다. 온천이라고는 큐슈의 벳부, 가마도 지옥온천밖에 몰랐는데 이번 출장에 따라감으로 처음으로 노보리베츠 온천에 가 본다. 사진이나 자료만 봤을 때는 그냥 큰 공사판 같던 곳. 과연 어떤 곳일까?



 노보리베츠에 도착을 하니, 우리를 반겨준 엄청 큰 도깨비. 벳부에는 지옥온천이 있다면 노보리베츠에는 지옥계곡이 있기에 여기도 도깨비 조각상이 있다. (역시 일본 온천 하면 원숭이와 도깨비인가?) 다만, 벳부 가마도지옥의 도깨비와는 크기부터가 다른데, 이건 또 홋카이도라 그런가 보다. 생긴 건 둘 다 무섭게 생겼는데, 여기가 노보리베츠 들어오면서 있다 보니 더 임팩트가 강한 기분.


 내려서 구경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갈 길이 멀었기에 우리는 차를 끌고 지옥계곡 쪽으로 향했다.

 노보리베츠 쪽으로 차를 끌고 올라가다 보니 료칸과 온천호텔들이 모여있는 거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 건물들 사이로 연기가 올라오는 곳이 차창 밖으로 지나갔다. 나중에 관광안내 책자를 보니 센겐공원이라는 곳으로 지옥계곡에서 흘러나오는 온천강을 활용한 공원으로 3시간 간격으로 간헐천이 수증기와 함께 뿜어져 나온다고 한다.


 와! 이게 바로 온천을 이용한 마을 공원?! 솔직히 저 공원 생각한 사람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내려서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었는데 다시 적지만 일정이 바빴기에..! 이날 점심도 못 먹고 우리는 돌아다녔다.


 차를 타고 올라가면 지옥계곡의 주차장이 나오는데 일반 승용차는 주차비가 500엔이다. 아, 가마도 지옥은 주차장비 안 받... 받던가? 아니다. 안 받는 걸로 기억하는데? 입장료만 받는 걸로 기억하는데.. 아무튼 그렇게 주차를 하고 다시 조금 내려가면 지옥계곡을 볼 수 있다.


 그렇게 도착한 노보리베츠 지옥계곡. 눈에 들어온 지옥계곡의 첫인상은 영화 속에 나오는 화성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같이 온 회사 분들에게는 농담조로 '공사판 아니에요? 료칸 들어오는 거 아니에요?'했지만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 더욱 훨씬 크고 웅장해서 조금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다.이야-! 이게 대자연!


 참고로 노보리베츠 지옥계곡의 입장료는 따로 없다. 물론 자연경관이기에 입장 제한 시간도 없이 24시간 입장 가능. 밤에는 라이트업도 한다는데 조금 궁금쓰.



 지옥계곡 중간중간에는 온천수로 인한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다만 가마도지옥이나 방금 본 센겐공원보다 연기가 적은 것 같았지만 생각해 보면 한 여름에 보러 갔으니 적게 보일 수밖에. 아마 여기를 겨울에 오면 더욱 많은 연기와 풍경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날 들고 간 카메라는 늘 그렇듯 후지필름 x pro 3에 렌즈는 단렌즈 두개로 표준 화각 50mm와 85mm. 우선 50mm를 끼우고 촬영을 했는데 이 웅장함을 다 못 담아서 너무 아쉬웠다. 아 이렇게 글 쓰는 와중에 아이폰 광각렌즈를 사용한다는 사실도 잊었네! 비싼 핸드폰 들고 다녀봤자 다 소용없다�.

 노보리베츠를 다 둘러보는 산책로는 대략 10-15분 정도로 그렇게 길지는 않다. 그래도 관광객의 호기심을 채워주기 위함인지 산책로가 지옥계곡 안쪽까지 이어져 있었다. 안쪽에는 텟센이케라고 지옥계곡 유일한 간헐천이 있다.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온천에 빠진 벌레들의 시체로 뭔가 사진찍기 좀 그래서 그냥 머릿속에만 담아 두었다. 벌레도 온천을 즐기는구나(?). 참고로 텟센이케의 온도는 80도. 


 마음 같아선 저 산책로를 벗어나 사진도 찍어보고 싶지만 민폐를 넘어 목숨이 아깝기에 그러지 말자.



 지옥계곡 한가운데서 렌즈를 85mm로 바꿔 찍어봤다. 역시 망원렌즈는 멀리 있는 걸 가까이로 땡겨오는 맛이 있어서 찍는 재미가 있다. 들어가지 못하는 곳을 찍는 재미? 그리고 주변의 녹색과 산책로를 빼고 찍으니 더욱 화성과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화성은 없지만.. 약간 혹성탈출 감성? 아무튼 마음에 든다. 겨울에는 어떠려나.


 옆의 언덕을 통해 올라가서 찍은 산책로. 대강 저 산책로 한가운데에 아까 적은 텟센이케, 간헐천이 있다. 그리고 사진 중간중간 보면, 나무 팻말이 아니라 비석이 세워진 걸 볼 수 있다. 저기서 사람이 죽은 건가? 싶었는데 알아보니 지옥계곡은 벳부의 지옥온천처럼 여러 작은 지옥(?)들이 뭉쳐있어서 각 지옥별로 표시를 위해 비석을 세운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막상 내 눈에는 그게 큰 차이가 없어 보여서 진짜 그냥 묘비인 줄.


 아, 참고로 사진은 못 찍었지만 지옥계곡에도 신사가 하나 있는데, 옛날에 눈병에 걸린 사람들이 눈에 이 지옥계곡의 증기를 쐬고 눈병이 나아서 만들어진 신사라고 한다. 오오, 재패니즈 전설.


 지옥계곡의 사이즈는 11헥타르로 1헥타르가 축구장 하나 사이즈다. 하루 1만 톤의 온천이 나온다 해서 처음에는 지옥계곡에 온천수가 펑펑 쏟아져 나와서 막 강처럼 흐를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온천수는 흐르지 않는다. 졸졸졸 흐르는 느낌? 그래서일까 더욱 지옥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마지막 사진은 좀 더 삭막함을 표현해 보고 싶어서 비슷한 구도의 다른 사진을 흑백으로 보정해 봤는데, 마음에 든다. 혹시 다음에 일 때문에 또 가게 되면 흑백으로만 찍어봐야지. 분명 재밌을 거야.


 처음 가 본 노보리베츠의 지옥계곡. 생각했던 모습과는 달랐지만 그만큼 웅장하고, 멋졌던 곳. 겨울의 풍경을 기대하면서 우리는 노보리베츠의 또 다른 관광명소인 곰 목장으로 이동했는데, 그건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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